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주민들 한 자리 모여앉아 추석음식을 나누다

지역 탈북민 봉사단체를 찾아서/‘남북우정사랑봉사회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9/19 [16:04]

남북한 주민들 한 자리 모여앉아 추석음식을 나누다

지역 탈북민 봉사단체를 찾아서/‘남북우정사랑봉사회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3/09/19 [16:04]

지역 거주 탈북민들, 교회 목사님과 교인들, 대구시 유관단체 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여 추석맞이 음식 나눔 행사로 북적거리는 대구 송현동에 소재한 탈북민단체 남북우정사랑봉사회를 찾았다

탈북민들에게는 반가운 민속명절 추석은 아니다. 주변의 남한사람들은 고향으로 가고 오고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탈북민들이다. 눈물짓고 떠나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그냥 마음속에 묻어두고 기약 없는 세월만 보내고 있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북한에서 병을 얻어 고생했거나 보위부 고문후유증, 북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죄책감, 우울증, 불면증 등을 안고 산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제발 고향에 남겨진 가족을 못보고 눈을 감는 날은 오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무정한 세월은 탈북민들의 마음을 희롱하듯 야속하기만 하다. 고향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날이 갈수록 쌓여만 가는데 고향으로 가는 통일의 날은 언제나 오려는가?

 

 성서종합복지관을 찾아 어르신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서는 준비해간

음식재료로 맛있게 음식을 요리하고

배식, 설거지, 정리정돈 까지 한다

 

- 최서정 남북우정사랑봉사회장

지난 6, 대구시 달서구 송현사회복지관에 이불, 라면 등생활용품을 후원했다. 선물을 들고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을 찾아갈 때가 제일 기쁘다는 최회장은 복지관 주변에서 2시간 동안 쓰레기, 오물, 담배꽁초 줍기 등 환경미화 사업을 열심히 한다. 봉사의 맛은 노동으로 땀을 흘려본 사람만이 느낀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달성군 성서종합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서는 준비해간 음식재료로 맛있게 음식을 요리하고 배식, 설거지, 정리정돈 까지 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성서종합복지관에는 정기적으로 후원금도 보내고 있다.

7월에는 탈북민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 돌잔치를 차려주었다. 아이들이 미래다. 그들은 분명 자라서 대한민국의 번영은 물론 통일까지 이룩할 소중한 존재들이다.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독거 탈북어르신 칠순, 팔순 잔치도 차려줄 예정이다.

올해로 3년째 매월 두 차례씩 독거어르신 가정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머리염색, 목욕, 손톱발톱 관리, 집안청소 등을 해주고 있다. 다정하게 말동무를 해주고 그들과 함께 있어주면 어린애마냥 좋아하는 어르신들이다. 독거어르신 가정을 방문할 때는 꼭 북한음식(순대, 농마국수)을 해간다.

 

 - 최영희 남북우정사랑봉사회 총무

단체가 사무실을 개소하여 맞는 첫 추석이다. 이런 사무실이 있기에 명절이면 부모형제가 기다리는 북녘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탈북민들의 마음을 서로 위로하고 덕담을 나눌 장소라도 있는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회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에 나와서 수고를 한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에게 대접해드린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기에 힘든 줄 모르고 활짝 웃는 얼굴로 담소도 나누며 함께 힘을 모은다.

이번 추석명절에 준비한 것은 고향에서 즐겨먹던 음식들이다. 함경도 아바이순대, 양강도 언감자떡, 장마당 인조고기, 함흥 농마국수, 청진 찹쌀떡, 오이소박이김치 등이다. 타향서 먹는 고향음식은 별미이고 향수도 함께 느낄 수 있어 귀하게 여긴다.

 

남북우정사랑봉사회에서 맛좋은

고향음식을 대접해주니 무슨 말로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손을 맞잡고 고마워한다

 

- 탈북어르신 김명옥(가명, 65)

남한에 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 되었다. 시간만큼 빠른 것이 없어 해마다 추석이면 쓸쓸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남북우정사랑봉사회에서 이번에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맛좋은 고향음식을 대접해주니 무슨 말로 감사의 인사를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손을 맞잡고 고마워한다.

북한에서 쌀 한 줌 받고도 수령에게 감사와 충성의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먹었다. 여기서는 매일 쌀밥을 먹어도 대통령에게 인사를 안 해도 되니 꿈만 같고 어리둥절하다. 정말 살기 좋은 사회는 북한이 아닌 여기 남한이라고 해야 맞다.

집 근처 있는 상점(마트)에 가면 쌀이며 육류, 기름(식용육), 생선, 남새(야채), 과일 등이 가득 쌓였으니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그런데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마음은 아프다. 고향의 자식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니 속이 상해서 자다가도 몇 번이나 일어나 눈물을 훔친다. 고향과 사람이 그리워지는 추석이라며 먹먹해진 가슴을 쓸어내린다.

 

북한음식을 처음 먹어 봤는데

별미로 입맛 돋워...언 감자떡은

신비에 가까웠고 너무 맛있어

음력설도 기대하고 있다

 

- 남한주민 박영실(가명, 48)

추석에 고향으로 못가는 탈북민들을 보며 남한에서 태어난 우리는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탈북민들이 목숨 걸고 찾아온 이 땅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국민들은 늘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오늘 북한음식을 처음 먹어 봤는데 아주 별미였다. 특히 함경도 아바이순대가 그랬다. 순대 안에 쌀이 들어가 있어 신기했고 맛이 독특했다. 함흥 농마국수가 너무 질겨서 가위로 자르려고 했는데 어느 탈북민이 그냥 먹어야 한다고 알려줬다. 언 감자떡은 거의 신비에 가까웠다. 너무 맛있어서 음력설도 기대하고 있다.

오늘 행사에 참여해보니 탈북민도 우리와 다름이 없는 평범한 이웃이고 친구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서 남북한주민들이 민족의 명절인 추석도 즐거운 마음으로 풍요롭게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

 

남북한 주민들이 북한음식을 함께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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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명절 추석의 성묘풍경은 남북이 다르지 않다

 

북한의 추석은

민속명절인 추석이 오면 주민들은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동묘지에 안장된 조상의 묘소를 찾는다. 교통편이 없으면 3~4시간씩 걸어 성묘를 간다. 눈에 띄는 것은 화물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해 성묫길에 나서는 성묘객들이다.

 

]북한에서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1980년대까지 추석 명절 배급으로 성묘를 가는 가정에 한해 술1병과 두부2, 사과3알을 공급했다. 이것도 평양시에 기준한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식량배급이 중단된 이후 아무것도 없다.

 

 이른바 소위 힘 있는 기관(당위원회, 보위부, 안전부, 인민위원회, 외화벌이 사업소 등)은 나름대로 자체로 추석명절 부식물 공급을 대중의 눈을 피해 조용히 하기도 한다. 그래보았자 술 한 병, 생선 한두 마리, 담배 1~2갑 정도이다.

 

 제사할 조상(묘지)이 없는 집은 동네(마을)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이나 교시 말씀판, 영생탑 등을 찾아 수령에게 충성의 인사를 한다. 물론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다. 그래야 충성심이 높은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집에서 차례를 기내고 성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쌀밥과 송편, 돼지고기, 사과, , 대추 등의 과일과 계란, 두부, 콩나물 정도의 간소한 차례상을 산소에 차려놓고 예를 올린다.

 

 성묘객이 조상의 무덤을 찾아 풀을 베고 잔디도 입히며 차례를 지내는 것은 남녘과 다르지 않다.

 

공동묘지 외에도 일반 토지나 산기슭에 묘지가 많다. 무덤 앞에 세워졌던 비석(혹은 비목)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데 이유는 주변 건설장에서 자재사용이나 추운 겨울 난방용 땔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묘비를 세우지 않고 봉분도 작게 만든다. 시신은 헝겊으로 말아 매장한다. 여름철 홍수나 산사태가 나면 묘소가 쉽게 떠내려가고 수년이 지나면 같은 자리에 다른 묘소가 들어서기도 한다하지만 화장이 일반화 되고 1998년 이후 유골보관실이 설치되면서 북의제례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추석에 준비하는 음식

 

= 함경도 아바이순대 - 돼지 창자()에 입쌀, 돼지고기, , 양파, 대파, 고추장, 간장, 마늘, 배추, 시래기(무청)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든 북한식 순대가 유명하다. 보통 당면을 넣은 남한식 순대와 차원이 다르다.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파는 북한식 순대는 남한식 순대보다 2~3배 이상 비싸다. 재료가 다르고 맛이 쫀득하니 더 맛나기 때문이다.

 

= 양강도 언감자떡 - 남한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떡이다. 언감자 가루는 더운 물로 반죽을 하면 시커멓게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송편형식으로 만드는데 속에는 고기 혹은 야채를 넣을 수 있다. 북한에서는 주로 돼지고기를 넣고 만들어 명절에 귀한 손님이 오면 내놓는 특식에 속하는 음식이다. 양강도 대홍단군은 감자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북한의 감자 7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 장마당 인조고기 -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에 생겨난 장마당(재래시장) 음식이다. 고기는 구경하기 힘드니 너무 먹고 싶어 콩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 건조한 것이다. 그것을 칼국수 모양으로 잘게 썰어 갖은 양념을 넣어 볶는다. 그 맛이 약간 고기 맛도 난다고 하여 인조고기’(사람이 만든 고기)라고 부른다.

 

 콩가루를 반죽해 얇게 밀어 건조한 것을

칼국수 모양으로 잘게 썰어 갖은 양념을

넣어 볶은 맛이 고기 맛도 난다고 하여

인조고기사람이 만든 고기로 불려져

 

 = 함흥 농마국수 - 100% 감자가루로 만든 국수다. 남한서는 실향민들이 만든 함흥냉면이 주로 비빔국수(냉면)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실 비빔국수는 북한에 없다. 모두 물냉면뿐이다. 탈북민들이 만든 농마국수는 오리지널 음식으로 많은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보통 2그릇 이상씩 먹었다. 평양의 옥류관이 메밀국수로 유명하다면 함흥의 신흥관은 농마국수로 유명하다.

 

= 청진 찹쌀떡 - 북한에서는 명절에만 겨우 먹어볼 수 있는 찹쌀떡이다. 찹쌀이 워낙 귀하니 생긴 풍조다. 잘 쪄낸 쌀을 절구에 찧어서 콩가루에 묻혀 먹는다. 이때 사용하는 콩은 주로 줄당콩(분홍색갈의 큼직한 콩, 줄기에 달리는 식물)이다. 북한에서 찹쌀떡과 국수는 장수를 의미하는 특별 식품이기도 하다.

 

= 오이소박이김치 - 크게 남과 북이 차이가 없는 음식 중에 하나다. 오이를 일정 크기로 토막 내어 열십자로 칼집을 내고 거기에 온갖 양념을 두고 살짝 익힌 것이다.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이 먹어보기 힘들다. 겨울에는 구경도 힘들지만 여름철에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오이 등 남새(야채)이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 먹고 입고 쓰고 사는 모든 것을 국가가 철저히 배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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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내금강의 명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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