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사] 北 새해 김정은과 김주애의 미사일 시찰 사진 공개는?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 | 기사입력 2023/01/03 [12:19]

[분석기사] 北 새해 김정은과 김주애의 미사일 시찰 사진 공개는?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 | 입력 : 2023/01/03 [12:19]

북한은 새해 첫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8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그의 가장 사랑하는 자제김주애와 함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리는 KN-23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김정은의 둘째 자녀인 김주애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김주애가 둘째 자녀이지만, 딸로서는 첫째이기 때문에 둘째 딸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음)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주애를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표상으로 내세우면서 미래세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핵무기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 같은 해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왜 김정은이 다른 자제도 아니고 김주애의 사진을 세 번째로 그것도 새해 첫날 공개했는지, 화성-12KN-23 시찰 사진을 공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 대부분이 과거에 김정일의 후계 문제와 관련해 계속 부정확한 평가를 내렸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남한중심적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중반에 본인은 북한 내부 자료 등을 근거로 북한이 3대 세습으로 갈 수밖에 없고, 김정일의 후계자는 김정일과 고용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철이나 김정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대부분의 진보적 전문가들은 ‘21세기에 무슨 3대 세습?’이냐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당시 보수적인 전문가들 상당수는 김정일의 후계자는 그의 장남김정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정일은 2008년 말에 그의 삼남 김정은을 자신의 후계자로 결정해 북한의 파워 엘리트들에게 통보하고 김정은과 북한을 공동 통치하기 시작했다.

 

본인이 20213월 미국에서 김정은의 이모(고용숙)와 이모부(리강)에게서 직접 확인한 바에 의하면 김정일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김정은의 8세 생일날인 199218일이다. 이날 북한의 예술가들이 김정일의 술자리에 참석하는 핵심 측근들(중앙당 간부들) 앞에서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공연한다. 김정일은 이때부터 핵심 측근들에게 앞으로 내 후계자는 정은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은 온순해서 후계자감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현재도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 상당수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북한에서 여성이 후계자가 될 수 있겠는지 의구심을 표현하며 김정은의 장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북한의 후계자론에 의하면 후계자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자질이다.

 

북한의 후계자론에서 수령의 후계자가 남자인가 여자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특히 10대에 스위스에서 4년 반 조기 유학생활을 보낸 김정은은 그의 아버지 김정일처럼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지 않다.

 

물론 김정은도 비슷한 조건이라면 장남을 선호하겠지만, 그의 장남이 김정철처럼 온순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으며 예술에만 관심이 있다면 그런 장남을 후계자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

 

반면에 김정은의 장녀 김주애가 비록 여자이기는 하지만, 김정은처럼 배짱이 있고, 정치적 야심이 있으며, 김정은의 권력과 정책을 승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면 김정은으로서는 김주애를 자신의 후계자로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그리고 1998년부터 2001년까지 김정일의 요리사로 북한에서 11년간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본인과의 2003년 인터뷰에서 북한의 당과 군부 간부들이 김정일을 대하는 태도와 그의 여동생 김경희를 대하는 태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북한에서도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일반 간부들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 김경희는 백두혈통으로서 북한의 주요 간부들에게 김정일과 거의 비슷한 권위를 누렸지만, 그것이 대외적으로까지 표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에 김여정은 백두혈통으로서의 그의 공식적 직책인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직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북한이 새해 첫날 조선중앙TV를 통해 사진을 공개한 것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김정은의 가장 사랑하는 자제김주애가 미래에 후계자가 될 것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간접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김여정이 부부장 직책을 맡고 있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새해 첫날 방송을 위해 미리 치밀하게 김정은과 김주애의 시찰 사진을 준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북한이 절대로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주애 시대에도 계속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 그리고 김주애도 김정은의 그 같은 의지를 계승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김주애가 지금은 비록 후계수업단계에 있지만, 나중에 후계자로 공식 지명되어 김정은을 보좌하게 되고 김정은과 공동통치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권력을 승계하게 되면 결국은 핵 버튼까지도 물려받게 될 것. 따라서 김정은은 미래에 김주애가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전략자산인 핵미사일을 확고하게 지휘 통제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서서히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화성포-17ICBM 시험발사 현장에 김주애를 동행시킨 것을 시작으로, 괌과 일본 본토 타격이 가능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그리고 남한 전역 타격이 가능한 KN-23 시찰에까지 동행시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대미, 대일, 대남 군사전략에 대한 후계수업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은 절대로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정은 이후 시대에도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정부 그리고 야당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신기루를 쫒고 있다.

 

북한이 미래세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핵무기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김정은이 김주애와 핵 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 보유고 시찰 사진을 공개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한국의 미래세대를 위한 독자적 핵보유에 대해 반대하는 것도 자기모순이다.

 

현시점에서 한미가 추구해야 할 현실적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완전한 북핵 억지남북 핵균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한국 정부도 미래세대에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국가를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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