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택하자?

황흥룡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4/09/23 [12:11]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택하자?

황흥룡 칼럼니스트 | 입력 : 2024/09/23 [12:11]

[시 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통일이 지난하고 평화도 요원하니 평화를 위해 통일을 포기하자고 했다. 그냥 2국가로 살자는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이 한반도는 1991년부터 2국가였다는 말은 논점이 다르다. 우리가 유엔에 동시가입하면서 사실상 2국가였지만 2국가를 인정하지 않고 통일될 때까지의 잠정적 특수관계로 설정한 것이고 남북교역도 내부거래라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지금 한반도가 2국가냐 아니냐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유엔과 세계 모든 나라가 인정한 2국가다. 독일도 동서독 2국가에서 통일한 것이고 예멘도 남북예멘 2국가에서 통일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2국가 상태를 잠정적인 것으로 간주하면서 통일을 추구한 것인데, 임종석 실장은 잠정적인 2국가에서 잠정을 빼고 그냥 2국가로 가고 통일은 포기하자고 한 것이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다만, 지금은 그 방법과 시기가 불확실할 뿐이다. 한반도의 환경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되자마자 즉시 통일을 강구했지만 여의치 않아 분단 5년 만에 북한에 의해 전쟁의 방식으로 추진되었지만 실패했다. 수백만 명이 죽고 다친 이 참혹한 경험 때문에 한반도 통일은 다른 나라의 사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가 합의의 통일(오스트리아)을 할지, 전쟁 통일(베트남)을 할지, 합의 후 무력통일(예멘)을 할지, 흡수통일(독일)을 할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이 모든 역사적 사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통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한번도만의 특수하고 절묘한 방식을 창안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통일도 필요하고 평화도 필요하다. 통일을 위해서 평화를 포기할 수 없지만 평화를 위해서 통일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와 통일이 함께 오는 길을 모색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통일의 길은 멀고 평화는 당장 위태로우니 우선 평화에 집중하자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고 전략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다.

 

나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우리에게 통일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요 반드시 이루어야 할 최고의 목표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매우 불안정한데다 핵전쟁을 포함한 위기의 지수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통일의 정책적 실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현 단계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확보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합시다. 평화가 실현되어야 평화통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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