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인으로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접한 후 한반도에 와서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북유럽과 영국에서 생명공학과,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북한과 연관이 있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모색하다가 숭실대학교를 찾았고, 한반도를 이해하기 위해 국어국문과에 진학했다.
한반도에 살면서 한반도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고, 대한민국 한반도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 대해 느낀 것은 이렇다. 한반도의 통일이란 한국인들 일부에게는 동화 같은 꿈이고, 누군가에게는 미래가 달려 있지만, 관심을 두고 싶지 않은 문제였다. 특히 세대 간의 통일 인식 격차는 외국인으로서 느끼기에 심각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흥미로운 현상으로 보였다.
남한 사람들의 통일 인식과 북한에 대한 인식은 사회 속 일반 개인이 사회 유행 트렌드를 평가하듯 한다
외국인으로서 남북문제의 맥락을 습득하고 한반도민들에게 나 스스로를 이입해 보면서 느낀 점은 이렇다. 국토가 초토화되는 전쟁을 겪고 그 이후 분단의 지속 속에서 약 70년간 복잡한 구도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애환을 느끼며 살아가야 했고, 분단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은 역사 속으로 희미해져 갔다.
그 분단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도 소멸했거나 너무도 익숙해져 분단이라는 현실을 망각하는 기류가 대한민국 사회의 대부분을 흡수해 버렸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나치즘과 유사한 정도의 혹은 더 참혹한 수준의 권력형 인권 침해를 지금 이 시간에도 자행하고 있음에도, 권력 유지를 위한 수많은 위협을 남한을 향해 가해도 남한 사람들의 통일 인식과 북한에 대한 인식은 사회 속 일반 개인이 사회 유행 트렌드를 평가하듯 한다. 자신이 관심이 있으면 손이 가고, 관심이 없으면 외면하거나 도피하고 혐오하는 듯한 증상을 보였다.
그렇게 분단과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큰 역사적 상처를 남겼고 그 상처를 이용해 북쪽에는 전체주의 신정체제 세습 권력 집단을 완성시켰다. 남쪽에서는 정치 양극화로 전이되어 사람들에게 남북문제가 ‘기피하고 싶은 남의 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분단의 사생아들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들은 파악되지 못하고 가려진 채, 대한민국 내 정치 공방과 남북의 대립, 위장된 화해를 만들어내며, 시간이 갈수록 그 상처는 염증으로 번져 한반도를 극악의 상황으로, 도화지에 물감이 번지듯 살포시 끌고 내려가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들의 사고 체계에서 직접 발현된 ‘한반도 집단지성’을 적용해야 현재의 고착된 기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그 속에서 조직력을 갖추고 전략적으로 틈새를 파고들어 한반도 분야와 한반도의 역사를 발전된 다음 단계로 가져가기 위해 움직인다. 청년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 청년들이 조직적으로 모여 새로운 내러티브, 사고방식, 방법, 전략을 개발하고 적용, 실현하는 것이 포럼의 목표이다.
한반도 문제는 인권 차원에서 인류 전체의 과제이다. 국제 정치적 측면에서는 UN 상임이사국들을 비롯한 초강대국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냉철한 화약고이자, 한반도민들에게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물리적, 정신적 위협이다. 이는 결국 내 가족들과 자녀들의 미래이자 인류의 미래이다.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정치와 정책은 국민 여론이 기반이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지지를 받아 다음 선거에서 이겨야만 양극화 체제 속 약점을 극복하고 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까지의 대한민국 통일 분야와 통일 정책을 분석했을 때, 대한민국 기성세대의 통일 여론 정책은 실패했다. 여전히 많은 분석과 방안, 청년 세대의 통일 인식을 말하는 세미나와 콘퍼런스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청년들에 대해 말하는 자리에 청년들은 존재하지 않고 패널들과 관객들은 모두 노년, 장년층들뿐이다.
대한민국 내 한반도 분야에서 활동해온 외국인으로서 느낀 바는 이러하다. 정치인들도, 학자들도 수많은 근거를 기반으로 예측과 분석을 내놓지만 결국 분단 극복과 통일은 이론과 정치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반도민들이 피부로 분단의 극복과 통일을 느낄 때 완성되는 것이다.
하나의 이론, 분석, 정책만으로 현재까지의 뿌리 깊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청년들이 구축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행 방안, 청년들의 사고 체계에서 직접 발현된 ‘한반도 집단지성’을 적용해야만 현재의 고착된 기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야 한다. 청년들이 직접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국민 여론 통합 전략을 구축, 실현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는 인프라와 힘을 더해 주어야 한다. 그 길이 유일한 희망의 길이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