[통일칼럼] 코로나와 남북관계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5/20 [15:02]

[통일칼럼] 코로나와 남북관계

통일신문 | 입력 : 2020/05/20 [15:02]

<황인표 논설위원, 춘천교대교수

코로나(COVID19)가 세상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세계관을 바꾸고 있다. ‘기원전과 후로 나누던 역사 구분이 코로나 발생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는 웃픈 얘기도 있다. 근대화 정도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누던 관점에서 코로나 방역시스템의 작동 여하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이 구분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 대만 등 동양 국가들의 새로운 발견이라고들 하기도 한다. 코로나 백신의 개발이 새로운 세기의 패권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들 하면서 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 체계의 구축방식과 개인의 삶에 대한 관점의 차이에 따라 방역의 접근 방법에서도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공의료와 민간의료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고 있는 나라들은 성공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반면, 민영 의료 중심 나라들은 코로나 진단의 비용 과다 문제로, 공공 의료 중심의 나라들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혼란의 문제로 대응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 대한 관점에서도 방역 대응에 차이를 노출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투웨이밍 교수가 일찍이 지적한 유교적 가치덕목을 빼놓을 수 없다.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의 자유를 무한정 제한 할 수 없는 유럽 국가들에서는 동일한 대응을 할 수 없다.

북한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1월 하순 강경한 국경 폐쇄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의료자원과 위생관리 등 여러 차원에서 부족함이 있다는 점에서 내린 최선의 조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일체의 코로나 환자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 수십명의 코로나 환자를 총살시켰다는 설, 통계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몇 천 명에서 1만 명 가까운 환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설,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은거가 김정은 경호원이 코로나에 걸려서 피난 갔다는 설 등 다양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만이 생산되고 있다. 북한은 이에 대해 반박하듯 유투브를 통해 사재기가 없다는 점과 대학생들의 개강 소식 등을 다각도로 알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발표와 통계에 대한 논란보다는 그들의 최근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7년 구제역 광풍이 한반도를 뒤덮고 갔을 때, 북한은 조선 중앙통신을 통하여 북한의 구제역이 평양시에서 먼저 확인되어 8개 시도로 확대되고, 돼지 1만여 마리가 감염되어 수천 마리를 폐사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그들의 수의방역법에 따른 것이라고 하였다. 북한에서 내세우고 있는 의료의 기본 원칙이 전반적무상치료제와 더불어 예방의학제도이다. 예방을 강조하지 않은 보건의료체계가 있을 수 없지만, 어쨌든 이러한 내용은 사회주의 헌법(56)’인민보건법’, 그리고 의료법에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 수의방역법을 비롯한 각종 의료 체계에 근거하여 대처하고 있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영국 BBC가 지난 5월 평양를 촬영하여 내 보낸 자료에 의하면 모든 주민들이 마스크를 끼고 일상을 영위하고 있으며,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외출이 불가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나름의 방역 체계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남북관계의 냉각기에 따라서 우리나라가 북한에 대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우호적인 의료지원 방안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보건협력을 북한에 제안했으나,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코로나 위로 친서만 보내고 그 이후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단초를 열었던 특사 김여정이 최근 가장 강경한 목소리로 대한민국 현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단거리 발사체와 초대형 방사포를 수시로 발사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나라에 협력을 구하는 대신 국제적십자사나 국경없는의사회 등 국제기구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중국을 통하여 직접 방역 물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적 차원의 남북협력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의도적인 멀리하기다. 도움은 적시에 이루어져야 효과가 크다. 북한 주민들에게 민심을 얻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질적 남북 관계 개선의 마중물을 코로나 사태를 통하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쇠가 달구어져 있다. 북한의 닫힌 마음을 두들길 수 있는 때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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