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壇] 치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4/11/16 [13:40]

[詩壇] 치매

통일신문 | 입력 : 2024/11/16 [13:40]

영혼이 허공 밖으로

날아가 버렸나

늙고 낡은 육체는

가물 가물한 의식에 매달려

오직 단순한 습관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조립된 기계 처럼

 

순간 마다 폭탄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위기감 속에 놓여 있는 사람

 

"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나"

촛점 잃은 눈빛이 멍~ 하고

쳐다 보는 얼굴엔

차라리 천진무구한 어린이

같다

허수아비 같은 몸짓과

기억 상실증의 바보 같은

모습이

지나날의 내 친구가 아니었다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예고없이 누구에게나

침범할 지랄 같은 병마다.

 

 

 

 

▲ 시인 박경옥(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이사     ©통일신문

 

 

 

 

시인  박경옥(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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