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립은 김 정권의 존속에 있어서 순풍일 수 있다”

해외에서 분석한 북한의 현재 ⑪ 북, 미국보다 중국을 더 경계하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12/23 [00:45]

“미·중 대립은 김 정권의 존속에 있어서 순풍일 수 있다”

해외에서 분석한 북한의 현재 ⑪ 북, 미국보다 중국을 더 경계하다

통일신문 | 입력 : 2021/12/23 [00:45]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과 미중 관계 악화를 빌미로 국내 경제통제를 강화해 과거 샛길도 있었던 중국과의 국경을 굳게 닫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 취임한 지 이달 말로 10주년을 맞는 김정은 위원장은 엄격한 록다운(도시봉쇄)을 통해 다른 나라 외교관과 인도적지원활동가들을 추방하고 사회적 옥죄기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비난하면서 어디까지나 김 정권의 온존과 한반도의 통일 저지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에 의하면 북한 당국자들은 대중 의존에 더 큰 불만을 갖고 있으며 미국보다는 오히려 중국을 장기집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국의 국민대 교수는 “북한과 중국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통설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방첩자라면 누구나 북한을 내부에서 파괴할 수 있는 중국이야 말로 안보상 최대 위협이라고 인정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함께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두 나라가 반목하는 배경에는 6.25전쟁 당시 북한을 지원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인식 차이와 이후 중국의 정보 분열 공작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한국전쟁 때의 은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북한에 아직도 화가 나 있다고 분석가들은 설명한다. 북한 역사에서 건국의 아버지 김일성이 중국 공산당에 소속돼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지 않는 데다 70쪽 분량의 6.25전쟁 공식기록에 중국이 관여했다는 언급은 단 3곳에 불과하다.

한국전쟁 이후 김일성은 중국과 친밀한 관계인 인물들을 차례로 숙청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남아 있던 중국군은 1950년대 말까지 전면 철수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 윤순 씨는 “일본은 100년의 적, 중국은 1000년의 대적이라는 말이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냉전 기간 중 북한이 중국과 소련의 대립을 이용하는 바람에 북-중 관계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반면 중국 정부는 북한에 보다 순종적인 정권을 수립할 수 있는 지도자를 확보하기 위해 고위층 탈북민들을 숨겨줬다.

1992년에는 중국이 한국과 수교한 뒤 그 대가로 북-미 수교 방안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에 중대한 배신이었다. “중국은 냉큼 북한을 버렸다”고 한국 연세대에서 중국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존 댈러리 교수는 말했다. 이후 북한은 핵무기개발과 국내문제 개입 거부 등을 통해 중국에 반발해 왔다.

 

중국 랴오닝 성 단둥 시와 북한 신의주시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에 걸쳐 있는 현수교

중국 측의 출자로 2013년 완공…북한 측

도로에 접속되지 않아 미사용 상태로 방치

 

좌절된 동업도 있다. 2012년에는 중국 서양 집단이 남서부에서 개발한 철광산을 북한 정부가 접수해 중국인 노동자들을 추방했다. 또 중국 랴오닝 성 단둥 시와 북한 신의주시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에 걸쳐 있는 현수교는 중국 측의 출자로 2013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도로에는 접속되지 않아 미사용 상태로 방치돼 있다.

이에 “북한이 중국에 경제를 개방하면, 정권 지배의 실마리를 주는 것도 된다”라고 데럴리씨는 지적한다. 북한은 기본적인 휴대전화망을 구축할 때 이집트 기업들을 용역업체로 선택했다. 또 “전쟁이 걱정되면 미국이 걱정되지만 정권 전복이나 쿠데타를 걱정한다면 중국이 더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고모부이자 실세 장성택을 처형했다. 2017년에는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던 이복형 김정남 씨를 첩보영화처럼 암살했다.

북한이 2017년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하며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자 중국은 북한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찬성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

유엔의 제재는 계속되고 있는 데다 록다운 정책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김 정권은 중국의 공급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이 북한을 옹호하는 것은 한국 주둔 미군 수만 명을 직접 겨냥하지 않아도 되는 완충지대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 이외에 김 정권을 계속 지탱할 이유는 없다고 애널리스트는 단언한다.

 

북한을 살리지 않고 죽이지도 않는다

중국 필요한 최소한의 일 만 하고 있어

굶기지도 배부르게 하지 않겠다는 자세

 

중국의 이런 인식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극장형 외교를 펼쳤을 때 더욱 강해졌다. 북한이 미국에 접근해 중국의 보호를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스팀슨 센터의 슌씨는 “미 중 대립은 김 정권의 존속에 있어서 순풍이다. 중국이 김 씨를 버릴 가능성은 그동안도 낮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중국은 필요한 최소한의 일 밖에 하지 않는다. 북한을 굶기지 않겠지만 배부르게 하지는 않겠다는 자세다”라고 강조한다.

현재 북-중 간 육로무역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북한은 국경을 넘어오는 철도화물의 소독설비를 새로 설치했다. 게다가 단둥시는 최근 신의주시를 잇는 현수교의 통관시설 개수공사에 관한 입찰을 실시해, 낙찰 받은 기업을 발표했다. 

란코프 교수는 “중국이 대한반도 정책에서 우선하는 것은 안정, 분단, 비핵화의 세 가지이지만 안정과 분단은 항상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번역 홍성창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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