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탈북민의 삶에 대한 몸짓으로 잊을 수 없는 고향의 맛 북한 음식 50가지을 담아낸 음식에세이다. ‘밥 한번 먹자는 말에 울컥할 때가 있다’는 저자의 마음에서 인생의 여정에서 만나는 겸손과 순수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보게 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고향 음식의 맛과 못다 한 삶이 절절히 녹아있는 이 이야기, 북한 음식을 알려면 꼭 읽어야 한다는 추천사에도 공감한다. “예쁜 옷, 멋진 차, 좋은 집… 여기 와서 보니까 어때?” 우린 아직 이따위로 묻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런 뻔하고 유치한 질문은 이제 그만두고 다른 호기심도 한번 가져보자. 옳은 삶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그 길을 선택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바로 이러한 질문을 요구하기에, 탈북의 경험은 당사자뿐 아니라 한국인 모두에게 더없이 중요한 자산이 된다는 저자는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진다.
먹고살기 위해 떠나온 지 25년, 맛과 기억을 요리하며 떠올린 나날들. 저자의 고향은 함경남도 고원이다. 탈북한 지도 25년이 되었다. 그에게 음식은 현실이었고, 생존의 문제였다. 굶어 죽지 않으려 두만강을 건넜고,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여전히 아프지만, 과거를 잊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해소할 수 없는 허기짐이 있다. 기억 속의 맛에 대한 욕구를 100% 충족시키기란 어렵다. 추억으로 각인된 음식은 어렴풋하지만 선명하다. 마음의 허기짐 또한 그렇다. 삶의 간절함은 이제 그리움으로 점철되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고스란히 맛과 기억으로 남았다는 그의 절절한 마음에 감동한다.
고향이야기, 고향의 맛은 삶의 원천으로 그를 이끌어 간다. 높은 물결에도 휘둘리지 않으며 잔잔하게 풍요를 관조할 수 있는 저자의 모습이 탈북민의 자랑이 될 듯도 하다. 그리고 통일이 두렵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지은이 위영금은 글쓰기를 좋아하고 문학으로 자기다움을 찾고 싶어 한다. 1968년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구 장동에서 출생했고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8년에 탈북, 2006년 대한민국에 왔다. 2012년 경기 남부 통일교육센터(현 경인통일교육센터)에서 상근직 간사, 강사로 일하며 북한학 공부를 시작했다. 여정문학’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시집 ‘두만강 시간’이 있다. 들녘 펴냄 정가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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