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도민· 탈북민 어르신 재활요양 편하게 해드려요”

[인터뷰] 실향민 2세 여원서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 대표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10/15 [15:57]

“이북도민· 탈북민 어르신 재활요양 편하게 해드려요”

[인터뷰] 실향민 2세 여원서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 대표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10/15 [15:57]

북한의 자강도 지역은 군수품공장 최다밀집 지역이다. 올여름 자강도를 포함한 평안북도, 양강도 일부지역이 60년 만에 최대홍수 피해를 입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수해지역을 수차례 방문하여 수해대책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수재민 13천명을 노동당의 특별 배려로 평양으로 데려와 여러 고급숙소에 입소시켰다.

수재민들의 표정은 모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최대의 감사표시로 흐느껴 울거나 만세를 외치는 모습뿐이다. 각종 질병의 발생 원인이기도 한 홍수피해는 대중보건위생 및 건강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그에 대해 일체 밝히지 않는 북한의 보건당국이다. 경기도 화성에서 실향민 2세인 여원서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북한 수재민들의 모습을 어떻게 봤나.

삐쩍 마른 얼굴의 수재민들을 보니 평상시 영양섭취가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살고 있음을 짐작했다. 그 기간도 상당히 길었을 것이라고 본다. 저 정도면 단백질, 탄수화물 부족은 물론이고 영양실조 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야윈 얼굴의 아이들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소화흡수 능력이 좋아 저 때는 잘 먹고 많이 먹어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평양과 달리 지방의 아이들이 더욱 심각한 영양부족에 빠져있음을 새삼 알았다.

 

- 당의 수재민 지원물품은 좋아 보이던가.

김정은 전용열차 앞에 쌓여진 수백포의 쌀자루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라에 저렇게 많은 쌀이 있으면서도 평상시 인민들을 쫄쫄 굶기고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지금의 3대 수령세습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신의주시 수재민 천막 속에 있는 앙상한 얼굴의 아이들이 손에 들려진 간식을 보니 참으로 기가 막혔다. 저런 간식은 남한 시골슈퍼에 1년 내내 쌓여있다.

 

- 수재민들이 평양에서 환대를 받던데.

너무나 불쌍한 북한주민들이다. 수도 평양도 수령의 특별한 지시가 있어야 가볼 수 있으니 그게 말이나 되는가. 남한에서는 개도 삼시세끼 먹는 쌀밥을 북한주민들은 수령의 사랑으로 겨우 먹어볼 수 있으니 얼마나 딱한 사람들인가.

816일 김 위원장은 수해지역 학생용 임시교실이 마련된 평양4·25여관을 다시 찾아 수업교실을 참관했다. 학생들의 수업교실 내 그의 전용자리에 재떨이가 있었고 그 다음 교실에서는 담배를 피웠는데 정말이지 꼴불견이다.

 

 여원서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대표(실향 2세)

- 예전의 평양방문 추억을 말해 달라.

 지난 20089월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중앙회 간사로 재직할 때이다. 민화협은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합의를 이끌어내고 민족 화해 협력과 평화를 실현하고 민족 공동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해 199893일 서울에서 정당, 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결성한 통일운동 상설협의체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방북했다.

방북단원 300명이 평양순안공항에 내려 버스10대에 탑승, 시내로 향했다. 평양역 앞을 지나갈 때 많은 시민들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서울의 60~70년대와 딱 비슷해보였다. 남루한 옷차림, 시커멓게 마른 얼굴들이 대부분이었다. 숙소는 평양 양각도국제호텔. 맑은 물 흐르는 대동강 한복판 양각도라는 섬 안에 있는 높이 48, 객실 1000개로 북한 내 최대국제호텔이다. 고객 편의 시설이나 서비스, 식사수준 등 모든 것이 서울의 호텔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 평양서 대표적 방문지는 어디인가.

민화협 10주년 기념행사가 평양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고 여기에 참석했다. 남북의 관계자들이 특정 사안으로 티격태격하는 시간이 짧게 있었다. 그와 관련한 처벌로 당일저녁 호텔에서 저녁식사가 제공이 안 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평양옥류관을 찾아 냉면이 너무 맛있어 세 그릇을 먹었다. 봉사원(서빙)들이 조금도 인색하지 않았다. 평양에 와서 아버지가 좋아하던 국수(냉면)를 접하니 마음이 짠했다. 고향 땅 못 밟고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가 무척 그리웠다.

 

-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은.

2021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부지에 16개월간의 공사 끝에 작년 10월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을 준공했다.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건물 2개 동으로 되어있다. 모두 186개의 요양원 어르신 생활용 침대가 있다.

우리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서는 치매, 뇌졸중 등 노인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르신을 위한 요양시설로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인력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보살핌으로 어르신들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요양원 입소 어르신 기준은 어떤 것인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장기요양판정 및 요양등급을 가진 65세 이상 어르신을 기본으로 한다. 탈북민이나 실향민은 이런 것을 잘 모르고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까지 우리가 도와준다. 간혹 65세가 안 되었더라도 노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이면 가능하다. 이런 경우 노인성 질병을 확인하는 서류가 구비되어야 한다.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하는 요양원 어르신 생활관련 업무는 정확해야 한다.

 

- 요양원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준다면.

 오전 7~8시에 기상을 하고 잠자리 정돈, 세수, 양치 등을 한다. 이후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9시부터 다양한 물리치료 및 유희생활을 한다. 점심식사 이후에는 1시간 정도 휴식한다. 이후에는 여러 가지 어르신 맞춤용 프로그램이 있다.

꽃병 만들기, 배드민턴 놀이, 그림 그리기, 독서, 웃음치료 등 있다. 저녁식사는 오후 5시에 하는데 이후 간식은 상시적으로 비치되어 있기에 배고픔을 호소하는 어르신은 없다. 식단은 단백하고 신선한 메뉴로 짜는 것이 기본이다.

 

 - 어르신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입소 중인 어르신 절반 이상은 70~80대라고 보면 된다. 나머지는 90대 어르신, 아주 드물게 50~60대도 있다. 뇌졸중이나 치매 등에 걸려 장기요양판정을 받은 사람들이다. 요양원 입소 어르신 중에는 여성이 60~70%이다. 요양원 시설에는 법적으로 모든 출입문에 잠금장치가 되어있다. 노인들의 퇴실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요양원에는 지하에 식당과 노래방 기계를 갖춘 레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각 층에는 화장실이 달린 생활실과 함께 샤워실이 따로 있다. 각층 홀마다 대형TV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어르신들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어르신을 자기 부모처럼 모시고 돌봐야 한다고 늘 교육시킨다. 특히 어르신들은 사소한 문제 갖고도 오해를 쉽게 하기에 마치도 어린이 대하듯 따뜻하고 친절하게 잘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신식 시설로 개장한 우리 요양원만큼 크고 현대적인 건물도 흔치 않다. 요양원에는 구급의료서비스차량도 구비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교통 이동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화성베스트재활전문요양원주소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역골동로 157-3. 전화번호는 031-356-3365 / 팩스번호는 031-356-3364 / 우편번호는 18263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한다.

 

- 올해 속초실향민축제 때 차량봉사를 했던데.

평안남도 실향민 어르신 탈북민 등 100여명이 참여한 ‘2024 실향민 문화축제에 우리 요양원 구급의료서비스차량을 무료로 지원했다. 서울에서 속초로 오고 가는 도중 어르신들의 불편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어 예방차원에서 했다. 이 봉사만큼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할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전체 탈북민 중 어르신 비중도 꽤 되는 걸로 안다. 1년에 최대 2천 명씩 입국한 대량탈북시대가 있은 지 20년이 지났다. 고령화시대 혼자 쓸쓸이 생을 마감하는 분들이 많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그래도 즐겁게 사시다 갔으면 한다.

실향민 2세로써 고향을 그리워하다가 하늘나라로 가시는 이북도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세계 경제수준 10권의 대한민국 발전에 헌신하신 많은 실향민들의 마지막 인생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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