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날’은 모두 우리 국민이라는 메시지 전파...통일 앞당기는 시발점

[인터뷰]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장 기덕영 황해도지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07/24 [13:05]

‘탈북민의 날’은 모두 우리 국민이라는 메시지 전파...통일 앞당기는 시발점

[인터뷰]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장 기덕영 황해도지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07/24 [13:05]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에서 ‘2024 실향민 문화축제가 지난 614일부터 16일까지 있었다. 이북도민들은 1945년 해방 후부터 이북의 공산독재 사회에서 이남의 자유민주 사회로 내려온 사람들로 천만 실향민이라고 했다. 북한정권의 피해자인 실향민들은 통일 후 누구보다 빨리 고향으로 가려고 속초, 인천, 파주 등 이북 인접지역에 많이 거주한다.

실향민 문화축제2016년에 시작됐다. 합동망향제, 이북생활재현 및 체험행사, 사진전시회, 연극과 퍼포먼스, 실향민 노래자랑, 이북사투리 경연대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북도민과 탈북민, 이산가족, 시민들이 참여한다. 속초엑스포광장서 있은 개막식에서 이병선 속초시장의 인사말과 기덕영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장의 축사가 있었다.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기덕영 황해도지사를 만났다.

 

- 이북도민과 실향민은 다른 말인가.

흔히 이북이 고향인 어르신들을 실향민으로 부르지만 정부의 법적 용어는 이북도민이다. 보통 탈북민을 탈북자’ ‘새터민’ ‘북향민등으로 부르지만 법적 용어는 북한이탈주민인 것과 같다. 19537월 한국전쟁 휴전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 이북서 내려온 사람은 이북도민이후에 내려온 사람은 북한이탈주민이다.

- 현재 이북도민 현황은.

지난 1970년 기준으로 가()호적을 취득했을 경우의 이북도민의 수는 약 5463천 명 정도로 파악되었다. 정부 통계청 기준으로 인구증가율 등을 반영했을 때, 2023년을 기준으로 이북도민 수는 약 8774천 명으로 추정한다.

이중 황해도가 2194천 명으로 25%인데 가장 많다. 남한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으로 본다. 평남도가 1843천 명으로 21%, 평북도가 1316천 명으로 15%, 함남도가 193만 명으로 22%, 함북도가 965천 명으로 11%, 경기미수복 시·군이 351천 명으로 4%, 강원미수복 군이 175천 명으로 2%일 걸로 추산한다.

- 이북5도위원회의 역할은 뭔가.

이북5도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에 따라 설립된 행정안전부 소속 국가기관이다. 정부는 1949년부터 이북5도지사를 임명하는데 이는 헌법에 명시된 영토권의 본질을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 한반도 전체 영토주권을 실질적으로 천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북5도지사를 위원으로 하는 이북5도위원회를 설립하여 이북5도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처리하고 있다.

 

70년 기준으로 가호적 취득 경우

이북도민는 5463천여 명 파악

정부 통계청 기준으로 인구증가율

반영했을 때, 2023년을 기준으로

도민 수는 8774천 명으로 추정

 

- 좀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1945815일 현재 행정구역상의 도()로서 아직 수복되지 않은 황해도, 평남도, 평북도, 함남도, 함북도 및 1945815일 현재 행정구역상 경기도와 강원도의 아직 수복되지 않은 시·군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북5도의 역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여 왔다. 개청 초기 이북도민의 남한사회 정착지원과 반공·안보 활동 중심에서 최근에는 급속도로 증가한 탈북민의 정착지원, 사라져가는 이북5도 향토문화의 보존·계승을 위해 노력하는 등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 이북도민과 탈북민의 단합 요건은.

이북도민과 탈북민의 단합은 같은 고향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상호존중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이북5도위원회는 두 그룹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가족 결연식과 기업체연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기관은 탈북민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추진하여 서로 소통할 기회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도 이북도민이 주체가 되어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 탈북민과의 어떤 협업을 하고 있나.

지금까지 모두 25백여 세대의 이북도민-탈북민 가족 간의 자매결연을 해왔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각 이북도지사들이 전국 16개 시·도지역사무소 중 3개씩, 위원장은 4개를 맡아 이 사업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이북도민-탈북민 기업체연수교육 사업은 16주 과정인데 이것도 우리 위원회의 중점과제 중에 하나다.

 

탈북민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추진

서로 소통할 기회의 장 마련할 것

하나원도 이북도민이 주체가 되어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개선 필요

 

- 첫 탈북민의 날(714) 의미는.

올해 1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의 포용과 정착지원을 위해 북한이탈주민의 날제정을 주문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지난 521북한이탈주민의 날(7.14)을 기념일로 지정하는 개정안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의 의미는 포용과 통합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북한이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핵무기로 남한을 위협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큰 의미가 있다. 독재자의 쇠사슬에 묶인 북한주민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메시지를 전파하여 통일을 앞당기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탈북민의 날 행사가 많이 있던데.

서울시가 전국지자체 중 처음으로 제1북한이탈주민의 날에 즈음한 북한인권포럼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당일(714)은 통일부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하는 탈북민 대형행사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것을 준비한다.

또한 78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시청 B2 시민청에서 북한과 탈북민 관련 각종 사진전시회, 영화상영회 및 출연자와의 만남, 통일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서울시의 이런 모습은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141차기념으로 8~13일까지

시민청에서 북한과 탈북민 관련

사진전시회, 통일세미나 등 진행

서울시의 이런 시도는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 끼칠 것

 

- 북한주민에게 주는 영향은 있는가.

당연히 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다. 노동당의 선전대로라면 조국과 인민을 배신하고 남으로 도망간 변절자, 민족반역자인 탈북자들을 위한 대한민국 국가기념일이 생겼으니 왜 안 놀라겠는가. 김정은 독재정권이 무서워 말을 못해서 그러지 속으로는 남한을 무척이나 동정하고 흠모할 것이다.

- 북한이 왜 오물풍선을 보냈는가.

북한의 오물풍선은 외형상 탈북민들의 대북전단에 대한 보복성 조치이지만, 본질은 남한사회의 이념(보수·진보) 갈등을 노리는 의도다. 오물풍선 내용물은 자신들의 열악하고 궁핍한 생활모습을 세상에 보여준 창피스러운 추태이다.

오물풍선 살포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또한 남북의 신뢰를 저해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다. 북한의 행동은 국제사회서 고립만 초래할 뿐이다.

- 남한의 대북방송 재개의 의미는.

국군은 지난 69, 대북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하였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맞선 것으로 강력한 경고성 대응이었다. 정부의 대북확성기 방송은 1963년에 처음 실행되었다. 이는 1962년에 이뤄진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한 조치인데 지금껏 모든 대북방송은 북한이 그 원인을 제공했기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추진을 위해 방송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막무가내식이다.

- 탈북민을 어떤 존재로 보는가.

탈북민들은 월남한 이북도민과는 달리 북한사회의 현실상을 직접 체험한 분들로 북한을 한국과 같은 사회로 변혁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들은 온전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비춰볼 때 반신불수가 되어있는 북녘동포를 구출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의한 통일로 확신할 것이다.

 

탈북민들은 월남한 이북도민과 달리

북한사회의 현실상 직접 체험했기에

한국처럼 변혁해야 한다는 인식 강해

 

- 통일과 탈북민의 역할은.

탈북민이 갖고 있는 북한사회의 정보는 대북정책과 통일 후 안정화사업에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한 사전 준비에 긴요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은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된다.

이북5도위원회는 예전부터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다양한 사업추진에 반영하고 있다. 이들이 남북의 중간 매개체로서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도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위원장 방은 늘 열려 있고 탈북민 모두 환영한다.

 - 황해도의 탈북민 업무는 어떤 것이 있나.

황해도는 다른 이북4(평남, 평북, 함남, 함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탈북민이 훨씬 적은 편이다. 이유는 38선이 북·중 국경보다 무척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별도로 탈북민을 관리하거나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향후 도정차원서 탈북민들을 지원할 수 있게 추가적인 업무 및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이때 다른 도에서 시행하고 있다면 벤치마킹해서 보완하겠다.

 

황해도에는 탈북민이 훨씬 적은 편

·중 국경보다 위험하기 때문인 듯

향후 탈북민 지원 할 추가적인 업무

프로그램 개설하는 방안 모색할 예정

 

- 자신을 소개해 달라.

황해도 금천군서 출생한 선친(先親)과 황해도 평산서 출생한 선자(先慈)의 이북도민 2세대이다. 금천군은 황희 정승과 한석봉 선생의 설화가 깃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유년시절에는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피란 나와 어렵게 살아왔다.

명절이나 제삿날이면 절을 하시고 눈물을 흘리셨고 그 모습을 보며 고향이 황해도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근검한 생활방식이 몸에 배이신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적극 돌보며 살라고 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실향 2세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

투철한 안보의식을 고취...전역 후

한국외환은행, 행정자문위원 재직

현재 중앙도민회 부회장으로 활동

 

 - 사회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살아생전 부모님 고향이 수복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다. 졸업과 함께 임관해 육군 제1905부대 부대장, 20기계화보병사단 부사단장 등을 역임하여 투철한 안보의식을 고취하였다. 전역 후에는 한국외환은행 안전관리부장으로 재직, 황해도 행정자문위위원과 황해도 중앙도민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기덕영 황해도지사

- 황해도의 자랑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이 많이 존경하는 이승만 대통령,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등이 황해도 출신이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 송해(본명 송복희) MC·방송인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황해도인의 멋진 이름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이들보다 더 훌륭한 분들은 바로 우리 황해도 출신의 모든 어르신들이다. 아무쪼록 고향으로 가시는 날까지 꼭 건강하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한반도 통일의 기반이다. 이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880만 이북도민의 확고부동한 연대 정신과 단합된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가동해 압도적 힘으로 자유, 평화, 번영의 한반도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북도민들도 힘을 보탤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금강산 내금강의 명경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