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도발 '담대한' 구상 그리고 남북관계 변화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2022/12/29 [15:38]

'대담한'도발 '담대한' 구상 그리고 남북관계 변화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 입력 : 2022/12/29 [15:38]

한 해를 마감하면서 흔히들 “다사다난”했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우리의 통일 환경도 그렇다. 예년에 비해 국내외적으로 특기할 만한 변화도 있었으며, 그래서 내년도 남북관계 특히 북한의 도발을 예견하는 것은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전면전이 가능할 수 있음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도 시진핑이 이른바 ‘3연임’을 통해 공산당 총비서가 되면서 권위주의 체제로 복귀되었다.

 

 

북한,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감행

 

이에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도 커다란 외교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 북한은 올 한 해 동안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댔다. 연초부터 지난달 까지만도 80여회에 걸쳐 80여발을 발사했다.

 

금년도 단행된 북한의 도발은 최근 년의 다른 도발과는 다른 행태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미사일 발사로 국한한다 하더라도 양적으로 대규모이고, 연중 지속적으로 발사를 감행했다. ICBM도 8차례나 시험발사했다. B-1폭격기와 항공모함 등 이른바 ‘전략자산’이 전개되고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발사를 감행한 걸로 보아, 연중 지속적 발사는 이제 하나의 관행으로 잡은 게 아닌가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핵전달 능력의 고도화 등 군사적 목적도 있겠지만, 상당부분 심리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사하지도 않은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거나 실패를 덮기 위해 과거의 자료를 제시하는가 하면, 발사지와 탄착지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발표를 “친절히” 정정해주기 까지 했다.

 

사실상의 2인자인 김여정이 미국의 항공모함을 “파철덩어리”라고 애써 평가절하 하는 데는 북한의 도발이 심리적 목적을 동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선문답에 가까울 정도로 너그러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을 하지 않거나, NSC도 형식적으로 개최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남한, 원칙적·규범적 정책 추진 밝혀

 

윤석열 정부의 출범은 통일환경에 또 하나의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윤석렬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담대한 구상’ 즉 북한의 핵 무장을 억제하면서 핵문제 해결 시 다방면에 걸쳐 보상적 조치를 제공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겠다고 공표했다. 아직 출범 반년에 불과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보다 원칙적이고 규범적인 정책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대담한 도발”에 대해 담대한 구상으로 맞불을 놓은 형세가 된 것이다.

 

내년도의 남북관계는 금년도 통일 환경의 변화에서 유추하여 예측해볼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대립과 갈등을 지속하면서도 새로운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북한의 군사모험주의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등 국제정세도 남북관계를 복잡하게 엮어갈 변수라고 할 것이다.

 

이른바 협력적관계는 기대난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담대한 구상을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과 동일시하면 평가절하 하였고 윤석렬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간 자체가 싫다”는 등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유동적인 국제관계도 통일 환경이나 남북관계에 결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위주의 국가는 권위주의 국가와 뭉치게 되어 있다. 결국 사실상 고립상태였던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든든한 배후를 갖게 될 것이다. 올 한 해 북한이 노골적으로 도발을 감행해온 데는 국제환경의 변화를 하나의 기회로 여겼기 때문일 수 있다.

 

불행하게도 북한의 도발은 지속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핵실험도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서해해전이나 연평도 포격 등 국지전의 가능성도 낮춰 잡아서는 안 될 것이다. 

 

암울한 예측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남북관계이다. 제발 이런 예측이 틀리기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통일의 무지개가 한껏 피어오르기를 기대하면서 한 해를 마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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