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김정은 위원장께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1/16 [15:19]

2023년 김정은 위원장께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3/01/16 [15:19]

[림일 칼럼] 새해 2023년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조선인민군창건 75주년, 조국해방전쟁승리(휴전협정일) 70주년, 공화국창건 7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모두 당신이 총비서인 노동당에서 주관하는 정치기념일로 행사에 강제로 참여하는 인민들의 고통이 크지요.

 

내가 평양의 유년시절,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조선노동당 35주년 기념행사 소년단대열 일원으로 참석했습니다. 19801010, 김일성광장 주석단을 통과하는 5~7분간 1호 행사(수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위해 5개월간 하루 6시간의 연습을 했지요. 수십만 명의 어른들은 직장서 하루 노동을 마치고 야간에 행사훈련을 하였답니다.

 

이런 행사는 전부 해당기관 당위원회서 준비 및 지휘하기에 대충 참가하거나 불참한다는 것은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취급되지요. 조직에서 비판을 받거나 심하면 직위해제, 강제추방 등의 처벌이 있으니 겁을 먹고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때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 100만 군중시위를 관람한 김일성·김정일 공동수령이 평양시민들이 수고했다. 하루 더 쉬게 하라!”고 하여 1010일부터 12일까지 휴식을 했었지요. 이때가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3일 휴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당신 조상(김일성, 김정일)이 만들어낸 온갖 정치행사 기념 개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짐작하건대 지금은 2월 행사(인민군 창건절) 연습이 한창이며 뒤이어 7(전승기념일), 9(공화국창건일) 행사연습 준비가 시작되겠죠. 행사장 주석단에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를 수령인 당신 한 사람의 기쁨과 만족, 괘락을 위해서 말입니다.

 

거의 해마다 정주년(5, 10년 단위)인 일부 국가명절에 수십, 백여만 군중을 동원시켜 체제선전 시위를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어차피 일터에 일감도 별로 없으니 행사참여 인민들이 딴생각(수령과 체제, 제도에 대한 의심)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깟 인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든 말든 당신에게는 상관이 없겠죠. 2천만 인민이 외국물정도 모르지만 설령 안다고 한들 무능한 수령 탓에 우리가 배고프다!”는 비판은 고사하고 조용한 낭설조차 못하는 실정이니 말입니다.

 

연 수백만 인민들이 거대한 광장에 모여 오직 당신 한 사람을 쳐다보면서 감동의 표정을 짓고 감사의 인사를 하지요. 자신들은 굶어서 앙상한 몰골이면서도 신체가 뚱뚱한 당신의 건강을 염려하며 눈물도 보입니다. 세상에 그런 머저리 인민은 없겠지요. 그런 인민이기에 당신은 조상대대로 아주 쉽게 독재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여기 남조선(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거창한 각종 국가행사기념식은 안 해도 국민들이 매일 쌀밥에 고깃국만 먹고 삽니다. 너무 잘 먹어 비만걱정을 하면서 그것도 40년 전인 88서울올림픽 전후 시절부터 지금까지 말이죠.

 

당신도 잘 아시겠지만 지금은 옛 시대 조상들이 아주 폐쇄적으로 통치를 했던 40~70년 전이 아니고 찬란한 2020년대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손에 인터넷이 열리는 손전화(스마트폰)를 갖고 국경 없이 경제무역과 생활문화를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비루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꽁꽁 걸어 잠겼던 국경도 대담하게 열고 국가무역과 개인무역도 재개하기 바랍니다. 당신은 별로 피해가 없겠지만 지난 3년간 인민들의 배고픔과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지요. 수령이 뭐하는 사람입니까? 바로 인민의 고통을 헤아려주고 해결해주는 인민의 봉사자, 지도자가 아닙니까.

 

아무쪼록 새해 2023년에는 선대 수령(김일성, 김정일)과 다른 모습도 조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인민이 진심으로 감동하고 따르는 당신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3116일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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