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사업가들의 작은 성공이 남북통일의 양념이다

이희경 요식업 창업 컨설턴트 한식대가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1/12/23 [14:11]

탈북민 사업가들의 작은 성공이 남북통일의 양념이다

이희경 요식업 창업 컨설턴트 한식대가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1/12/23 [14:11]

 


폐쇄사회 북한에서는 모든 주민들에 대한 직업배치를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한다. 당국의 지시에 불응하면 곧 ‘혁명반동’이나 다름없기에 좋든 싫든 무조건 따라야 하는 의무만 있다. 그리고 ‘실업자’가 없다고 선전하는 북한당국이다.

북한에서 직장생활은 사상교육 선전이 우선이다. 매일아침 30분씩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독보가 그 시작이다. 수요학습, 금요강연, 토요생활총화가 있다. 이 외에도 충성의 노래모임, 선서모임, 보고대회 등 많은 정치문화 행사가 있다.

이런 사회에서 살았던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크게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직업선택의 자유와 개인이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만 5천 탈북민시대 70%가 여성이며 노동능력 가능자가 50%정도이다. 창업자도 제법 많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업과 사업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꾸준한 컨설팅을 해주는 전문가가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요식업 창업 컨설턴트 이희경 한식대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탈북민 창업 컨설팅을 언제부터 했나.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본당 신자이다. 신앙은 어려서부터 가졌다. 4년 전 교구주보에서 탈북민들의 창업을 도울 프로보노(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다양한 활동)광고를 접하였다.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음식분야 응모자로 참여했다. 탈북민들의 외식사업을 컨설팅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다.

 

4년 전 교구주보에서 탈북민들의 창업 도울

프로보노 광고를 접하고 분야별 전문가들과

음식분야 응모자로 참여…탈북민들 외식사업

컨설팅하는 기회 갖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어

 

 

- 프로보노를 자세히 알려준다면.

프로보노는 신규창업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계를 갖고 진행한다. 어찌 보면 새내기 창업자들에게 있어서 사업초기 못지않게 한창 사업진행 중에도 꾸준히 많은 정보와 공부가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식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 및 사업 제안서를 시작으로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경영, 법률, IT, 금융, 디자인, 홍보, 노사문제 자문 등을 거쳐 음식메뉴 선정과 상차림, 자리, 주변정돈 등 자잘한 일까지 함께 한다.

 

- 컨설팅 해준 탈북민들을 소개해 달라.

전통주 제조업을 하는 탈북민 A씨이다. 충북 음성에서 창업한 A씨는 고향인 함경도 지방 가양주, 태좌주 제조로 자리를 잡았다. 남한입국 3년 차인 탈북민 B씨는 경기 고양서 과일음료 카페를 창업했다. 40대 중반의 이 분도 프로보노 활동으로 알게 되었고 상권분석, 손님응대, 서비스매너 교육 등을 상세하게 전해드렸다.

 

- 또 어떤 종류의 창업자가 있나.

탈북민 D씨는 경기도 가평에서 황태덕장(명태를 자연에서 건조하는 일) 사업을 하고 있다. 남한에 와서 결혼을 하여 시집에서 하던 사업을 이어 받은 것으로 안다. 야무지게 일하는 것을 봐도 시집의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다.

탈북민 E씨는 전라도 광주에서 플라워카페(꽃·액세서리 판매 겸 커피숍)를 하고 있다. 중년의 이분도 생애 첫 창업이고 사업인데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이분들 모두 사업시작 혹은 도중에라도 프로보노를 직·간접 접했다.

 

북한요리 배울기회 생겨 작심하고 공부

인상적인 메뉴가 꿩고기국수와 두부밥

남한에 없는 메뉴로 국수 국물이 일품

 

전통적인 것이 세상에 자랑할 만한 음식

그것이 바로 김치…흔히 백김치라고 하는

북한김치는 특이하고 장려할 가치 충분

명태김치, 가자미식혜, 아바이순대 등

세계시장에 내다 팔아도 전혀 손색 없어

 

- 탈북민 창업자들의 특성은 뭔가.

열정적인 것이다. 탈북민들에게는 이 땅에 하나뿐인 목숨까지 걸고 넘어왔다는 강인한 정신이 있다. 대단하고 좋은 것이다. 일부 탈북민 창업자는 무엇을 하나 가르쳐주면 둘·셋을 익히는 눈썰미가 분명히 있다. 아마도 생소한 자본주의제도에 와서 남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이 강한 것 같다.

조금 안타까운 점은 성격이 급하다고 할까. 일부 창업자들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다. 충분히 프로보노들과 미팅·조언을 마치고 서서히 창업을 해도 되겠는데 그 이전에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은 도중에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신 메뉴개발 컨설팅이나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드려도 다소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실행을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인 사례도 있었다. 아무래도 배급제도 사회서 살던 분들이라 조언을 해드려도 금방 하지는 못하는 것 같더라.

 

- 북한음식에 어떻게 애정을 가졌나?

2005년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북한요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작심하고 공부를 했다. 가장 인상적인 메뉴가 바로 꿩고기국수와 두부밥이다. 남한에 없는 메뉴이다. 다소 놀란 이름의 꿩고기국수는 그 국물이 아주 일품이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두부밥은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시기에 생긴 음식이라고 한다. 어딘가 모르게 일본초밥과도 비슷해보였지만 콩으로 만든 두부가 우리 민족음식이라고 보면 두부밥도 장려할만한 특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남북의 음식이 어떻게 다른가?

개인적으로 다른 것보다는 같은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의 전통적인 것이 세상에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그것이 바로 김치이다. 흔히 백김치라고도 하는 북한김치는 나름 특이하고 장려할 만하다고 본다. 물론 북한에도 김치는 있으나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여름에는 물김치, 겨울에는 포기김치만 먹는다고 하였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북한음식에도 눈길이 가는 메뉴가 적지 않게 있다. 이것도 북한에서 오래전부터 있은 걸로 보는데 명태김치, 가자미식혜(깍두기), 아바이순대 등은 남한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내다 팔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거라고 보여 진다.

서울에는 외국인들이 많다. 언젠가 북한음식축제장에서 외국인들이 탈북민들이 만든 음식을 맛보고 엄지척을 보인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음식만큼은 제도와 사회를 떠나서 우리 모두의 것이고 장려해야 한다고 본다.

 

탈북민 음식으로 북한사회 알리는 것

좋은 현상… 남한 사람들 북한음식점

통해 북 동포들 식문화 경험하는 효과

언젠가는 통일되어 하나가 되어야 할

우리이기에 필요한 우리 생활 한 부분

 

- 탈북민 음식점 창업을 어떻게 보나.

다소 상당한 의미가 있다. 남북 분단으로 영토는 물론 민족까지 둘로 갈라져 77년의 세월이 지났다. 앞으로 언제까지 분단되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태에서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음식으로 북한사회를 알리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다.

남한 사람들은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북한음식점을 통해 우리네 북한동포들의 식문화를 경험하는 효과는 분명하게 있다.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하나가 되어야 할 우리이기에 어쩌면 이것도 필요한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

 

- 본인의 음식지론은 무엇인가.

우리의 생활에서 음식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먹는 것이다. 당연히 조상의 음식을 몰라서는 안 되며 그것까지 깊이 연구하는 것이 음식연구가들의 본분이라고 본다. 우리의 전통음식하면 남북한음식 모두를 열거해야 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포함해 음식만큼 통일 분야가 쉬운 부분도 없을 거라 확신한다.

 

- 한국음식의 특성은 뭐라고 보나?

사실 한국음식은 재료 본연의 맛이 음식전반의 맛을 좌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음식점마다 좋은 음식재료 선정이 우선이다. 일상에서 맛 집으로 알려진 음식점은 재료구입처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음식의 특성은 국물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뜨거운 여름에도 뜨거운 음식을 먹었다. 이한치한이라고 추울 때 찬 음식, 김치 및 냉면 등을 먹는 것도 한식에서만 볼 수 있는 특성이다. 정말 한식은 세계적이다.

 

- 좀 더 설명해준다면.

한류와 더불어 한식세계화를 위해서 우리 입맛의 음식을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외국음식문화도 알 필요가 있다. 식문화는 각국이 다르기 때문에 한식이 접목되기 위해서는 각국의 식문화를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외국인의 입맛도 분명 탐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알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 탈북민들을 어떻게 보는가.

탈북민 70%가 여성인줄 안다. 북한사회에서 그만큼 여성이 남성보다 가족의 생활력이 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들은 하나 같이 잘 되어야 한다. 그래야 북한주민들이 그들을 보며 밝은 희망을 가질 것이다.

남한은 북한과 달리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물론 창업과 사업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자본주의사회는 호락호락한 분야가 하나도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생활습관을 붙여야 한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들은 하나 같이

잘 되어야…북한주민들이 그들 보며

통일에 대해서 밝은 희망을 가질 것

 

- 앞으로 남북관계에 가지는 희망은.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해 현 정부와 여야를 막론하고 7천만 민족의 염원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머지않아 출범하는 새로운 정부에서는 남북경협을 위주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왕래했으면 한다. 그래도 문 딱 걸어놓고 너는 너, 나는 나대로 사는 것보다 티격태격 하더라도 같이 사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서로가 알고 배우고, 나누고 돕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통일이 올 것이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은 처음부터 크게 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작은 것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뉴도 떡볶이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레스토랑을 하더라도 하나씩 늘려가는 것도 또한 색다른 재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도 반드시 전문가들의 조언과 도움을 차근차근 받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보면 될 것이다.림일 객원기자

 

이희경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Food stylist), 외식창업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하는 이희경 한식대가는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메뉴를 포함해 그릇이나 소품, 테이블 등 음식과 관련한 공간 전체를 그 목적에 맞게 디자인하여 연출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공부까지 2003년에 마치고 10여 년간 경험을 쌓은 전문가이다.

음식연구 분야에서 소문이 자자한 이희경 한식대가는 1990년대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한국수도요리학원 등 국내요리의 3대 산맥을 마스터했다. 또한 2018년에는 시절(여름)음식과 떡 분야 한식대가로 선정되었고 남한 내 탈북민과 삶을 동반하는 벗이 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한일월드컵 당시 한식분야 자원봉사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장 받아

 

그는 한식뿐이니라 일식, 양식, 이태리식 등 많은 외국음식에도 조예가 깊을 정도로 능통하다. 최근에는 커피, 와인, 디저트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음식분야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해 있을 정도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식분야 일원으로 자원봉사하며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받기도 하였다.

지난 2009년에는 한식세계화 주역으로 선발되며 일본으로 가서 CEO프랜차이즈 과정을 공부했다. 또한 2011년 군산국립대학과 경기도 농수산대학 강의를 진행하며 한식문화를 선도하였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식문화세계화대축제 행사에서 서울시장상, 서울시장대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이희경 요식업 창업 컨설턴트는 한식 및 일식조리기능사, 한과병과 1급자격증, 폐백이바지 1급자격증, 아동요리지도자 자격증 등이 있다. 2005서울국제요리경연대회-전통시절(여름)음식 금메달을 획득, 제3회 전국떡경진대회(전문가부문) 동메달 획득 등 수상기록이 있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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