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문 창간 23주년 칼럼] 저는 꿈이 있습니다: 북향민은 우리의 자랑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 | 기사입력 2021/05/18 [22:09]

[통일신문 창간 23주년 칼럼] 저는 꿈이 있습니다: 북향민은 우리의 자랑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 | 입력 : 2021/05/18 [22:09]

▲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   

홍양호 회장님의 권유로 통일신문에 칼럼을 쓴지 1년이 넘었습니다. 아직 새내기 칼럼니스트이지요. 남한이라는 척박한 이 땅에서 북향민(탈북민)들의 정착은 매우 고단합니다. 같은 조선어를 쓰고 외모가 비슷하지만, 북한과 남한은 참으로 많은 것이 다르지요. 그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정착을 위해 땀 흘리는 북향민들의 소식을 소개하고 목소리를 반영하는 장을 제공하는 통일신문은 참으로 귀한 일을 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남한에도 다양하고 좋은 신문과 물품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목숨을 걸고 자유 남한으로 오신 북향민들, 우리 민족, 원래 하나였던 우리 사람들이 만든 신문과 물품은 더욱 귀한 가치를 지닌다 할 것입니다. 남한의 모든 것이 북한보다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남한은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교육의 핵심이죠. 의학계에서도 성적순으로 돈 많이 버는 과에 많이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의학계와 한의학계의 대립이 커서 그 둘의 융합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교육제도는 ‘책임담임제’로 운영되어 공교육이 지탱되고 있으며, 북한의 의술 또한 의학과 한의학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돈보다 인간 자체를 중하게 생각하죠. 북한의 말은 우리가 직감적으로 잘 이해하기 쉽게 순우리말로 표현되는 게 많습니다. 우리의 외래어인 ‘도넛’은 북한에서 ‘가락지빵’으로 불리죠. 참 예쁘지 않나요?

 

 

남한에서는 일본식 한자어나 중국 한자어로 범벅이 된 법조문이기에 북향민 분들은 실제 소송이나 재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북한식 표현에 대해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에서는 ‘절도죄’ 이지만 북한은 ‘개인재산훔친죄’로, ‘미성년자약취·유인죄’는 북한에서 ‘어린이훔친죄’로, 남한의 ‘공갈죄’는 북한에서 ‘개인재산뺏은죄’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는 ‘무고죄’ 또한 북한에서는 ‘거짓신고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어떤 죄인지 명확하게 와 닿지 않나요?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쓰는 글과 만든 제품들 또한 더욱 귀한 가치를 가진다 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통일신문’을 추천합니다. 또한 남한 분들에게도 북한의 좋은 물건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북향민들이 만든 북한 술이나 음식으로 명절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선물을 받으셨던 한분 한분이 제품의 질에 대해 극찬하시면서 “북한 물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참 품질이 좋다,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참으로 고맙다”고 연락을 주셨지요. 연락을 받고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만드신 좋은 물건들을 소개해드렸다는 기쁨, 남한 분들께 북한에서 오신 분과 그들이 만드신 것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뿌듯함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 꿈은 북향민들이 자신이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거나 비참함을 느끼지 않고 진심으로 환대받는 것입니다. 북향민들이 스스로의 고향을 부끄러워하거나 말하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는 “어디에서 오셨어요?”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북향민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활짝 웃으면서 말씀하실 수 있기를 꿈꿉니다. 

또한, 북향민들이 내 고향을 말할 때 남한 분들이 “오 그러시구나” 하면서 활짝 웃으며 손잡고 마음으로 환대하는 그 날을 고대합니다. 그 날이 오면 저는 이 땅에 온 소임을 다하는 것인지라 기쁜 마음으로 눈 감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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