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6/16 [00:49]

[통일로] 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

통일신문 | 입력 : 2021/06/16 [00:49]

▲ 박해용 4·18 민주의거기념사사업회 상임고문

1990년 10월 3일은 동·서독이 통일을 선포한 날이다. 이것은 분단국가의 통일사에 역사적인 날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분단된 국가들이 모두 통일되고, 독일이 통일된 지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남북한은 언제까지 이렇게 대결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인가·

이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통일과 한국인의 통일에 관심이 얼마나 조성되어 있는지 생각해 본다. 한때 정가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정치의 슬로건을 말하기도 했다. 또한 몇 차례에 걸쳐 남북정상의 교류와 선언이 있었으나, 남북한의 관계는 진전이 있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사건들이 빈발했다.

남북 양측의 군비 확장은 보다 고도화 되고 북한의 지도자는 ‘한국을 자신의 군대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하고 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고착화는 자의든 타의든 그대로 굳어져 가고 있어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폐쇄된 국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남한은 자유분방한 개인주의와 물질의 풍성을 누리면서 세대 갈등과 보수와 진보의 양극화 분열 속에서 통일에 관한 간절함이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통일이라는 국가 존립과 민족 장래를 위하여 역사적인 고민보다 현실 속에 안주한다. 미래에 관한 혼란과 불안을 원치 않는 기류가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통일에서 교훈을 발견한다. 동독과 서독이 정치적·군사적 빈번한 접촉과 끊임없는 절충의 합의된 결과로 보기보다는 공산주의 체제 모순에 직면한 동독을 서독이 흡수한 통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정치사회 지도자들이 공공연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독일이 ‘니콜라이교회’의 줄기찬 통일 기도운동의 신앙적 산물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성 니콜라이 교회는 1982년 9월부터 ‘칼을 쳐서 쟁기로’라는 슬로건 하에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평화 기도회를 개최했다. 이 연약한 기도의 촛불이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되리라는 사실을 당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서독의 군비 경쟁이 심화 되고 있던 그때 크리스치안 퓔러 목사는 평화 기도회를 시작했다. 그 자리에는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공산주의자와 반체제 인사 등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았다. 사회주의 몰락이 가시화 되고 있을 때 수많은 이들이 운집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동독 당국은 성 니콜라이 교회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어떤 방해도 평화를 향한 독일인들의 갈망을 막을 수는 없었다.

 

1989년 10월 9일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 평화와 시민의 권리, 그리고 인권신장을 요구하는 3천여 명의 군중들이 몰려들어 성 니콜라이 교회, 성 토마스 교회, 성 요하네스 교회를 가득 채웠다. 광장과 거리에는 7만여 명의 시위대가 운집하였다. 그들은 유리창 하나 깨지 않았다. 날로 늘어나는 독일 민력(people power)의 폭발을 경찰은 막을 수가 없었다.

결국 1989년 동독 라이프지히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여행의 자유’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같은 해 5월부터 동독 여행자들이 서독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나서는 일반인들까지 서독으로 이동했다. 평화 시위 구호도 ‘자유언론’, ‘자유선거’, 그리고 ‘우리는 한 민족이다’로 점차 바뀌었다. 1989년 12월 3일에는 동독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정치국이 해체됐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 5월 동·서독 화폐통합협약 등 경제와 사회통합으로 이어졌고, 1990년 10월 3일 마침내 독일 통일이 선포되었다.

남북한의 뜻 있는 국민들은 독일국민들처럼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급변사태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변화추세를 신속하게 포착하여, 한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룩해 내는 놀라운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자강도 만포방사공장 노동자들 휴식시간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