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 문 대통령의 4자 종전선언 제안

정복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0/08 [09:57]

[통일칼럼] 문 대통령의 4자 종전선언 제안

정복규 논설위원 | 입력 : 2021/10/08 [09:57]

▲ 정복규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한과 미국, 또는 남북미중 4개국이 함께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남북미 이외에 중국까지 명시했다. 

그러자 미중 간에 미묘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고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긴장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중국까지 포함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하면 종전선언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중국이 종전선언 논의의 장에 들어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걸 미국이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미 국방부는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종전선언 논의 과정에서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마땅한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문 대통령 연설 이틀 만에 북한은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리 부상은 또 “한미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오히려 남북을 끝없는 군비 경쟁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자 좋은 발상”이라며 “남측이 적대적이지 않다면 관계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종전선언을 논의할 때와 조건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유엔총회에 앞서 국제사회에 보란 듯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군사행동을 감행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고 우리 군 당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처음 시험 발사한 날에 맞춰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터널 부근에 세워진 열차에서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미사일이 발사됐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 23 미사일이다. 이동식 발사차량이 아닌 북한 열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물칸 안에 발사대를 눕혔다가 덮개를 열고 수직으로 세워 쏘는 방식이다. 구소련이 개발해 운용했던 핵 열차와 유사하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우리 군이 독자 개발한 SLBM을 시험 발사하기 불과 두 시간 전이었다. 

 

남북한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시험용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문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밤늦게 담화문을 내고 응수했다. ‘북한의 도발’, ‘확실한 억지력’이란 문 대통령의 표현을 문제 삼으며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한 무기체계 개발 계획에 따른 자위적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우리의 SLBM 시험 발사도 닷새 만에 깎아내렸다.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인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이례적으로 조선중앙통신 기고문에서 우리의 SLBM은 초보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자체 위안용’이라고 폄하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저강도 긴장 고조’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과 함께 영변 핵시설도 늘려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추가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모습이다. 

미국 대북전문 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경수로 남쪽에 새 건물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CNN도 영변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25% 늘릴 것이란 분석을 전했다. 

 

한편 우리 SLBM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서 아주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다는 부석이다.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정복규 논설위원 

  • 도배방지 이미지

함경도 김치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