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가 사상초유의 거대한 홍수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훨씬 높아져 신의주와 의주군에서만 무려 5천여 명의 주민이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다음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대피작업을 지휘하고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였다. 인민군 부대에 인명구조 요청을 긴급 지시했으며 한편 홍수피해 예방에 실패한 유관기관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의 무기력함은 남북이 별 차이가 없지만 그것을 복구하는 데서 분명한 차이는 있다. 인력과 중장비로 피해 현장을 복구하는 남한에 비해 인력에만 의존하는 북한이다. 국가경제발전 수준의 차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통과 아픔이 가증되는 북한주민들의 초췌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타깝다. 경기도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김원철 한반도평화통일재단 부이사장을 만났다.
- 북한 신의주 홍수피해 어떻게 보나. 압록강에서 유례가 없는 최대 홍수피해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에서 압록강 인근 여러 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할 정도라면 보통 심각한 것 같지 않다. 현지에서 내각과 위원회, 성, 중앙기관, 안전 및 무력기관에 피해 방지와 신의주 수해복구 총동원령을 하달했다. 사실 작년 8월에도 평안남도 안석간석지 피해복구 현장을 시찰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몇 년간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문란해졌다”며 격노했다. 그런데 그 김덕훈 총리는 지금도 그대로다. 수령의 대노가 쇼에 그쳤다. 이번 홍수피해는 김 위원장의 잘못이다. 수령인 그의 지시로 지금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삼지연시건설,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등에 전당, 전체 인민이 동원되었고 수해방지시설 건설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주민들이다.
- 수해현장 사진을 보며 든 생각은. 주민들의 얼굴을 보니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거무스레하고 바싹 마른 모습이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의 영양분이 좋은가? 나쁜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정은 위원장의 살 오른 얼굴과 인민들의 야윈 얼굴을 비교해 보자. 초고도 비만의 김 위원장의 얼굴은 영양상태가 너무나 넘쳐나서 문제이고 반대로 앙상한 뼈만 남은 인민들의 얼굴은 영양성분이 모자라서 문제이다.
압록강서 유례 없는 최대 홍수피해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서 인근 지역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할 정도
현지서 내각과 위원회, 중앙기관 안전 및 무력기관에 피해 방지와 신의주 수해복구 총동원령 하달
- 북한이 남한의 수해지원을 거부하던데.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8월 1일 ‘대북수해지원 발표문’을 통하여 “북한주민들이 처한 인도적 어려움에 대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지에서 북한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음날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 쓰레기들”, “서울 것들”이라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맹비난했다. 남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강하게 강조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정부의 수해지원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 북한의 옹졸한 태도를 어떻게 보나.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남북이 정치적으로 심히 싸우더라도 재난 앞에서는 인도주의적 마음을 보여야 한다. 북한당국이 수재민들의 아픔을 정말로 가슴 아파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지금처럼 국제사회에 자신의 옹졸한 마음을 보여주면 안 된다. - 과거 평양을 방문하였던데. 2007년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CTS기독교TV 특별대담에 출연해 “담임목사 은퇴 전 북한의 심장병 어린이를 위해 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후 평양에서 호응이 왔다. 수령 가문에 심장병 질환자가 많은 것과도 연관으로 느껴졌으며 그해 12월 조용기 목사의 방북단 일행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로 안쓰럽기도...남북이 정치적으로 심히 싸우더라도 재난 앞에서는 인도주의적 마음을 보여 줘야 해
- 평양 방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평양만수대의사당에서 12월 5일 조용기 목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정부 수상 격)과 30분 남짓 면담이 있었다. 이후 착공식을 열었고 공사는 잘 진척되어 2010년 1월까지 공정률 35%로 골조공사가 마무리 단계였다. ‘평양조용기심장병원’(평심원)은 지하 1층, 지상 7층에 병상 260개 규모로 당시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중 하나다. 2010년 5월 정부의 ‘5·24 조치’(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강경한 대북제재 조치)로 중단됐다. - 평심원 건설 재개 가능성은 있나. 어떻게 하든 재개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활동이라도 결국은 당국의 승인 하에 이뤄지기에 다소 난감할 때가 있다. 보수·진보정부 모두 대북정책의 결과는 낙제다. 민간 및 종교단체가 나서야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서는 북한의 260개 시·군·구역에 ‘인민병원’ 건립 및 현대화 계획을 갖고 있다. 1개 병원에 1억 원씩만 든다고 봐도 260억 원인데 한국교회서 이 돈은 그리 큰돈도 아니다.
‘평양조용기심장병원’(평심원)은 지하 1층, 지상 7층에 병상 260개 규모 당시 200억원 예산 투입된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중 하나 2010년 5월 정부의 ‘5·24 조치’로 중단 돼
재개 희망 불투명...인도주의적 대북지원 활동이라도 당국의 승인 하에 이뤄지기에 난감해...보수·진보정부 모두 대북정책의 결과는 낙제로 민간 · 종교단체가 나서야
- 추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다면. 3박 4일간 평양 중심지에 있는 고려호텔에 머물렀다. 나름 불편한 것이 없었다. 관계기관의 안내로 단군릉, 서해갑문, 칠골교회, 김일성 생가(만경대고향집), 주체사상탑, 봉수교회 등을 방문했다. 유동시간에 내가 일부러 이북 사람들과 친하고 싶은 마음에서 평안도 사투리를 쓰니 안내하시는 분이 조금 의아해하더라. 어느 날 그분이 “목사선생은 혹시 고향이 이북입네까?” 하고 묻기에 “내래 고향이 강서야!”라고 했다. 남포 강서로 착각한 모양이다. 내 고향은 서울 강서, 부산 강서도 아닌 전라북도 김제다. 6·25전쟁 중인 1951년에 태어났다.
- 본인의 경력을 말해 달라. 1979년 한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82년 5월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몸담고 지금까지 사역하고 있다. 12·13대 순복음교회 청년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선교 담당, 목회담당, 교무담당 등의 직분을 맡았고 순복음 여러 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현재는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장을 맡고 있다. - 한반도평화통일재단을 소개해 달라. 백령도 해상에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이 침몰돼 장병 40명 전사, 6명이 실종되었다. 실종자 중 조카(누이의 손자)도 있었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오히려 한반도에 지금처럼 반목과 갈등보다 화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후 발로 뛰면서 2014년 3월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통일재단을 설립하였다. 이사장으로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를 모셨다. 남북이 무력이나 흡수통일이 아닌 화해와 협력을 통해 평화통일을 이루자는 가치를 내걸었다. 2014년 3월 사단법인 한평통재단 설립 이사장에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 세워 남북 화해·협력 평화통일 가치 내걸어
- 바람직한 대북지원은 뭔가. 남과 북이 인적교류와 경제협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남한 기독교인들의 북한선교 예배기도 모임도 중요하다. 특정 교단, 교회의 이름이 아닌 전체 한국교회가 일심동체 되어 북한선교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200개 대북 관련 단체의 협의체를 만들고 특히 기독교 관련 단체의 협의체를 구성해 한마음으로 북한의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물심양면으로 꾸준히 돕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지원이다.
남과 북이 인적교류와 경제협력도 중요 못지않게 기독교인들 북한선교 예배기도 모임도 중요...200개 대북 관련 단체의 협의체 구성해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물심양면으로 꾸준히 돕는 것이 바람직
- 월요 한반도평화기도회는 언제부터 했나.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통일재단의 주요 활동 중에 하나다. 단체설립 이후 지금까지 10년째 계속 해오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4년은 정부시책에 따라 중단되었다. 초기에는 내가 시무하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은평성전에서 시작했다. 이후 광명시 소재 여의도순복음소하교회서 이어 갔으며 지금은 오산리기도원에서 하고 있다. 우리 사회 남북관계, 대북, 통일교육, 안보 분야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셨거나 현재도 꾸준하게 진행 중인 명망 있는 분들을 연사로 초대한다. 미지의 북한을 제대로 알려면 우리는 공부를 많이 하고 기도도 계속해야 한다. - 본 기도회는 어디서 착상을 했는가. 지난 1982년 2월 동독 라이프치히시(市)의 성 니콜라이교회 크리스천 퓨러 목사와 지방에서 목회하다가 올라온 보네베르거 목사가 의기투합해서 독일평화통일 염원의 월요기도회를 시작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7년 후 수십만 동독시민의 사회운동으로 확산되었고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 붕괴 도화선 역할을 했다. 이를 모델로 2014년 10월 6일(월) 첫 월요기도회를 시작, 오늘까지 316차가 되었다. - 독일 통일과정에서 특이한 사례는. 독일 통일 이전에 45만 명의 동독주민이 자유를 찾아 서독으로 넘어왔다. 굳이 상상하면 한국으로 45만의 북한주민이 탈북자로 내려온 것이다. 이중 15만 명은 서독정부에서, 나머지 30만 명은 서독의 교회에서 정착지원을 적극 도왔다. 또한 동독 목사들의 급여(생활비)를 서독 교회들이 지원했다. 전체 금액의 30%를 공산당에 수수료로 지불해서라도 70%를 동독 목사들 본인에게 주었다. 이 사실을 서부독일 언론에서 함구했다. 동독 사람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독일 통일 이전 45만 명의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넘어와...상상하면 한국으로 45만 북한주민이 탈북자로 내려온 것 15만 명은 서독정부에서, 30만 명은 서독 교회에서 정착지원을 적극 도와
- 한국에는 어떤 실책이 있나. 정치권과 언론의 수준 낮은 행태이다. 과거 한국은 북한에 인도주의적으로 식량을 지원해 주고 사용처를 따지는 형식이다. 탈북민들이 쌀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하니 군대와 간부에게만 주었는가? 하는 식이다. 간부가 먹든, 백성이 먹든, 군대가 먹든 똑같은 인민이다. 식량과 의약품, 어린이 영양제 등 인도적인 대북지원은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그냥 주는 것이다. 2천만 동포가 죽고 통일은 해서 뭐 하겠나. - 정치권의 서로 다른 대북정책도 문제가 아닌가. 물론이다. 한국의 보수정권은 북한의 독재정권 비판과 인권문제를 부각하고 진보정권은 북한주민 생계지원 및 경제협력 등에 비중을 둔다. 모두 필요한 것인데 이를 합치지 못하는 정치권이다. 지금처럼 여·야가 상반되는 서로 다른 대북정책은 점진적 한반도통일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무엇보다 북한주민을 자기 지역구 주민으로 생각하는 따뜻한 동포애, 통일애국심부터 가져야 한다.
한국은 북한에 인도주의적으로 식량 지원해 주고 사용처를 따지는 형식 간부, 백성이, 군대가 먹든 같은 인민 식량·의약품, 어린이 영양제 등 인도적 대북지원은 따지지 말고 그냥 주는 것
- 쿠바 선교부흥회 준비 중이던데. 오는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쿠바공화국 수도 아바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내년에 있을 이영훈 목사의 쿠바부흥회 준비 차원에서다. 쿠바는 북한, 중국, 베트남 등과 지구촌에 4개 나라뿐인 전형적인 공산당 일당독재의 사회주의 국가다. 최근 한국에 망명해온 쿠바 주재 북한참사(리일규) 소식이 있었다. 이는 북한체제가 외부로부터 흔들릴 신호탄으로 보인다. 언제인가 평양의 15만석 규모의 ‘5월1일경기장’에서 평양 대부흥회가 열리는 날이 꼭 오고야 말 것이다. - ‘탈북민의 날’ 제정 소감은. 해외에 있는 북한주민들은 한국정부의 ‘북한이탈주민의 날’(7월 14일) 제정에 내심 감동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날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북한주민도 신경을 쓰겠다고 연설했다. 정부가 못하는 탈북민정착 지원 도움을 교회가 충분히 할 수 있다. 탈북민들이 이 땅에 잘 정착하는가? 못하는가? 함은 우리의 통일시험이고 연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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