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가능성...‘아는게 없다’? 어디에서부터 풀어나가야 보일까기획/ 북한에서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것남한은 평양과 냉면…북한 고향 그리고 고향음식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라는 인식 큰 편 소수의견 ‘아는 게 없다’, ‘통일은 물 건너갔다’
“북한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이고, 또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인가?” 남한 사람과 탈북민에게 간단하게 들어보는 형태로 물어봤다. 질문은 전화와 이메일, SNS 메시지 등을 이용해 생각이나 응답을 받았다. 응답을 받은 사람은 대략 남한 사람 20명, 탈북민 10명 정도다. 아울러 질문 결과와 별도로 북한을 지역으로 나눠 가볼 만한 곳과 지역 음식을 찾아 정리했다. 북한에서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등 두 가지 물음에 대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해줬다. 하지만, 일부는 답변하기 어렵거나 의미가 없다고 반응했다. 대체로 “아는 정보가 없어서 답을 할 수 없다”, “잘 모른다”, “평소에 생각해본 적이 없는 주제라 답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런데 극히 일부는 “통일은 이제 물 건너갔으니 답변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통일이 물 건넜다는 응답은 최근 북한이 통일의 가능성과 관련 있는 것을 없애는 것을 비롯해 남한을 적대국으로 바라보는 일련의 움직임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 ‘평양’과 ‘냉면’ 가장 많이 응답
가보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것은 ‘평양’과 ‘평양냉면’이 각각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특기할 점은 남한 사람의 경우다. 탈북민의 경우 거의 대부분 ‘고향’과 ‘고향음식’을 손꼽았다. 아울러 남한 사람 중 고향을 가보고 싶다는 응답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 같은 응답은 대부분 북한과 관련이 있거나 사연이 있는 사람인 경우였다. 이런 까닭에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것은 본의 아니게 남한 사람의 생각을 중심으로 정리하게 됐다. 질의응답 내용은 표로 정리했다. 남한 사람이 평양과 평양냉면이 1순위를 선택한 것은 응답을 기준으로 판단해볼 때 익숙함에서 나온 응답일 가능성이 크다. 평양의 경우 북한의 수도라는 점과 함께 북한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냉면은 북한을 소개하거나 관련이 있는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데다 전통 평양냉면을 접하기 어려운 까닭에 남한 사람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먹어보기 어려운(?) 음식이라는 여건이 응답에 반영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가보고 싶은 곳 남한 사람은 평양, 금강산, 백두산 및 천지, 대동강 부벽루, 원산 칠보산, 묘향산, 옥류관, 농경지대(옥수수밭), 원산 함흥 동해안, 개마고원 일대 등을 선택했다. 해안을 따라가며 해산물 요리 투어를 하면서 북한 전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소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답변도 나왔다. 개성공단을 가보고 싶다는 의견과 김정일 전속 요리사로 근무했던 일본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를 만나고 싶다는 답변도 있었다. 탈북민은 대부분 고향과 고향음식을 선호했다.
▲ 먹고 싶은 것 남한 사람은 먹고 싶은 음식은 평양냉면이 응답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 음식으로 선정됐다. 평양냉면에 이어 관심을 보인 음식은 평양만두, 함흥냉면, 단고기(개고기), 북한식 백반, 가자미식혜, 자연석 석돌구이 불고기(삼겹살), 송이버섯 요리, 순댓국 등이 등장했다. 이 외에 북한에서 만든 맥주, 곰뼈나 호랑이뼈로 만들었다는, 이른바 ‘뼈술’을 먹어보고 싶다는 답변도 있었다. 탈북민은 고향음식과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 가고픈 곳은 평양·먹고픈 것은 냉면
민주평화통일자문회(민주평통)는 2023년 10월 ‘미리 가보는 북한 여행기’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평양,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등 지역별로 나눠 ‘북한의 볼거리’와 ‘북한의 먹거리’를 소개했다. 민주평통이 영상에서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은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이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려고 하지만, 일반 사람의 북한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제한적인 게 현실이다. 이번 기획에서 북한에서 가고 싶은 곳과 먹고 싶은 곳을 주제로 정한 이유도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어디를 가면 좋을지, 어떤 음식을 목고 싶은지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북한 지역을 가볼 수 있었던 기회는 2008년 금강산관광이 끝이다. 이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는 현재까지 없다. 1부에서는 남한 사람과 탈북민에게 가고픈 곳과 먹고픈 것을 묻고 정리했는데, 2부에서는 민주평통 영상을 참고해 북한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은 평양, 평안도, 함경도 등 지역별로 나눴고 해당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와 먹거리에 대해 재정리했다.
▲평양 평양은 북한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다. 평양에서 유명한 곳은 평양팔경(平壤八景) 또는 기성팔경(箕城八景) 중 하나로 손꼽는 곳이 모란봉(牡丹峰)이다. 96m 높이의 절벽과 대동강 물줄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북한의 유일한 자연사박물관인 평양자연박물관은 우주, 지구의 탄생, 동·식물에 관한 지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평양의 별미는 평양냉면과 평양어죽이다. 평양냉면은 깔끔하고 슴슴한 맛(약간 싱거운 맛)으로 유명하다. 생선 대신 닭고기를 넣은 평양어죽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한다.
▲평안도 평안도는 약산동대(藥山東臺)의 진달래 물결이 유명한 곳이다. 약수와 약초가 난다고 해서 약산동대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관서팔경에 하나로 손꼽히는 명승지다. 또 ‘향기로운 나무가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묘향산도 볼거리다. 북한의 5대 명산에 속하는 묘향산에는 팔만대장경이 보존된 보현사가 있다. 평안도는 두릅 산지로 유명해 두릅나물밥이 별미다. 후식으로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쫄깃한 옥수수 면이 들어간 강량국수를 추천한다.
▲함경도 조선시대의 행정구역이었던 함경도는 함경과 경성의 머리글자를 딴 지명이다. 함흥대극장이 있는 곳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백두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함경도는 추운 지역이기 때문에 체온 유지와 피로 회복에 좋은 요리가 유명하다. 동태 속에 밥과 채소를 섞어 넣는 명태순대, 또 불에 구운 굴과 파로 만든 굴산적으로 원기를 회복한다고 한다.
▲황해도 황해도는 한반도의 중부에 있는 지역이다. 황해도 몽금포는 경승지 제9호로 지정한 곳이다. 길고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맑은 해수가 유명해서 ‘천의 백사장’이라 부른다. 황해도는 우리에게 액젓으로 유명한 까나리를 볶아서 먹는데, 멸치볶음과 비슷한 까나리볶음이 유명하다.
▲강원도 강원도는 북한 원산시에 있는 남동부 지역이다. 현재 유일하게 남북으로 나누어진 지역이다. 폭포소리가 수십 리 밖까지 울린다는 울림폭포가 유명하다. 무려 75m 높이에 폭포 주변은 뾰족한 산봉우리들이 뻗어 있으며 아래로는 칼을 닮은 벼랑들이 둘러싸고 있어 장엄한 경치가 특징이다.
이 외에도 금강산 서쪽에 있는 만물상(萬物相)은 기암괴석으로 이어진 산악미가 인상적이며, 아름다운 호수와 해안 바다가 절경을 이루는 해금강도 경외로운 자연경관 중 하나다. 강원도 고성 지방에서 나오는 잣은 알이 크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며, 금강잣죽을 몸보신제로 즐긴다고 한다. 감자는 강원도 대표 식재료인 만큼 강원도 향토음식으로 감자송편이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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