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북·중·러 관계 증진의 시험대 될 듯[분석] 북·러, 두만강 하류에 신규 ‘자동차 다리’ 건설 합의
▉ ‘북·러 조약’ 체결시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에 관한 협정’도 맺져 주변국 관심을 불러일으켜
‘북·러 조약’ 체결시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에 관한 협정’도 맺고 있어 주변국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북한의 라선과 러시아 하산 지역을 자동차 도로로 잇는 작업인데, 현재는 이곳에 오래된 철도 다리만 있을 뿐이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러시아와 북한을 설득해 두만강 하류를 중국화물 운송을 위해 개방해주도록 노력해 왔는데, 이는 내륙지역인 동북의 지린성을 동해로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푸틴이 최근 베이징과 평양을 연이어 방문하면서 중국의 오랜 희망을 되살린 것으로 보이는데, 이 교량건설 합의는 향후 삼국간의 관계 발전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근 홍콩의 유력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지는 이 프로젝트가 주는 함의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과의 면담 취재를 통해 심층 분석을 하면서, 이는 북.중.러 간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기본적으로, 북.러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박, 특히 해군의 두만강 하류 수로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서방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 북·러와 너무 긴밀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두만강 하류 북한과 러시아간 국경 17km 구간에는 구 소련 시대의 낡은 ‘철도 다리’ 하나뿐 교량 때문에 화물선 항해 못해
지난 5월 푸틴과 시진핑의 베이징 정상회담 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류를 통해 동해로 항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북한과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로 먼저 합의했다. 3국간에는 이를 위한 논의가 "곧"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신문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두만강 하류에는 북한과 러시아간의 짧은 국경 17km(101/2마일) 구간이 있는데, 여기에는 구 소련시대의 낡은 ‘철도 다리’ 하나만 있으며, 이 교량 때문에 화물선이 항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푸틴의 평양 방문시 합의한 새 ‘자동차 다리’ 건설 합의를 두고, 일부 관측통들은 신규 교량 건설시 舊 철도 다리는 철거되어 해상 운송을 용이하게 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러가 중국 선박, 특히 군함에 대해 항로를 개방하는 것을 믿지 않았다.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연구관 리 리판(Li Lifan)은, 여러 논의 끝에 중국에게 두만강 하류를 개방하게 된 것은 "전략적 승리이자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중국은 일본과 유럽으로 가는 화물운송 기간을 단축하고, 두만강의 해상 출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는 보답 차원에서, 중국의 도움으로 극동 지역을 완전히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중국은 이 지역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대거 투자할 것이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평가했다.
▉푸틴의 평양 방문시 체결된 협정에 신규 자동차 다리 건설 합의...어디까지나 두만강 하류에 다리 하나 더 놓이게 되는 것
사실, 북·러 모두 중국이 이 지역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얻게 되는 것을 꺼려왔다. 19세기(1860년 베이징 조약) 제정러시아가 중국의 약점을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확보하였다. 결국엔 연해주 지역을 러시아에 할양해 줄 수밖에 없었던 중국은 역사적 고통을 오랫동안 감내해왔다. 리리판은, “중국이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연결되도록 북.러간 새로이 자동차 다리를 건설키로 한 것은 푸틴이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신 교량 건설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다면, 북.러가 이를 거절할 리가 없다고 본다. 새 교량이 건설되면 오래된 철도 다리를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형 화물선의 항해에 장애물이 제거되는 셈이다“고 평가하였다. 도쿄의 국제기독교대학의 스티븐 나기(Nagy) 교수는 "두만강을 선박에 개방하는 것은, 중국에게 수출 경로, 동해에서의 힘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 해운, 자원 및 경쟁에 중요한 북극항로에 대한 잠재적 접근성 측면에서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스크바와 평양 모두 중국해군 함정이 자국 영해를 항해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극동에 대한 중국의 장기적인 의도를 잘 인식하고, 불안해하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현재 이 지역의 러시아와 북한 영토가 과거 중국의 영토였다는 ‘무례(faux pas)’한 주장을 할 때 마다 불안감이 고조 되었다"고 경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의 아르욤 루킨 교수는, “북·러가 동해로 나가는 출구에 대한 중국의 요구에 동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 내가 아는 한,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기존의 철도 다리를 철거할 계획이나 합의는 없었다. 푸틴의 평양 방문시 체결된 협정에 신규 자동차 다리 건설에 합의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두만강 하류에 다리가 하나 더 놓이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동해로 중국산 화물 허용에 관심이 없다고 본다. 만일 중국이 동해로의 직접 항로가 허용 되면, 기존의 블라디보스토크, 나홋카, 라선(라진-선봉)과 같은 동해상의 러시아와 북한 항구들의 비지니스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언젠가 러시아, 북한, 중국이 두만강 항로를 전면 개방하는 조건에 동의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고 분석하였다
다만, 러시아는 중국 ‘관광 및 유람선’의 두만강 운항을 허용할 수 있지만, 두만강을 통한 화물 운송, 특히 해군 항해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없다. 언젠가는 러시아, 북한, 중국이 두만강 항로를 전면 개방하는 조건에 동의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분석하였다. 런던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 London)의 나타샤 쿠르트(Natasha Kuhrt)교수는 “러시아는 중국 군함의 동해 접근을 우려한다. 또한, 두만강은 너무 얕아 정기적인 준설 비용이 엄청날 것이며 항해가 가능토록 하는 것은 엄청난 비지니스가 될 것이다. 물론 항해 허용은 중국에 큰 이익이 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에 라진항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북한과 어떤 형태의 동맹에도 얽매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적인 '동맹(Do Alliances)'을 맺지도 않을 것이며, 중국은 북한 정권을 통제할 수도 없다" 분석하였다. 도쿄 국제대의 Nagy는 이에 동의하면서, "동맹을 향한 어떤 움직임도 아직 볼 수 없다. 중국은 푸틴의 무모한 우크라이나전쟁과,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 정권에 말려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고 평가했다. 쓰촨대 팡중잉(Pang Zhongying)교수는 “중국이 두 이웃 국가와의 협력을 심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북·중·러 삼각관계의 복잡성을 감안 할 때 푸틴이 약속한 것은, 실제 중국이 동해로 나가는 출구를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또 하나의 공허한 약속일 것이다. 사실, 두만강 하류가 운송을 위해 개방되어도 중국은 여전히 사용을 위해 러시아와 북한의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중국이 현재 국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방과 러시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 갈림길에 서 있지만, 모스크바와 평양을 선택하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전쟁의 한 가운데서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도 좋은 징조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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