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北 핵개발은 아직도 방어용인가?

이종석 논설위원 · 북한학 박사 | 기사입력 2022/11/21 [19:32]

[포커스] 北 핵개발은 아직도 방어용인가?

이종석 논설위원 · 북한학 박사 | 입력 : 2022/11/21 [19:32]

<이종석 논설위원 · 북한학 박사>

서울 이태원에서 지난 10월 29일 156명의 아까운 청춘들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부는 일주일간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온 국민이 큰 슬픔에 빠져있었다. 이에 북한은 어떠한 논평도 없이 11월 2일 남한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수많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중 1발은 NLL 이남인 울릉도를 향해 발사함에 따라 실제로 남한영토를 공격한 것이다. 

이제 북한은 그동안 취해온 위장전술에서 탈피해 군사적 공격성을 노골적인 드러내고 있다. 지금의 도발 수위는 앞으로 핵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핵 개발에 대해 미국의 적대 정책에 맞서고 자국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방어수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금까지 6차례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수많은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또한, 올해 조선신보를 통해 “전쟁이 없는 푸른 하늘 아래서만 인민을 위한 경제부흥전략은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라고 할 만큼 경제를 핵 개발의 또 다른 명분으로 내세워 왔다. 즉, 핵 개발을 통해 남북 간의 군사적 불균형을 일소하고 북한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뜻으로 이해되었지만, 지금의 행동에 비추어 보면 핵 개발 완성을 위한 수단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제제재로 인해 고통을 겪는 인민들에게는 달콤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 7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즉, 화성 14호를 발사함으로써 미사일개발의 목적이 핵탄두 운반체를 개발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해 9월 마침내 그들은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17년 북한은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내세울 수 있는 요건을 모두 갖춘 모양새가 되었다. 

2018년 새해아침,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의지를 밝힘으로써 한반도정세 분위기를 180도 바꾸어 놓았다. 그의 선제적인 태도 변화는 핵 개발을 완성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그로부터 4년, 최근의 한반도는 2017년의 핵 위협보다 더욱 심각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당시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을 적대세력으로부터 자위권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내세운 반면, 이제는 시험 발사가 아닌 도발 행위로 수시로 온갖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도 모자라 남한의 영토를 조준하여 발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물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몇 년을 제외하고 줄곧 이어온 한미 연합훈련은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하는 방어용 훈련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공격목적의 북핵 개발 완성단계에서 한미당국의 군사적 대비는 당연한 것이다.

1960-70년대 남한에서는 북한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비판적이었던 시기였다. 정부의 조직적인 방공교육, 대북 적대정책이 작용했기도 했지만 전쟁을 경험한 남한에서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특히 이 시기 남한의 어린이들은 북한사람의 모습을 뿔난 머리, 사나운 짐승 등의 모습으로 상상하고 표현할 만큼 적대적이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그때의 어린이들이 지금은 기성세대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1980년대 남한은 민주화 운동과 그 과정에서 한반도 현실을 재평가할 수 있었고, 북한에 대한 균형감 있는 자세를 가지기위해 노력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노력은 아마도 남북 간 협력을 추진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향해 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로 작용했을 것이다.

심지어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들어 핵개발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을 무렵, 처음에는 인공위성 시험발사를 통해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목적을 숨기는 듯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남한의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은 이를 놓고 미사일개발이 아닌 로켓개발로 규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제 미사일 발사 각도를 점차 남한을 향해 조준하고 있는 현 시점, 또다시 남한의 어린이들이 북한사람 머리에 뿔을 그리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불행한 일일 것이다. 만일 그런 시기가 다시 돌아온다면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앞세워 위협하는 도발은 의미 없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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