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거짓말과 선동으로 일관한다는 평을 듣는 미국의 트럼프와 한국의 이재명은 나란히 형사범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재명은 법정에서 과거의 부하 유동규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 대통령의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들의 유죄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둘 다 정치탄압이라고 우겨대는 것은 똑 같다. 어쩌면 두 사람이 그렇게 닮았는지 볼만하다.
이런 소용돌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뜬금없는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의 이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승만과 전두환이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148번째 생일을 기념하면서 그에 대한 재평가 얘기가 활발해졌다. 이승만은 일제 강점기에도 상해임시정부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독립운동의 선두에 섰다. 그의 독립운동의 공로를 폄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는 임시정부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소홀히 하고 상해에 머물지 않고 미국에 돌아가 귀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시의정원의 탄핵을 받아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일본의 항복으로 광복이 되자 미국의 지원으로 대한민국 초대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영광까지 안을 수 있었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가부장적인 일인독재를 자행하며 정치파동으로 야당탄압과 언론압제를 자행했다.
사사오입개헌과 삼선개헌은 그의 영구집권을 위한 발판이었다. 야당은 신익희와 조병옥이라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를 내세웠으나 불행히도 두 사람 다 대선직전에 병마로 쓰러졌다. 그는 후계자로 이기붕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3.15부정선거를 획책했다. 이에 저항하는 국민을 억누르려고 경찰을 동원하여 시위하는 학생들을 향하여 총탄을 퍼부었다.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벌어졌고 특히 마산에서는 김주열의 시신이 발견되며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이승만정권의 무자비한 총탄에 희생된 학생과 국민이 186명이다. 오직 민주주의를 갈구하는 희생자의 거룩한 죽음은 오직 이승만정권의 영구 집권욕이 빚어낸 참사였다. 이를 외면하고 이승만을 추앙하는 인사들이 속출하는 것은 자칫 자유 민주 정의의 4.19혁명정신을 짓밟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전두환은 오로지 정권욕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을 향해서 총탄을 퍼부었다. 5.18때 군인의 총탄에 죽은 국민이 165명이다.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총알을 쏘았을까. 정권을 휘어잡겠다는 욕심이 빚어낸 살인행위다. 유신독재를 자행한 박정희가 부하의 총탄에 쓰러진 것도 모두 영구 집권의 소산이다. 독재자들은 자신의 권력만 유지할 수 있으면 국민의 정당한 외침은 총칼로 쓸어버렸다. 전두환의 손자가 그나마 광주에 가서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승만의 유족은 그마져도 없다. 이승만186 전두환165는 4.19와 5.18의 망극의 슬픔이다. 진실어린 사죄가 선행되어야 용서와 통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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