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국제정세와 통일시나리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9/09 [13:57]

[논설위원 칼럼] 국제정세와 통일시나리오

통일신문 | 입력 : 2020/09/09 [13:57]

<전경만 한국통일협회 부회장>

통일정책이라면 정부는 의당 한반도 내부적 시각에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공식문서엔 통일을 위해 국제협력을 추진할 것이라 기술하지만, 정작 정책화 과정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통일과 외교담당 부처가 완전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통일부처는 대북정책과 통일이슈를 민족내부 또는 남북한문제로서만 취급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 체제우위 경쟁의 신냉전 진입

 

한반도의 식민지화와 그 해방, 국토분단 및 6.25전쟁, 그 이후의 오랜 남북 갈등과 일시적 대화 등이 모두 국제정세와 연계되었음을 헤아린다면, 통일 또한 그 종속변수로서 보는 것이 현실적 통일관이다.

독일의 합의통일도, 베트남의 무력통일도, 그리고 예멘의 합의통일 직후 내전돌입도 따져보면 당사국들이 당시 국제정세를 활용한 역량 정도의 산물이었던 셈이다.

최근 남북 물물교환협력 사업이 파탄 난 것이나 북한 권력체제 동향에 대한 미흡한 분석평가도 국제정세를 냉철하게 보지 않거나 객관적 시각에 입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금의 동아시아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게 급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체제우위 경쟁인 신냉전에 진입해 외교, 경제 및 군사 수단을 총가동하며 상호 불퇴전의 태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에서 중국(PRC)을 통치하는 중국공산당(CCP)을 격멸대상으로 규정해 우주군을 창설하고 인도태평양지역의 집단방위체제로서 쿼드체제를 출범시켰다.

중국은 대내인민 결속을 강화하면서 주변지역 및 유럽에서의 외교적 지지를 촉구하며 남중국해에서 신형 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미국의 자유항해를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는 영향력 있는 현대국가로서 재부상하고자 중국과 한반도 인근에서까지 군사훈련을 하고, 일본은 개방되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개념을 미국과 공유하며 집단적 자위권 강화와 무력현대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가 우리의 통일정책과 무관하다고 본다면 이는 한반도통일이라는 종속변수에 작동하는 많은 영향변수를 샅샅이 챙기지 않거나 중장기적 미래통일을 구상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민주정체로 경제중강국으로 발전한 한국에 대해 미국은 동맹으로서 대중국 체제경쟁에 동참하기를, 중국은 경제협력과 한반도안정과 통일을 들먹이며 중립 내지 친중 입장을 견지하기를 각기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젊은 한국인들은 통일을 민족문제이자 국제문제로 인식하며 가장 큰 장애요소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 군사위협을 꼽고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그들의 55%는 국제환경이 통일에 긍정적이나 45%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통일에 도움 되는 국가로서 51%가 미국을, 8%가 중국을, 37%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정세를 감안한 통일시나리오는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첫째,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되, ‘바라는방향이 아니라 발생 가능한방향을 예측해서 대비한다.

여기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행동하고 있는 국가적, 정권적, 정책적 향방 평가도 포함해야 한다.

 

원칙에 입각한 현실주의견지해야

 

 

둘째, 전제적 사회주의 체제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체제로 한반도통일을 완성하도록 원칙에 입각한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를 견지한다. 이는 곧 우리 헌법 제4조의 평화적 자유통일과 제5조의 국제평화와 국가안보를 동시에 실행하는 것임을 천명한다.

셋째, 20년 이후 중국 전체주의가 미국 공화주의를 능가하는 상황과 그 반대로 중국이 침체하거나 내폭하는 경우를 동시에 대비한다. 전자의 경우엔 사회주의가 아닌 통일 체제를 채택하기 어려운 형국을 맞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엔 자유통일의 기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통일은 마땅히 평화적으로 한국이 주도해서 별반 난관 없이 달성될 것이라는 기성관념을 조속히 버리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처한다. 미중 간 신냉전이 한반도에서 열전을 야기하거나 북한체제를 급변시킬 음모론이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엔 평화통일이 통째 거부되고, 후자의 경우엔 중국군의 독단적 북한진입으로 통일조건이 틀어질 것이다.

작금의 국제정세는 미국을 타도해 세계 유일한 사회주의 강국으로 군림하겠다는 중국의 1949년 백년계획이 실현되지 않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는 미중 무력충돌 시 불개입이 보장되지 못할 뿐 아니라 한국이 외교안보의 중립적 입장을 고수한다고 해서 북한 당국은 물론, 이념의 산파인 중국이 자유통일을 불용할 것임이 명약하다.

결국, 바람직한 통일시나리오를 가동케 하려면 한국이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에 수동적인 회피자 또는 방관자가 아니라 국제법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능동적 참여자로 임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려 운전하는 단선적 시각이 아니라, 하늘 가운데서 사방과 상하를 경계하는 텃새의 입체적 시각으로써 만반의 통일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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