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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초창기엔 호황…곧 평양2호점이 나올 듯싶었는데…”
[인터뷰] 최 원 호 前‘평양 락원 닭고기 전문식당’ 남측대표
 
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06/03 [15:49]

3년 전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 출범을 보며 누구보다 가슴이 부풀었던 장본인은 남북경협의 기업인들이다. 보수정권시절인 20103월에 있은 천안함 사태 후 정부가 5·24조치를 발표하며 민간단위 남북교역이 중단되었다.

그로인해 개성공단의 기업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 투자했던 내륙기업(개성공단을 제외한 북한의 여러 지방도시 및 지역에 투자한 남한의 기업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남한의 기업들이 전부 빈손으로 철수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20184월 판문점에서 있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당장이라도 방북재개 및 경제협력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크게 희망했던 남북경협 기업인들이다. 그해 9월 평양에서 있은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흥분한 그들이다.

문재인 정부 3년이 지났고 4년차에 접어든다. 남북경협 문제에서 만큼은 현재까지 달라 진 게 없다. 남북경협 기업인 북한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최원호 전 평양 락원 닭고기전문식당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59년 충남·공주 태생이다. 6남매의 셋째다. 부친이 42살에 작고하며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1975년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주유소, 목욕탕(때밀이), 건설현장 등에서 일했고 79년부터 3년간 군복무를 강원도 철원에서 했다. 제대 후 가스공사, 음료회사, 컴퓨터판매회사 등에서 10년간 일하고 1992년 결혼 후 치킨장사 및 프랜차이즈(가공 및 유통영업)를 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

사업초기 6천만 원으로 시작한 전기구이 통닭집은 3년간 하루에 3백 마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닭구이 기계판매와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통닭장사는 실패로 수억 원의 돈을 날렸으며 1999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 통닭 한 마리를 판매하던 당시 국내 최초로 부위별 치킨 판매제도를 가맹점(맛대로 촌닭)으로 확신시켰다. 2002맛대로 촌닭가맹점이 100개로 확장되었고 2004년에는 경기 파주에 600평 규모의 닭 공장을 마련했다.

평양에 진출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남한이 한 해 평균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닭이 금액으로 10억 달러(한화 약 12천억 원) 이상이다. 그 중 일부라도 북한에서 닭을 수입해오면 어떨까? 가격도 저렴하며 품질도 좋지 않은가? 그러면 남북 모두가 이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511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남북경협을 시작했다.

순조롭게 잘 되었는가?

그렇지 않았다. 뜻밖의 상황이 생겼는데 당시 북한에서 엄청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이내 자자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빗나갔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다. 이왕 시작한 것 내가 전문하는 프랜차이즈를 평양에서 해보자는 결심을 가졌다. 2차 방북 때부터 목적을 평양에서 전문적으로 치킨판매사업이었다.

정확한 사업 계약은 어떻게 되었나.

사업파트너 상대 북측기관은 조선락원무역총회사이다. 처음에는 닭 판매라고 별로 달갑지 않게 느끼는 분위기였다. 그런 인식을 바꾸도록 걸린 시간만도 적지 않았다. 꾸준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북측 관계자들의 인정을 샀다.

수개월간 시내 여러 곳의 영업장소를 찾던 중 평양시 모란봉구역 개선문동의 건물을 물색했다. 20073월 수익을 7:3 비율로 나눈다는 맛대로 촌닭과 락원무역과 합작운영 계약을 맺었고 향후 15년간 영업권을 보장받았다.

 

 

북한에서 닭 수입하면 남북 모두 이익

200511월 평양 방문 남북경협 시작

뜻밖에 북한서 엄청난 조류독감이 발생

프랜차이즈를 평양에서 해보자고 결심

2차 방북 때 전문적으로 치킨판매사업

 

외화식당이었던 줄 안다.

그렇다. 평양에는 특이하게 내화와 함께 외화를 사용한다. 일반 주민들은 내화를 갖고 국영상점(식당)에서 국가가 배급하는 상품(음식)을 살 수 있으나 외화식당은 그렇지 않다. 돈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편하게 쓸 수 있다. 주로 외교관, 무역(외화벌이)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 외국에서 달러를 송금 받는 특수계층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본래 이름은 락원식당이었다. 수개월간 중국 단동에서 세관을 통해 들여간 건설자재로 식당 내·외부를 리모델링했다. 이후 이름을 맛대로 촌닭 평양점으로 하려 했으나 북측의 주장대로 평양 락원 닭고기전문식당으로 하였다.

주방기구, 음식재료 등은 전부 인천서 남포항으로 가져갔고 2007615일에 오픈했다. 평양에서 있은 첫 남북정상회담 날인 615(2000)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맞췄다.

평양 락원 닭고기전문식당을 소개해 달라.

우선 위치가 아주 명당자리이다. 아름다운 모란봉기슭의 왕복4차선 대로변이고 고층아파트 지역이다. 지하철 개선역이 도보로 10분 거리이고 주변에는 삼지연관현악단극장, 서평양백화점, 개선영화관 등 공공시설이 즐비하게 있다.

식당의 규모는 대략 100평이다. 테이블이 50여개, 한 쪽에는 기념품 매점도 갖추었다. 직원은 지배인, 주방장, 요리사, 접대원(서빙), 계산원 등 모두 20명이었다. 성실하고 예의바른 그러면서도 다정다감한 사람들로 기억한다.

어떤 애로 사항이 있었는가.

200710월에 있은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 때까지 만도 평양 락원 닭고기전문식당은 호황을 누렸다. 영업이 잘되어 금방이라도 평양2호점이 나올 듯싶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다소 엉뚱한데서 일이 터졌다. 그해 12월에 있은 대선에서 보수정당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고 이듬해 2월 보수정권이 탄생했다.

그게 평양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2008년부터 미국의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과 일체 은행거래(·입금)가 안 되었고 그 전 까지만도 들어가던 식당운영 자재 및 식재료 납품이 전혀 안 되었다. 사실상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인 없는 사업장이나 마찬가지다.

2010년 있은 5·24조치로 전 국민의 방북 및 경제교류가 완전 정지된 상태이다. 남북경협의 일환으로 북측과 계약을 15년간 했는데 그걸 파기한 것은 엄밀히 남측(이명박 정부)이다.

당시 심정은 어떠했는가?

망연자실 그 자체다. 정부가 허가해서 시작한 남북경협이다. 이유야 어떻든 정부가 막아서 나로서는 쪽박을 찬 것인데 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다. 3년 전 대선 때 보수정권에서 진보정권으로 바뀌었기에 일말의 기대를 품었다.

실망스러운 것은 통일부의 행태이다. ‘10년 전 있었던 일을 어떻게 알 수 있나? 평양에 가서 해당기관과 했던 계약서를 갖고 오라는 식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부에 자료는 다 있을 것이다. 억지를 부린다.

통일부가 왜 억지를 쓴다고 보나?

글쎄?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이를테면 과거 보수정권에서 피해 본 것을 왜 현재 진보정권에서 보상해야 하는가? 식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모두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겠는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남북경협도 좌왕우왕 하니 이래가지고 무슨 통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상공인 규모의 작은 일도 못하면서 말이다. 진짜 무책임하고 한심한 공무원들이 정부기관에 너무나 많다.

 

식당 규모는 100테이블이 50여개

직원은 지배인, 주방장, 요리사, 접대원등

20성실하고 예의바른 사람들로 기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소리인가?

이를테면 학자출신의 대학교수를 하던 사람이 해당부처 장관으로 와서 잘해야 1~2년이다. 그 아래 있는 간부들도 임기 내에 특별한 사고 없이 무난히 보내기를 노심초사하는 판국에 어떻게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작은 것부터 실속 있게 하는 것이 남북경협의 기초인데 말이다.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보며 아쉬운 점은.

20189월에 있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평양방문이다. 굳이 내가 설명 안 해도 대통령의 방북목적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번영(경제협력)일 것이다.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기업인은 모두 대기업회장들이다.

중소기업인은 물론, 남북경협 기업인 단 한 명도 없었다. 북한의 각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한창 사업을 하던 중 정부의 5·24조치로 졸지에 피해자가 된 남북경협 기업인들을 더 내세워주었어야 빛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대기업이 대기업 아닌가.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과 금융거래를 하는 외국은행이나 기업들이 엄청난 애로를 겪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남한의 대기업이 미국의 제재규제를 어기며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쩌면 북한도 이것을 잘 알고 있으며 속으로 불만이 가득한지도 모른다.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옥류관에서 남측 대기업 회장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한 것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대통령과 남북경협은 어떻게 보나.

대통령은 어떻게 하나 남북관계 개선이나 경협교류 등을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그 아래 참모들이 잘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명심? 여하튼 그렇게 보인다. 4년간 체험해본데 의하면 남북경협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통령 주재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작년 1119일 모 지상파 방송에서 있은 대통령 출연 생방송이다. 300명 패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인터넷을 보고 직접 신청했는데 1차로 전화 면접하고 며칠 뒤 1차 선정대상이 되었다. 당일 전날에 참석결정이 났다고 통보가 왔다.

남북경협의 사업상황은 10년이 넘게 어떤 실태조사, 전수조사조차 안 되고 있다. 나 외에도 남북경협 사업을 하다 피해를 본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대책을 좀 세워달라고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는데 아쉽게도 답변은 듣지 못했다.

청와대의 후속 조치는 없었는가.

대통령과 대화가 있은 지 20일 뒤 대통령비서실에서 보낸 국가안보실장 명의의 편지를 한 통 받았다. 그 속에는 남북경협기업들은 금강산관광 중단 및 5·24조치 등 갑작스러운 정책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이에 정부는 2017년 국가의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하였다고 하는 문장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즉 통일부에서 올린 편지내용으로 한갓 변명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4년간 체험해본 것에 의하면 남북경협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 중요

남북경협의 사업상황은 10년이 실태조사

전수조사조차 없어, 남북경협사업 피해를

본 사람이 많은데 대책을 좀 세워달라고

대통령에게 질문 했는데 답변 듣지 못해

 

과거 평양에 투자한 것 후회하지 않나?

평양에 투자하기 전에는 서울 방화동 모처의 빌딩 주인이었는데 이제는 그 빌딩 1층 세입자 신세로 하락되었다. 그래도 전혀 후회는 하지 않는다. 잘나도 못나도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아닌가. 피를 나눈 형제 중 여유가 있는 형이 가난한 아우를 조금 도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히려 다소나마 뿌듯한 마음이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서 70석 규모의 맛대로 촌닭치킨 집을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내가 직접 서빙도 하고 배달도 한다. 거의 30년간 치킨 집을 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며 두 딸을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웠으니 보람 있다.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개선되어 경협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평양의 개선문동에 있는 락원 닭고기전문식당으로 출장을 떠나는 날이 속히 왔으면 한다. 인정 많고 순수하던 그때의 직원들이 무척 보고 싶다. 우리 형제들이 아닌가.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우선 대북제재 5·24조치로 피해를 본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경제적 손해를 국가가 어느 정도라도 보상해주었으면 한다. 그 일로 미쳐서 죽으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리고 대북관련 부처의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우리 같은 기업인(사업자)들의 소견이나 주장에 귀를 적극 기울여줬으면 한다.

지난 3년간 현 정부에 남북경협 기업인들이 애로사항을 수차례 열변했어도 해결된 것은 전혀 없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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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03 [15:49]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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