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인가?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칼럼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4/29 [03:38]

[포커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인가?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칼럼

통일신문 | 입력 : 2021/04/29 [03:38]

▲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국제 질서가 단순히 유동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정도로 요동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른바 ‘미중갈등’과 ‘디커플링’은 단순히 경제 문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각축으로 치부하기에는 이 갈등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사치라고 할 것이다. 특히나 미중갈등의 공연장이 유럽이나 미주 대륙도 아니며 아프리카 대륙은 더더욱 아니다. 아시아,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에 있고 그 지정학적 중심지가 한반도 다시 말해 우리나라이다 보니 미중갈등을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갈등의 결과는 우리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외교적 선택은 그만큼 힘들 수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항간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관계의 근원을 ‘중국의 부상’과 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묘사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미·중 갈등의 근본적 배경은 단순히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 아니라 중국의 전체주의 체제로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곧 우리 체제에 대한 도전이기도 한 셈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은 역사적으로 적어도 2차례에 걸쳐 시도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파시즘이 그 하나이고 또 하나의 파시즘인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라고 할 것이다. 물론 두 번다 실패했다. 그 결과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살고 있다.

이제 중국의 시진핑 체제는 세계 문명사의 흐름에 대한 3번째의 도전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의 도전이 성공하게 된다고 해서 중국인들이 얻게 될 혜택이 크지도 않다. 소련이 공산주의 종주국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보다 삶이 나아지지도 않았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성공적 도전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더 좁혀 말하면 시진핑 일인체제의 고착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중국몽’은 절대군주로 등장한 시진핑의 꿈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자유민주의 체제에 대한 3번째 도전의 성공은 문명의 붕괴를 초래하는 것이며, ‘이른바 ’문명의 암흑기‘라는 중세사회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의 힘은 약화될 것이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또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또 하나의 교황이 전횡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얻은 자유와 풍요는 억압과 결핍으로 막을 내릴 것이다. 위안스카이가 환생하여 청와대 안방을 차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몇 년 전 일이기는 하지만, 시진핑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한 주장은 시진핑의 속내를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우리의 외교적 현실은 어떠한가? 이미 일본과는 쉽게 회복하기 힘든 관계가 되었다. 일본의 “대북제제 협조” 요청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일국의 총리에게 면박을 주고, 위안부 문제와 징용자 문제는 나 몰라라 내 팽개치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뒤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중국은 어떠한가? 이른바 “싸드 추가배치 금지, 한미일 동맹 불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가입 불가” 요청에는 “대국” 운운하면서 “중국몽에 동참”하겠다는 것은 역사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길을 택한 것인가? 혹시나 해서 언급한다면, 중국이라는 이웃나라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전체주의 체제의 등장 그리고 우리나라에의 전파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백신 지원은 1순위가 인접국, 2순위가 쿼드 3국, 3순위가 동맹국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미국도 우리를 무늬만 동맹국으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동맹국을 팔고, 요청받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동맹국도 동맹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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