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北 노동당 규약 평가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 신설 중심으로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 기사입력 2021/06/15 [23:10]

[포커스] 北 노동당 규약 평가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 신설 중심으로

태종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 입력 : 2021/06/15 [23:10]

▲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지난 1월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 26조에 의하면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비서들을 선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대리인’ 자격을 가진다고 했다.

 

그런데 북한 로동신문이 지난 1월 10일 당규약 개정 내용들을 소개할 때에는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를 선거한다는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북한이 1월 11일 공개한 당중앙위원회 비서국 명단을 보면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에 선출된 인물은 없었다.

북한이 지난 2월에 개최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는 ‘조선로동당규약해설’만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므로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신설하기는 했지만 제1비서에 특정 인물을 이미 임명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전문가는 이 ‘대리인’ 조항이 2018년 2월 초 평창동계올림픽 때 김 총비서의 특사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뒤, 대남·대미 등 국정 여러 분야에서 ‘대리인’ 역할을 해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김여정은 백두혈통으로서 사실상 제2인자에 해당하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당중앙위원회 비서에 선출된 바 없다. 그리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나 상무위원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김여정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북한이 김여정을 염두에 두고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신설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라는 직책은 총비서를 제외하고 비서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직책이다. 따라서 현재 북한의 비서들 중 이 직책에 임명되었거나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 겸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김여정이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 직에 임명되려면 당중앙위원회 비서직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또는 상무위원직에 먼저 선출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에 신설된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김정은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사용했던 ‘조선로동당 제1비서’직과 동일시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

 

김정은이 맡았던 ‘조선로동당 제1비서직’은 당시 노동당의 최고직책이었지만, 이번에 신설된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은 노동당 총비서를 보좌하는 공식적인 2인자 직책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설된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 직책을 후계문제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다. 김정은이 후계자를 생각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30대이며 그의 건강상태가 후계자 결정을 서둘러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자신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할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신설한 것은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자신은 핵심적인 정책결정에만 선택적으로 집중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당규약 제28조가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위임에 따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은 정치국 회의를 사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김정은의 이같은 위임정치 방식은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한 데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써 수많은 결제 문건들을 일일이 검토하면서 당원들 및 대중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던 그의 부친 김정일의 정책결정 스타일과 명백하게 구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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