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사]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와 김주애의 위상 평가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 | 기사입력 2023/02/09 [14:08]

[분석기사]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와 김주애의 위상 평가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 | 입력 : 2023/02/09 [14:08]

북한은 28일 저녁 8시 반경 식전행사를 포함해 2시간 남짓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다. 김정은은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연설을 하지 않았고, 북한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했다.

 

김정은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강경한 대미,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 때문으로 추정된다. 수백만이 아사한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행군 시기에도 평양과 개성만큼은 배급이 지속될 정도로 개성은 북한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지역인데, 만약 일부 보도처럼 개성에서 대량 아사자가 발생했다면 이는 매우 충격적이다.

 

북한은 최근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주로 6개월 단위로 개최해왔는데, 작년 12월 하순에 당중앙위원회 86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고 나서 2개월만인 오는 2월 하순에 갑자기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다시 개최해 농사와 농업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심각한 식량난을 반영한 것이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식량과 비료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중국의 원만한 협조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이번에 대외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한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북한에 들어가지 못한 중국의 북한 근로자들도 오는 216일 김정일 생일 이후 대거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오늘자(29) 로동신문을 통해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 대해 보도하면서 김정은의 둘째 자녀 김주애에 대해 다시 사랑하는 자제분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특별한 표현을 사용했다.

 

김주애에 대한 이 같은 개인숭배 시작은 김주애가 아직 공식 후계자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9일자 로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녀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였다.”라고 보도함으로써 김주애를 그의 어머니 리설주보다 먼저 호명했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북한에서 이름의 호명 순서는 대체적으로 호명되는 인사들의 위상을 반영한다. 김정은이 김주애, 리설주와 열병식 행사장에 입장할 때 김정은은 김주애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가고 리설주는 그 뒤에 따라갔다.

 

로동신문은 또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인 리일환 동지, 김재룡 동지, 전현철 동지가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잡았다.”라고 보도함으로써 귀빈석에 같이 앉은 리설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김주애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로동신문 사진을 보아도 김주애는 귀빈석의 가장 앞줄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가장자리에 앉은 리설주보다 중앙에 위치한다. 북한은 9일 김정은의 인민군 장령 숙소 방문 및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연회 개최를 보도하면서 김정은의 둘째 자녀 김주애에 대해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북한은 28일자 로동신문에서도 어린 김주애에 대해 일반 간부들에 대해 언급할 때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김주애에 대한 개인숭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8일자 로동신문은 김정은이 군 장령들의 박수를 받으며 김주애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연회장에 들어서는 사진을 로동신문 1면 하단에 게재하고, 로동신문 2면 상단에서는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 김주애를 앉히고 김주애가 정중앙에 들어가는 사진도 공개해 김주애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민주주의국가인 한국의 시각에서 북한을 보면 이 같은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북한에서는 모든 간부들로 하여금 수령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치는 충신이 될 것을 요구하는 사실상 군주제 국가이다.

 

간부들이 충신이 되면 최고지도자는 이 되는 것. 그리고 왕의 자녀 중 하나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정은에게 아들이 있어도 만약 그가 여성적이고 정치와 군사보다 음악에 더 관심이 있다면 그를 후계자로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김정일은 김정은의 담력배짱을 가장 높게 평가했는데, 김주애도 과거 김정은처럼 담력배짱이 있다면 김정은도 그를 선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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