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근 전 국방부 전문위원, 칼럼니스트> 통일부의 추진과제인 “북한 방송의 선제적 개방”을 주장한 국민의 힘 태영호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기본적으로는 좋은 의미라고 본다. 우리 국민은 일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생활상을 잘 모르며 기껏해야 뉴스를 통해 김정은 활동상과 북한의 핵실험을 비롯한 미사일 발사 등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정도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상호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방송의 선제적 개방은 남한 사람들의 북한에 대한 무지를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 “북한 방송통신의 선제적 개방”은 이념과 체제경쟁의 종료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하지만 우리 국민보다는 오히려 북한 체제와 주민의 무지를 깨뜨리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물론 현행법으로 국민들이 북한의 신문과 방송을 보고 듣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시중에 공개된 북한의 자료들 외에 본인이 직접 노력하여 찾아보는 것은 제한하고 있으나 외국에서는 북한의 웹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이 가능하다. 또한 북한문제에 관한 학자나 연구자들은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국회도서관이나 중앙도서관 등을 이용하여 로동신문과 일부 방송들의 자료를 연구목적으로 제한적으로나마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보다 훨씬 더 많은 규제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의 정책변경을 통해서 북한체제를 크게 흔들어 보자는 것은 오히려 분란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론 북한에서 우리의 방송을 자유롭게 본다면 엄청난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임에 틀림없겠지만 북한은 이를 막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흔들어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지금보다 더 악화된 남북관계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북한방송을 먼저 개방한다면 자유로운 시청을 통해 북한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상호간에 긍정적으로 작용 한다면 방송교류로 이어지는 협의도 가능하다. 이렇듯 방송개방으로 자유선진국의 자신감도 갖게 될 것이며 남북 교류협력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는 장차 통일을 앞당기는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에 반하는 문제점 또한 없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첫째, 일방적으로 북한방송을 개방함에 따라 쉽게 만날 수도 없는 이산가족 아픔의 재현. 둘째, 진보와 보수의 간극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국민통합 저해. 셋째, 우리 신문 방송매체의 예리한 비판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등 이견발생 소지. 넷째, 북한의 실상과 실정에 대한 다난한 의견분출 예상. 다섯째, 좌경세력의 활동범위 확대 및 북한방송에 대한 일부 동조세력의 국가보안법 위반 증가, 여섯째, 북한방송의 홍보 및 세뇌 선전선동의 프로그램 증가로 안보불안 조성이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은 시대적 상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실험 준비에 혈안이 되어있어 무엇보다 튼튼한 안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므로 북한방송 개방은 중기적인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관련 신문방송 자료 활용에 관한 현행법을 바꾸는 문제와 북한 방송의 선제 개방은 지금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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