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광장] 트롯에 넋 나간 대한약국(弱國)?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5/14 [21:45]

[월요광장] 트롯에 넋 나간 대한약국(弱國)?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통일신문 | 입력 : 2021/05/14 [21:45]

▲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유행가는 그 때 그 시절을 잘 나타내준다. 국가와 사회에 커다란 사건이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그에 따른 노래가 나온다. 어떤 때는 비분강개하기도 하고 또 다른 때는 슬픔에 잠긴 애절한 목소리가 들린다. 유쾌하고 웃음이 넘치는 노래는 듣는 이를 기쁘게 하고 희망에 들뜨게 한다. 이처럼 가슴에 와 닿는 노래를 유행가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즐겁게 불러왔다. 노래를 잘 하던 못하던 상관없다.

그저 혼자서 응얼거려도 좋고 큰 소리로 부르다가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내게도 한다. 심지어 어떤 가수는 ‘유행가’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불러 많은 이들이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광복과 함께 자유를 찾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곧 이어 터진 6.25사변에 엄청난 좌절을 겪어야 했지만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 속에 자신의 자화상을 담아 공감하게 되었다. 굳세어라 금순아와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헤어지고 붙잡혀가는 정경이 노랫말 속에 그대로 담겨져 많은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전 국민이 부르게 되는 대유행곡이 되었다.

지금도 이 노래들은 새로운 가수들을 통하여 이렇게 저렇게 해석되면서 생생하게 살아있다. 독재정권과 싸웠던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은 시대의 변화를 재촉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를 양산시켰다. 4.19 이전에 우리는 휴전협정 반대데모 등 관제데모에 동원되면서 데모의 기법을 익혔다. 

정부가 학생들을 강제 동원했던 데모기술이 거꾸로 정부규탄 데모에 그대로 사용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노래는 많은 사람을 즐겁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훨씬 앞선다. 군인들에게 군가는 힘을 북돋게 한다. 행군의 고달픔과 훈련의 고됨 속에서도 전체가 합창하는 군가는 소리를 높일수록 새로운 힘을 솟아나게 하는 마력이 있다.

요즘에는 트롯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똑 같은 노랜데 트롯이라고 하니까 새로운 장르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TV조선에서 미스트롯을 경쟁으로 뽑았다. 그 과정이 수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출중한 PD의 아이디어 하나로 트롯경연은 일약 시중의 화제가 되었다. 경연의 과정이 재미있고 딴 데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했다.

경연이 예고된 시간대는 택시들도 손님이 줄었다고 한다. 이에 맛을 붙인 방송국에서는 미스터트롯을 추가했고 이제는 ‘내일은 국민가수’로 이름을 변경하여 3억 상금을 내걸었다. 1억에서 1억5천으로 인상된 상금이 스폰서가 많이 붙은 모양이다. 

나이 직업 장르불문으로 대한민국이 만들고 전 세계가 열광할 케이팝스타. 노래에 자신있는 예비스타부터 가수의 한이 있는 실력파무명가수까지! 국보급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TV조선에서 키워드립니다 라는 초대형 광고는 우리 국민을 트롯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약체로 유도하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이다. 

상무정신을 강조하고 싶지 않지만 로마처럼 오락에 함몰된 국가의 말로는 비참하다. 어린애들까지 가수로 등장시키다 보면 이 나라는 자신도 모르게 약소국으로 전락한다.  3S에 빠진 국민이 이제는 트롯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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