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인들은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되고 있다"

인터뷰]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손양영 함경남도지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11/06 [17:44]

"북한 군인들은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되고 있다"

인터뷰]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손양영 함경남도지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11/06 [17:44]

북한은 108일부터 13일까지 함경북도 청진항에서 러시아 함정으로 인민군병력 1,500여명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하였다. 이어 조만간 2차 수송 작전 등으로 1만 여명, 12,000여명의 북한군인이 -우전쟁에 참전할 것으로 국가정보원은 보고 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어떤 명분이 없음은 물론이고 국제법 위반이다. 한반도에서 동족상잔의 전쟁포성이 멎은 지 수십 년 세월이 흘렀다. 지난 19506·25전쟁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나이가 70세 이상 고령이 되었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에서 손양영 함경남도지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 북한군의 파병을 어떻게 보는가.

올해 들어서 김정은이 유난히도 인민군 특수부대 시찰이 잦았다. 311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특수군부대 전방돌파 훈련지도, 911일 특수작전 무력훈련기지 시찰, 102일 서부지구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 방문 등이다.

보병기준으로 북한군 군인들의 체격은 남한의 중학생신체 정도다. 북한군의 자폭정신 등 사상무장 만큼은 우세하다고 본다. 한편 군대서 특수대원 한 명 키우는데 거금이 드는데 한갓 총알받이로 보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 김정은의 파병 목적은 뭐라고 보나.

군인들의 실전경험을 쌓고 북·러 혈맹관계를 갖기 위해서다. 6·25전쟁 이후 한국군은 베트남전쟁에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병력을 파견한 적이 있다. 미군의 요청으로 공산정권의 북베트남과 대항한 자유진영의 남베트남을 미군과 함께 도운 참전이다. 반면 북한군은 사상처음 파병이다. 실전경험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다.

- 또 다른 목적도 있지 않는가.

당연히 외화벌이라고 본다. 북한군인 1인당 2천 달러의 월급을 받으면 해외노동자 월급 약 2~3배에 달하는 고액이다. 북한의 파병군인이 많을수록 외화수입이 커지는 것이다. 독재국가서는 사람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앞으로 북한군 파병은 계속될 것이다. 만약 푸틴은 북한군이 지대한 전투성과를 거둔다면 김정은이 원하는 일부 군사기술 등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북한군의 공적이 없다면 아마 식량이나 원유 등으로 대체할 것이다.

 

북한군은 사상처음 파병...실전경험 쌓기 위해

·러 혈맹관계와 외화벌이에도 목적 있을 것

1인당 2천 달러 월급 받으면 해외노동자 월급

2~3배에 달하는 고액... 파병군인 많을수록

외화수입 커지는 것... 생명 귀하게 생각 안 해

 

- 통일인식 조사서 불필요가 35%던데.

지난달 2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공개한 ‘2024 통일인식조사에서 통일이 불필요하다가 35%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낮게 나왔다. 특히 20대의 경우 47%인데 이는 20대 절반은 통일을 원치 않다는 소리이다. 이것은 어쩌면 일선학교 현장에서 6·25 한국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신세대들을 상대로 전쟁의 참상과 역사적 의미 등 올바른 역사관 및 통일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 북한의 오물풍선은 어떻게 보나.

거두절미하고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세상에 없는 가장 추잡한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북한당국이다. 또한 남한사회의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기 위해서다. 현재 탈북민들이 보내는 대북전단에 맞서 대응하는 대남(오물)풍선 이라며 한국국민과 탈북민들 사이에 이간조성을 위한 목적도 분명하게 있어 보인다.

- 탈북민 관련 업무는 어떤 것이 있는가.

전국 16개 시·도에 이북5도위원회 지역사무소가 있다. 1년 임기제로 겸직하는 이북5도위원장(현재는 황해도지사)4개를 맡고 나머지 4명의 도지사가 각각 3개씩 맡는 형식이다. 나는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강원도 사무소를 맡았다.

주요업무는 각 지역 이북도민들의 통일역량결집 행사, 애향사업, 후계세대 발굴 및 육성, 실향민-탈북민 가족 간의 자매결연 사업 진행이다. 실향민과 후배인 탈북민이 가족 같이 서로 돕고 이끌며 화목하게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이북도민들 통일역량결집 행사, 애향사업

후계세대 발굴 및 육성, 실향민-탈북민 가족 간

자매결연 사업 진행...실향민과 후배인 탈북민이

가족으로 돕고 화목하게 지내는 프로그램 맡아

 

- 또 다른 업무가 있다면.

우리 함경남도를 포함한 이북5도가 최근 여기 통일회관서 북한이탈주민이 함께하는 실향민 어르신 초청 잔치를 진행했는데 통일부장관도 참석한 행사였다. 탈북민들이 성의껏 준비한 이북음식을 실향민 어르신들에게 대접하고 응원의 메시지, 춤과 노래를 부르며 위로하고 격려했다.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실향민과 탈북민이 갈려 있던데.

현재 80~90세인 실향민 1세대 어르신들은 초고령으로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사회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여기 남한에서 태어난 2세도 60~70세 어르신들이다. 1세대와 똑같은 세대인 탈북민의 이북5도위원회 각종 활동에 참여함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향민 1세대 어르신들이 못 이룬 귀향의 꿈을 탈북민들이 함께 꾸며 실향민 2, 3세와 함께 가야한다고 본다.

- 이북도민 체육대회는 왜 꼭 일요일에 하나.

지난 1020일 서울효창운동장에서 올해로 42회째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가 열렸다. 거의 반세기가 되어오는 이북도민의 자부심인 이 대회는 초기 토요일도 모든 사람들이 근무를 했다. 당시 도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일요일을 개최일로 잡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일부 종교인들의 주일예배는 새벽예배로 하고, 평일에는 심각한 교통대란이 일어나기에 여전히 일요일 개최하고 있다.

 

남한에서 태어난 2세도 60~70세 어르신들

1세대와 같은 세대 탈북민의 이북5도위원회

활동에 참여가 중요.. 실향 1세대 어르신들이

못 이룬 귀향의 꿈을 탈북민들이 함께 꾸며

실향민 2, 3세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해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501225(성탄절) 미군이 피란민14,000명을 태우고 북한 흥남항을 끝으로 떠난 메러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선상서 출생했다. 미국 선원들은 생명기운이 전쟁의 참상을 이겨내고 태어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했다.

이때 배에서 모두 5명의 신생아가 태어났고 내가 첫 번째여서 애칭 김치1로 불렸다. 참고로 빅토리호는 단일 항해에서 인간 존중의 고귀한 정신을 구현한 최대난민 구조선으로 지난 20049월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손양영 함남도지사

- 흥남철수작전을 설명해준다면.

김일성이 19506월 도발한 한국전쟁서 미군과 유엔군이 38선 넘어 북진, 10월 중공군이 참전했다. 전세가 불리했고 12월 중순부터 23일까지 열흘간 미군과 한국군을 함흥 흥남항서 피란민과 함께 구출목적으로 실행한 대규모 철수작전이다. 193척의 배가 동원, 제일 마감에 철수한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가장 큰 배였다.

-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

그 배는 미국화물선이다. 195012월 부산에 물자를 내려놓은 뒤 22일 함흥 흥남항으로 갔다. 당시 흥남항은 미군과 한국군 10만여 명, 피란민 약 20만 명이 운집해 혼잡한 상태였다. ‘빅토리호의 정원은 60, 이중 47명은 필수인원 선원이다. 선장(레너드 라루, 민간인)은 인도주의적 차원서 피란민 승선을 결정했다. 수백t의 항공유와 많은 무기를 바다에 버려서 민간인을 승선시킬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 정말로 쉽지 않았을 텐데.

이틀에 걸쳐 14,000명의 전쟁 피란민을 미군 구축함의 집중포화와 엄호 속에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안전하게 승선시켰다. 출항과 동시에 알몬드 미군(군단)사령관은 전쟁 기간 흥남부두에 내려놓은 무기를 중공군에 빼기지 않고 흥남항이 북한군의 군사전략 요충지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흥남부두를 폭파시켰다.

- 그 배에 오르게 된 경위가 있었는가.

함남·북청 태생인 부친(손치후, 1908년생)은 공무원을 조기 사직하고 건축사업을 했다. 내 위로 형과 누나가 있었다. 부친은 미해병대가 장진호 전투서 중공군에 밀려도 2~3주면 다시 흥남에 올수 있으니 피란을 꺼려했다. 친구의 이번에 흥남을 빠져 못 나가면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정보를 받고 부득이 자식2명은 삼촌에게 맡기고 만삭이 된 모친(박순절, 1918년생)과 무작정 빅토리호에 올랐다고 한다.

- 남한에서의 생활은 어떠했나.

7살까지 거제도서, 이후 부산서 살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1년 전 부친이 삶의 터전을 잡기 위해 먼저 올라온 서울로 왔다. 부친은 생계를 위해 궂은일 하시며 60대 중반에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 중구 을지로서 한의원을 운영했다.

북쪽의 두고 온 두 자식(태영, 영옥)을 사후라도 보고 싶다며 북녘 땅이 뵈는 북향산소에 묻어달라던 부친은 1982년에, 평생 새벽마다 북녘을 향해 정화수 떠놓고 두 자식의 안전을 비시던 모친은 2009년에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 경력을 말해준다면.

1973년 연세대학교를 졸업, 연대 경영대학원 수료, 무역사 자격증 획득 후 정부지정 종합무역상사에 입사했다. 당시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정부슬로건 아래, 해외수출을 국가서 총괄 관장했다. 한국의 철강제품을 세계만방에 팔았다.

20년 이상 대부분 방콕지점, 로스앤젤레스지점(1983~1989)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정부지정 전문무역상사를 운영했고 매년 무역의날에 대통령표창,국무총리표창, 산업통상자원부장관표창, 각종 수출의탑을 수상했다.

- 이북도민 관련 활동은 어떤 것을 했나.

7~8년 전부터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이사, 부회장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1천만이산가족위원회 고문, 함경남도 행정자문위원으로 봉사했다. 작년(2023) 829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함경남도 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여러모로 미흡하나마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 북한 간 3개국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에 맞춰 국제사회와 연대 통해

우호적, 협력적 상호외교 작용 늘려야 할 것

한반도에 화해, 협력, 통일 분위기 조성되길

800만 이북도민들은 간절히 희망하고 있어

 

- 함경남도의 특성은 무엇인가.

해방 후 북한은 남한의 행정도()와 비례를 맞추기 위해 황해도를 남·북도로 나누고 자강도, 양강도를 신설해 9도가 되었다. 기존 함남도 원산시, 문천군, 안변군을 강원도에 편입시켰다. 또한 장진군의 일부를 자강도에 혜산, 보천, 갑산, 삼수, 신파, 풍서, 풍산, 부전 등 8개 군을 양강도에 편입시켰다. 1950년 당시 함남도는 2개 시, 14개 군이었다. 현재 함경남도의 도청소재지는 함흥시(인구 약 77만 명).

- 김정은의 반통일 정책은 어떻게 보나.

작년 말부터 올해도 계속해서 김정은은 남북한 관계를 동족이 아닌 두 교전국, 1의적대국으로 설정해놓고 통일을 아예 하지 말자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핵미사일 성능고도화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극도로 고조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김정은의 반민족적, 반통일적 추악한 행태를 우리 이북도민들은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도 북측의 군사적 도발을 원천봉쇄할 강력하고도 일관된 군사안보적 대북정책을 확실히 견지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한국과 미국, 북한 간 3개국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에 맞춰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해서 향후 우호적, 협력적 상호외교 작용을 늘려야 할 것이다. 언제인가는 한반도에 또다시 화해, 협력, 자유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우리 800만 이북도민들은 간절히 희망한다. 통일은 한반도에서 만만대대로 살아갈 후계세대에게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줄 최상의 기회이기에 통일이 하루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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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내금강의 명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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