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의 시선] 北 비상확대회의 개최 배경과 향후 한반도 정세 전망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7/30 [14:46]

[정성장의 시선] 北 비상확대회의 개최 배경과 향후 한반도 정세 전망

통일신문 | 입력 : 2020/07/30 [14:46]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은 로동신문을 통해 개성시에서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탈북민)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7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어제(725) 노동당 중앙위원회(당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개성시에 치명적이며 파괴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조성된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비상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의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들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들을 격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내에 악성 바이러스가 유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이와 관련한 보고가 있은 직후인 24일 오후 중으로 개성시를 완전봉쇄하고 구역별, 지역별로 격폐시키는 선제적인 대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비상확대회의에서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할 데 대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전원일치로 채택했다.

회의에서는 또한 월남도주사건이 발생한 해당 지역 전연부대의 허술한 전선경계근무실태를 엄중히 지적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사건발생에 책임이 있는 부대에 대한 집중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엄중한 처벌을 적용하며 해당한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토의하였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허위주장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허위주장을 가지고 전방의 군부대를 엄중하게 문책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북한이 탈북민 월북 사실을 조작해 발표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탈북민이 군사 분계선을 넘어 개성시에 들어갈 때까지 북한군이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된다. 이는 201210월 한 북한군 병사가 군사 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 소초의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사건보다 더 심각한 경계 작전 실패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2012년 북한군 병사의 노크귀순이후 관련 사단장, 연대장, 대대장 등이 줄줄이 보직 해임되고 관련자 14명이 문책을 당했다. 그런데 이번 탈북민 귀향 사건은 2012년의 노크귀순보다 훨씬 심각한 경계실패에 해당하기 때문에 조만간 북한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가 소집되어 관련된 군부 책임자들에 대해 매우 엄중한 문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올해 초에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군사분계선에 이어 북한에서 평양에 이어 두 번째로 일반 주민들의 접근이 어려운 개성시까지 뚫렸으니 북한 지도부가 큰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외부 주민들의 개성시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는 것은 개성시가 6·25전쟁 발발 이전 남한 영토에 속해 자유선거를 경험한 불온한지역이라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한이 이번에 개성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개성지역을 당분간 외부지역과 철저하게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그런데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검사장비가 부족하고 치료시설은 거의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우려와 공포심은 외부세계에서 막연하게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번 탈북민의 월북 사태가 반북 성향 탈북자단체의 기획이나 한국정부의 묵인 하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는 한 남북대화나 교류의 재개도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남북교류를 재개하기 원한다면 북한과의 방역협력에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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