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으로 남한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안충국 작가는 2월 7~2월 19일까지 마포구 소재 M갤러리에서 ‘본다는 것’ 주제로 초대전을 개최한다.
안충국 작가는 1995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2009년 한국으로 입국한 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어려서는 북한을 보았고 현재는 남한의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다른 두 세상이 제시하는 풍경들이지만 ‘보여지는 것’보다는 ‘본다는 것’ 관점으로 대상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자기만의 작업을 하고 있다.
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남과 북의 ‘두 가지 삶’속에서 탈북작가들 대부분은 ‘정체성’과 ‘경계성’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숙명적으로 안고 작업하게 된다. 이러한 굴레와의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자기만의 ‘화해(和解)’를 추구해왔다.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로움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본다는 것’ 전시회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이 자유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제시된다. 작가는 ‘본다는 것’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가늠하고 세상을 탐구하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원천이 됐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의 가장 큰 동력은 역시 ‘자유로움’이다’고 말한다.
작가는 기억에 의존하는 행위에서 삶의 본질을 찾고자 했다. 고향 함경도에서 자라며 접한 오래된 초가집, 허름한 울타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등의 어린 시절 기억들이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이번 전시회에 담았다.
작가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억의 흔적과 행위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방법은 자신을 완성해 가는 근원 중 하나이다”고 말한다. 또한 “기억도 떠올리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존재로 인식하며 살고 있다”면서 “삶의 ‘주어와 능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작업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의 다양한 작품 속에서 작가의 기억과 경험에 근거한 다양한 능동적 시선을 찾아볼 수 있다. 삶의 한 부분이 아닌 모든 경험이 모여서 ‘나’를 형성해 가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본다는 것’으로 ‘정체성’과 ‘경계성’을 넘어서고 있는 장면들도 덤으로 찾아볼 수 있다.
안충국 작가는 2009년 한국에 입국한 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했다. 개인전은 2021년 ‘낙서: 즐거움의 기록’, 2022년 ‘i-아이’, 단체전으로는 2022년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부산, 2020년 까,마,치, 2015년 판옵티콘을 넘어서 등 전시회를 개최했다.
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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