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민족의 명절이다. 시대가 달라지고 문화도 변화하지만 추석은 여전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 가장 가족적인 날이어서 이날을 기려 정과 그리움을 표현할 수가 있게 된다.
하지만 명절이면 더욱 슬퍼지고 외로움이란 세 글자를 부각하면서 자신들의 인간적 존재감 앞에 작아지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름 아닌 탈북민들이다.
탈북민 공익단체 우리원(대표 채신아)과 사단법인 탈북민공익활동지원연합(공동대표 장국철)은 추석인 17일 당일, 갈 곳이 없어 집을 나서지 못하는 탈북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충남 아산에서 개최했다.
탈북민이 탈북민을 위해 개관한 탈북민 쉼터에서 진행된 이날, 80여명의 탈북민들이 마치 고향집을 방문하듯 찾아 어울렸고 농마국수를 분틀로 누르고 찰떡을 떡메로 치는 등 북한 고향집의 추석 같은 문화를 재현하여 시종일관 즐거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채신아 대표는 “오늘 우리들의 모임은 행사도, 교육프로그램도 아니다. 서로가 가족이 되어 함께 하루를 지내면서 무겁게 짓누르는 각자의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충전하자는 의미”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장국철 공동대표는“탈북민들의 눈높이를 헤아려 오늘 같은 날 고향집 역할을 해줄 수 있어 단체장으로써 보람을 느낀다”며서 ‘앞으로 사회나 제도가 다 미칠 수 없는 정착현장의 이모저모를 민간차원에서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을 많이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사)나눔과 기쁨 김원진 이사, 우리원 자문위원들인 김원진 목사, 황기식 목사, 박성화 목사가 함께 하였으며, 남북하나재단 자문위원 이영철 대표, (사)새삶인 협회 이장열, (사)남북공동체중앙협의회 고미화 대표 등이 참여했다.
탈북어르신 김록순(75세)은 “고향 가듯 찾아오는 발걸음마저 설레이었다. 고향 떠나 15년 만에 추석날 이렇게 갈 곳이 생겼다는 것이 눈물이 나고 가슴 아프면서도 너무 좋았다. 오늘 손주 손녀 선물 받듯이 단체에서 마련한 선물까지 받고 보니 그동안 맺혔던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면서 눈물을 보였다.
탈북민 단체가 이렇듯 솔선해서, 탈북민의 정착을 위해 현실에 맞고 생동감 있게 일하는 모습에 지역사회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