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통일걷기 2021’기행 끝

고성-파주까지 DMZ평화의 길 걸으며 통일을 묻다

정성장 외교․국방․통일․정보 분과위원 | 기사입력 2021/10/08 [09:32]

‘DMZ 통일걷기 2021’기행 끝

고성-파주까지 DMZ평화의 길 걸으며 통일을 묻다

정성장 외교․국방․통일․정보 분과위원 | 입력 : 2021/10/08 [09:32]

 



6월15일 ~ 6월27일까지 ‘DMZ 통일걷기 2021’ 기행

◆6월 22일 8일차◆ 

▲여정= 쉬리캠핑장→장수대교→도창리마을회관→금강산철교→철원서울캠핑장

 

여덟 번째 길은 20km 정도라고 한다. 이제 철원에 들어섰다. 이곳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고석정과 도피안사가 있다. 그 곳은 가본 적이 있지만, 화강 따라 걷는 여기는 처음이다. 오랜만에 하천길, 평화누리길 철원구간의 길을 걷는다. 아팠던 다리도 풀리고, 이제 우리 2조가 선두에 섰다. 계속 만나는 검문소를 보니 민통선 안을 걷고 있음을 실감한다.

 

저 가시처럼 늘어선 철선은 언제가

되어야 없어질까? 없어진다 하더라도

지뢰가 많아 다니기도 어려울 텐데…

그곳에 두루미와 왜가리 떼 가득하다

 

강원평화누리 2길인 도창검문소에서 이길 검문소까지는 일반인이 걸을 수 없는 길이다. 이곳엔 겨울에 오면 두리미 뗴와 오리 떼를 볼 수가 있다고 한다. 화강 건너편 산자락에 줄처럼 보이는 패인 흔적, 남방한계선이 지나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웅장하고 거대한 오성산이 있는데 지금은 북한의 평강군 수태리에 있는 산이다.

그런데 오늘 숙소인 철원서울캠핑장 북쪽에는 그 웅장한 오성산이 바로 앞에 있어 한편으로 놀랐고, 북측에서 우리를 조망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좀 이상했다.

금강산 철로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오늘 점심부터 내일 아침까지 이길 부녀회에서 봉사한다고 한다. 역시 같은 재료가 들어가는 음식이래도 음식을 만드시는 분의 손맛과 정성에서 맛이 결정된다고 하는 데,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또 오늘 저녁과 내일도 기대가 된다.

하천길이라 풍경도 좋지만 너무 급하게 걷는 통해 바람소리, 새소리, 자연풍경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민통선 안을 걸을 때마다 보이는 철책선 만큼은 잠깐 보아도 눈에 꾹 박혀버린다. 저 가시처럼 늘어선 철선은 언제나 되어야 없어질까? 없어진다 하더라도 지뢰가 많아 다니기도 어려울 텐데... 그러한 곳에 두루미와 왜가리 떼만 가득하다.

오늘 숙소인 철원서울캠핑장이 있는 근북면 유곡리는 통일촌이라고 불리운다. 입구에는 금화가 활짝 피어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준다. 오후엔 정범구 전의원 및 독일대사의 특강이 있었다.

강의를 마치고 질문 시간에 “독일 통일은 동·서독인들의 교류와 협력이 베를린장벽을 무너뜨렸다. 2019년 북미하노이정상회담 노딜로 인해 대화와 물꼬가 당국과 민간, 기업 모두 막혀 있다. 당과 정부, 청와대가 가지고 있는 출구 전략과 복안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그러나 원론적인 답만 말해서 답답했다.

 

 



◆6월 23일 9일차◆

▲여정 : 철원서울캠핑장(차량이동)→금강산철교(정연철교)→철원평화전망대→월정리역→백마고지전적지(차량이동)→고대산자연휴양림(총 도보26km)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철원에 들어서니 익숙한 지명이 곳곳에 눈에 들어온다. 오늘도 철원군내 코스이다. 금강산철길마을과 토교저수지를 거쳐, 월정리역 마지막에 백마고지전적비 앞이다.

원래 코스는 금강산 철길마을 옆 도로변을 걸어야했는데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북쪽과 맞닿아 있는 토교저수지 위 뚝방길을 걷는 행운을 얻었다. 철원평야의‘오대쌀’특산품을 재배하는데 기여하는 토교저수지는 넓고 너른 호수이고, 북쪽으로는 철책이 보이는 곳이다.

 

이러한 곳을 우리에게 열어준 군부대와 통일부에 감사할 따름이다. 월정리역에서 백마고지전적비 가는 길은 민통선 안 부대의 특별한 배려를 통해 질러가는 길, 즉 지름길을 걸었다. 아무나 볼 수 없고, 아무나 갈 수 없는 그런 길, 이런 길을 걸은 사람이 과연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있을까? 특히 철원평화전망대에서 부대 내 소초를 거쳐 가는 길은 너무나 생생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갈라져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그러한 길이다.

 

평화전망대에서 남방한계선 군부대를 지나 월정리까지 걷고, 월정리에서 다시 민통선 지역을 걸어서 나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직선 포장길이다. 소나기 같은 단비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고 더위를 먹기 직전이다. 잠깐 점심시간에 버스킹으로 함께 웃음을 나누었다.

철조망에 붙어 있는 조그만 물봉지를 멧돼지 침입방지용‘호랑이 오줌’이라고 했다. 사실 그것은 호랑이 오줌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이다.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서 운영하다보니 발바닥이 성하지 못하다. 물집이 또 생겼다. 오늘은 뜻 깊은 길이다. 익숙한 철원의 땅이고 길이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길을 걸었다. 평화는 가까운 듯 너무나 멀리 있음을 실감한다.

 

익숙한 철원의 땅이고 길이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길을 걸었다

평화는 가까운 듯 멀리 있음을 실감

민통선안의 풍경은 평화롭고 고요하다

 

백마고지전적지로 간다. 땡볕에 직선도로라 삼중고이다. 논에 한반도기가 꽂혀 있다. 월정리역과 문화원 사이에 하천길을 걸을 수가 있는데, 아마 선발대가 모르는 것 같다. 버스로 숙소인 고대산휴양림으로 간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이 텐트와 많이 떨어져 불편했다. 또 숙소의 샤워시설 때문에 화가 났으나, 그냥 웃고 말았다.

저녁 강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동영상과 채집한 유물 등을 전시하며 강의했다. 꼭 발굴해서 유족들에게 유해를 전하는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다.

 

 



◆6월 24일 10일차◆

▲여정:고대산자연휴양림(차량이동)→백마고지전적지→철원DMZ평화의길→열쇠전망대(차량이동)→옥계3리마을회관→두루미마을그린빌리지(총 도보 24.1km)

 

드디어 10일째가 되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경기도 연천군에 들어서는 길이다. ‘진정 끝이 보인다’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아쉽다. 익숙한 동네에 들어서다. 백마고지전적비는 예전에 왔었지만, 아래로 돌아 전망대를 거쳐 화살머리 고지를 거쳐 오는 것은 처음이다. 백마고지전적지를 지나서 부터는 남방한계선을 따라 걷는다. 남방한계선 철망을 따라 계속 걷는 것은 처음이다. 철조망에 갖혀 분단된 내 조국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아침부터 뜨거운 태양아래 쉼없이 걸었고,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열쇠전망대 앞 정자에서 내려다본 저 푸른 초원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파트 하나 없는 넓디넓은 곳에 펼쳐진 녹색의 지대. 너무나 아름답다. 이것만 보아도 충분했다. 발바닥 물집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화살머리지 부근에서 국방부장관 일행과 스치고 지나갔다. 물론 공무일정으로 바쁘시지만, 꼭 국방부 행사는 아니더라도 무더위 속에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걷고 있는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이 아쉬웠다. 잠깐 쉬는 동안에 달달한 커피를 마셔서 인지 내 커피마개 위에서 꼼짝도 안하는 흰나비를 발견했다. 그래 같이 가면 좋겠지만, 나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걱정이 된다.

 

열쇠전망대는 공사 중이라 그냥 지나쳤다. 옥계마을을 지나는데 청년회에서는 2002년 3월에 이런 글을 표지판에 남겼다. “떠나온 것은 서로 다르지만 전후 황폐했던 이곳에 함께 모여 성실과 근면함으로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어제도 오늘도 일터로 향하는 것은 우리 후손에게 따뜻한 고향을 만들어 주기 위함입니다” 이 글귀가 참 바르게 살려고 하는 젊은이들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했다.

우리가 만난 민통선 안의 풍경은 평화롭고 고요하지만, 실상은 생사를 오가며 땅을 일구고 때론, 다치고 죽었다는 이야기는 분단의 상처이고 아픔이다. 철책을 따라 2개의 가파른 언덕을 넘어왔다. 힘들었으나 충분했다. 드디어 연천 평화누리길 코스를 따라 걸어 들어왔다. 익숙한 길, 짧게나마 걸었던 그곳을 다시 찾아온 것이다. 연천군을 지나 파주 임진각에 들어서면 마지막 여정의 문에 들어서는 것이다.

 

박현석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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