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통일시대에 맞는 수도 이전 논의를 기대하며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7/30 [13:47]

[포커스] 통일시대에 맞는 수도 이전 논의를 기대하며

통일신문 | 입력 : 2020/07/30 [13:47]

 <황인표 논설위원, 춘천교대교수>

 

난데없는 수도 이전 논의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몇 주, 아니 몇 달 동안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이슈들이 생산되고 있는 듯하다. 한동안 온 나라가 검찰 개혁이라는 이슈로 들썩이더니, 최근에는 국민 삶의 터전인 부동산에 관한 대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화되고 있다.

마침내는 그린벨트 해제, 수도이전논의까지, 가히 끝도 없는 이슈 잔치다. 언론들의 표현을 빌면 듣보잡 대책이나 아무말 대잔치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100여개의 제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불거지더니, 서울대를 옮기자는 뜬금없는 주장까지 얹어졌다.

집권여당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국가 균형발전과 부동산 문제의 해결 방안중 하나로 제안되고 있는 수도 이전 주장에 대해 야당은 이러한 아무말 대잔치가 부동산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전환용이라고 보고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오피니언 리더들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어떤 정책에 대해서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차원에서 세세한 여러 대책들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수도 이전과 같은 문제는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진지한 논의를 통해 숙고하고 많은 절차적 과정을 거쳐서 제안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통일 미래를 염두에 둔다면, 더욱 진지해져야 한다.

북한은 평양을 세계 5대 문명발상지로 주장하면서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그 가치를 신성시하여 위상을 높이고자 여러 가지 조치들을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역사연구자들에 의하면 북한은 한반도 기원설 및 평양 중심설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

단군릉 및 동명왕릉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 및 복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더구나 단군왕검의 발원 시기도 세계 문명들의 발생시기인 B.C. 3000년 즈음에 맞추어 2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설정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2333년이라고 하고 있으니 우리보다 660년이나 앞서 있다. 고구려의 건국 시기도 우리나라가 B.C.37년이라고 하고 있음에 반해, 북한은 B.C. 277년으로 설정하여 남한보다 약 250년 정도나 앞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유구한 역사적 정통성을 가진 수도임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통일시대에 수도에 대한 정통성 논의가 예견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 미래를 생각할 때, 수도를 서울이 아닌 어느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역사가 지속되는 한, 서울은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임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의 역사에서 서울의 위상은 단순히 조선시대 한양 천도 이후 600여년의 역사만을 봐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국가 정립기인 삼국시대부터 한강 유역에 터 잡은 나라가 한반도의 패권을 잡았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서울은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하여 모든 물류와 문화의 교차지로서 역할을 하였다. 한강이라는 큰 강을 끼고 넒은 평야를 품은 입지는 어느 곳에 견줄 수 없다. 신의주에서도 부산에서도 서울 가는 것은 상경(上京: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다는 의미)’이었다. 그만큼 심리적으로도 모여드는,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조선이 외부에 의해 강제적으로 멸망한 후인 일제 강점기에도 서울(경성)은 우리 문화와 전통의 중심지였고, 그것은 우리국민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이것을 헌법재판소는 관습 헌법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할 수 있다.

통일 이후에 어느 도시를 통일한국의 수도로 정하냐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향후 한반도의 주체세력이 누구인가를 정하는 것이기도 하고, 어느 곳을 문화와 역사 정통성의 중심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평양과 서울의 경쟁적 노력은 여러 형태로 있었다.

한반도의 통일·평화를 지향하고 우리민족 전체의 번영을 꾀하고자 하는 수많은 통일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수도 이전에 관한한 다시 한 번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논의가 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그 진정성에 통일 미래에 대한 관심이 꼭 반영되어야 한다.

수도 이전 논의와 관련하여 원포인트 헌법 개정 논의도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차제에 현행 북한헌법 제172조가 북한의 수도를 평양이라고 선언하고 있듯이,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을 헌법에 명기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1948년 북한헌법에는 수도를 서울시라고 규정한 적이 있다.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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