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만났던 고교선배 최건국

송광호 북미특파원 | 기사입력 2022/04/11 [10:34]

평양에서 만났던 고교선배 최건국

송광호 북미특파원 | 입력 : 2022/04/11 [10:34]

 


그래, 북한은 언제나 똑같아. 앞으로도

절대 안 변해. 꼭대기에서 개방할 생각

없는데 뭐가 달라지겠어?

 

 

평양에서 만났던 고 최건국 고교선배 (최덕신/류미영부부 장남)가 한 말이 생각났다. 

“송 후배! 나는 8년 전에 끊었던 담배를 여기서 다시 피우게 됐네. 이곳(북한)에 오면 답답해져 절로 담배를 찾게 되지.”

그때는 그 얘기를 귓등으로 흘렸다. 현대판 이산가족이 된 최 선배의 복잡한 집안환경 탓으로 건성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독일거주 최 선배는 평양에 고위층 부모가 계시다. 그 때문에도 겸사겸사 자주 북한을 방문했다. 어머니 류미영 위원장은 2010년대 초반까지 북한서열 22위 (청우당 당수)내외였다. 한 때 최 선배는 비즈니스를 위해 평양에 무역사무실을 둔 적이 있다. 

 

“선배님. 북한과 사업은 잘 돼 나가세요? 지속적인 수입이 들어와요?”하고 물었다. 

“수입이 있든 없든 렌트한 평양사무실 경비도 매달 내야하고, 무역일이 쉽지는 않아”라고 말했다.

“동창들과 연락은 됩니까. 삼성에 그냥 계셨다면 고교동기 이건희 회장이 계열사 사장자리 하나는 줬을 텐데. (부모 월북사건으로) 중간에 회사(부장)를 그만두셨다니 아까워서요.”

“그딴 얘기는 할 것 없고. 한국에는 못 들어가지만, 동창들과는 가끔 연락하지. 얼마 전에도 홍사덕(의원)과 통화했는데. 홍사덕이 알지?” 

 

평양과 지방과의 갭 너무 깊어

‘평양은 북한이 아니다’ 라는 말

회자 되고 있는 것 아닌가

 

“그 선배님이야 유명인사니 이름만 들었지요. 국회의원은 예전 춘천에서 이민섭 선배님(전 문화체육부장관)만 사무실에서 한번 뵌 적이 있지요. 그 선배님은 강원도 출신이에요.”

그 후 갑작스레 최 선배가 병이 생겨 세상을 떠났다. 북한에 아직 어머니가 정정하실 때인데, 아들이 먼저 숨진 것이다. 독일에서 직접 최 선배부인이 전화로 알려줬다. 1년 후에는 선배부인 또한 하늘나라로 갔다. 최 선배와는 타계 시까지 교류를 20년 이상 가졌다. LA에서 만나 미 서부관광도 함께 했고, 토론토에도 부부가 함께 온 적이 있다. 살아생전 최 선배와는 무슨 대화든 나눌 수 있는 통이 큰 인물이었다.

 

“선배님. 북한에 자주 다니시니 뭐 좀 아실 것 아니에요? 북한미래의 어떤 흐름 같은 거. 제 눈엔 늘 마찬가지네요”

“그래, 북한은 언제나 똑같아. 앞으로도 절대 안 변해. 꼭대기에서 개방할 생각이 없는데, 뭐가 달라지겠어? 꼭대기에선 오직 군대에만 관심이 많지. 군대만 꽉 틀어쥐면 된다는 생각 같아. 김일성-김정일 칭호도 ‘최고 국방위원장’아닌가. 또 평양에도 잘사는 사람들이 꽤 있어. 그러나 그들 숫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어? 지방 내려가면 주민들 생활모습 보잖아. 매양 그 타령이지”

 

김정은 시대에 와서 수도 평양 도로와 건물 등이 현대화됐다. 도시 외형적 변모는 서구 이상 근사하게 달라졌다. 평양이 천지개벽됐다는 소리가 나왔다. 그렇다고 북한주민들 생활이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은 아니다. ‘평양과 지방과의 큰 간격 차이’는 결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다. 그동안 평양과 시골과의 갭(gap)은 너무나 깊다. 그래서 ‘평양은 북한이 아니다’라는 말이 예전부터 회자되는 것이 아닌가. 다만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시골 주민환경 개선에 신경을 쓴다는 소문도 들리니, 사실이라면 다행이라고 본다.

 

송광호 북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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