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북관광 마케팅 선별적 지원 필요”

[만나고 싶었습니다]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기행 출간한 박 의 서 안양대 명예교수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11/25 [15:58]

“경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북관광 마케팅 선별적 지원 필요”

[만나고 싶었습니다]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기행 출간한 박 의 서 안양대 명예교수

통일신문 | 입력 : 2020/11/25 [15:58]

- 최근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기행’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여행과 관광 분야에서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분야가 기행문 특히 고전 기행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하여 기행과 기행문을 중심으로 문학의 한 장르로서의 기행문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기행을 통한 세계여행사도 함께 정리한 것이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 기행’이다.

기행문을 중심으로 한 세계여행사는 그동안 동서양 모두에서 종합적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극한을 극복한 고전 기행’, 이를테면 이 분야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다.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 기행’의 발간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그간 기행문을 문학의 한 장르로서 동서양 고전 기행문을 옴니버스와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극한을 극복한 글로벌 고전 기행’의 출간은 기행과 기행문을 통한 세계여행사와 기행문을 문학의 한 장르로 정리한 첫 주춧돌을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향후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기행과 기행문을 중심으로 문학의 한 장르

기행을 통한 세계여행사도 함께 정리한 것

- 책의 내용이 궁금하다. 간략하게 소개 바란다.

기행과 기행문을 중심으로 한 세계여행사는 그 기원이 가장 빠른 유럽으로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화 세계의 기행 그리고 서양과 동양을 넘나든 유라시아 기행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그리고 식민사관의 유럽 중심이긴 하지만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 지배에 따른 유럽 사람들의 아프리카 탐험 여행도 함께 다뤘다.

유럽의 경우, 유럽 기행과 기행문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로부터 기독교도와 무슬림의 성지 순례 그리고 교양 여행의 대표로 평가되는 그랜드 투어는 물론 동서양 양방향으로 함께 진행된 대항해 시대와 아프리카 정복을 위한 여행까지를 시대별로 다뤘다.

유라시아 기행은 모로코 출신의 세계적인 여행가인 이븐바투타와 몽골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당시 교황이 파견한 수도사들이 보고서 형식으로 쓴 몽골 기행 그리고 교역을 위해 몽골제국까지 여행한 마르코 폴로 일가 등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을 오간 사람들과 그들의 기행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보았다.

중화 세계 여행은 중국을 중심으로 지금의 인도인, 천축으로의 불교 성지 순례를 중심으로 칭기즈 칸의 서정에 따른 관련 기행을 대부분 포함하여 정리했다.

- 고전 기행에서는 주로 여행의 이동수단이 도보, 말, 마차 등 원시적인 수단이었으나, 이동은 자유로웠다. 고전 기행과 관련해서 현재 이동이 차단된 한반도 여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옛날 여행이라고 해서 모두 이동이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대당서역기’로 유명한 당나라의 현장법사는 당시 당 태종의 철저한 국경 봉쇄 조치를 무릅쓰고 불법으로 월경했기 때문에 귀환할 때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한반도와 이웃 나라들과의 교류는 통일신라와 고려 그리고 명나라 말기였던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주로 해로를 이용해서 중국은 물론 서역과도 교역해왔다. 국적과 여정에 관한 논란이 많지만, 예로 통일신라 승려로 알려진 혜초의 경우 서해안의 평택항을 거쳐 배편으로 중국의 천주나 광주로 여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2차 세계 대전 직후 점보제트기의 출현으로 누구나 손쉽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대중관광 시대가 도래 하면서 육로 여행이 외면을 받게 되었다.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활동업무에 북한관광

마케팅도 포함해서 수행해 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세대가 다시 등장하면서 철도와 자동차를 이용한 육로 여행 그리고 크루즈 등의 해로 여행이 다시금 여행자들의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여행 상품의 하나가 바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라고 본다. 따라서 통일까지는 몰라도 남북한 간의 철도가 연결되고 도로가 다시 뚫린다면 철도와 자동차를 이용해 북한 여행은 물론 유럽 여행도 가능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다. 물론 반대 방향의 여정도 가능해져 북한지역 개방과 북한 주민의 복리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지역은 지구촌에서 마지막 남은 미지의 땅이자 은둔의 왕국이기 때문에 유럽 여행자들이 열차나 자동차를 이용해 북한을 거쳐 남한은 물론 일본까지 여행하는 코스는 마지막 남은 지구촌 최고 인기 여행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통한 육로가 중국을 거쳐 유럽까지 열린다는 것은 바로 중국이 핵심 정책으로 추구하고 있는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에 편승하여 우리의 국부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한국관광공사와 안양대 관광학과 교수로 퇴임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22년을 근무하는 동안 주로 해외 관광지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다. 이 중 10여 년은 뉴욕과 이탈리아에서 주재 근무했다.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지사는 개설 요원과 지사장을 겸해 유럽 남부 관광시장은 물론 발칸반도와 중동 지역 시장 개척을 담당했었다. 특히 시장 개척을 위해 이탈리아 반도를 샅샅이 섭렵했는데 그 때의 경험이 이번 저술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관광공사 퇴임 후에는 직장을 강단으로 옮겨 18년간 주로 관광지 마케팅을 강의했다. 그러나 은퇴 후 저술 활동과 텃밭 가꾸는 일만으로는 무료함을 달래기가 쉽지 않아 춘천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춘천 도슨트로서의 자부심과 보람도 함께 쌓아가고 있다.

- 현 시점에서 북한 관광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시다시피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가 전 방위로 진행되고 있어 관광 목적지로서의 북한을 돕는 방법은 지극히 제한적 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지사 네트워크와 세계 관광기구 등 관광 관련 국제기구를 활용해 경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 관광 마케팅을 선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활동업무에 북한 관광 마케팅도 포함해서 수행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결국 현 시점에서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교류가 패키지로 하루 속히 타결되어야만 한반도 기행과 북한지역에 대한 관광 인프라 투자도 순조롭게 풀려나갈 밖에 없을 것이다.                                          박병직 편집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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