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을 향한 역사의 큰 주사위가 던져졌다. 미국 47대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권을 차지했다. 그 선거 기간 동안 북한은 러시아 전쟁터로 젊은이들을 내몰았다. 절묘한 시기에 겹친 이 두 가지 사건이 과연 한반도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것이 통일의 물꼬가 터지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감히 예측해본다.
‘트럼프식’ 깜짝 해법 가능성도 제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집권 초기에는 러-우 전쟁과 중동 문제, 미국 내 현안에 집중하느라 북한 핵 문제를 곧바로 다루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다. 그러나 북한과의 전격 대화를 통해 러-우 전쟁을 함께 엮어서 파격적으로 해결하는 ‘트럼프식’ 깜짝 해법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의 파격적 협상을 통해 급격히 밀착된 북-러 관계를 다시 분리시키고 러-우 전쟁을 빨리 종전시키는 방향으로 밀어부치는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확실한 명분과 계획도 없이 시작한 전쟁을 질질 끌면서 이미 권력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 참전군인 사망자수는 이미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푸틴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러시아 참전군인 어머니회’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얼마 전 참전군인 어머니 10여 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민심을 얻어 보려다 되려 곤경을 치렀다. 푸틴 정권에 호의적인 어머니들을 가려 뽑아서 면담했는데도 날카로운 반문 세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차지하고 전쟁을 끝낸다하더라도 후폭풍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는 김정은을 꾀어 이런 막장 전쟁터에 북한 청년들의 목숨을 팔아넘기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과 북한 군부에 새로운 대화 카드를 내밀었을 때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를 제한적이나마 인정하면서 확산과 추가 개발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다. 경제 제재를 풀어주고 물자 지원 등의 혜택도 보장한다면 북한 수뇌부가 솔깃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런 협상이 진행된다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한다. 이것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남북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은 폐기되는 것이며 남한도 핵 군사력 확보가 필요할 수 있다.
커지는 탈북민들 소리...유튜버 100명
미국 내에서 비핵화의 현실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 출범 당시에도 ‘전략적 인내’의 실패를 반성하며 핵 동결과 관리라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됐었다. 최근 대선 과정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협상 방식을 새로 짜야 한다는 의견이 양당을 초월해 확산됐다. 실제로 북핵 동결은 비핵화라는 이상적 목표 대신 미국 본토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2기의 대북정책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정세 변화 속에서도 주목할 점은 북한 내부의 변화다. 북한 정권의 러시아 파병은 결국 그들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인내심에 한계가 오고 특히 부모들의 억눌린 원한이 내부 폭발의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 전쟁을 경험하고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청년들의 트라우마도 체제 붕괴의 폭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외부 정보도 따라 들어갈 것이다. 북한에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최신 정보통신 기기가 더 많이 보급되는 추세다.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들을 속이고 세뇌할수록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남쪽에선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북한 정보와 탈북민 이야기를 다루는 유튜버들이 100여 명 이상으로 늘었다. 구독자 10만 명 이상 확보한 유명 유튜버들도 수십 명에 이른다. 기독교 신자가 7,000여 명, 그 중 목회자만 120여 명이 배출됐다.
정치인들과 영향력 있는 사회 인사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에 의해 퍼져 나가는 북한 정보는 남쪽 국민들도 일깨우고 있다. 분단 현실과 북한 정권의 반인권적, 비상식적 모순이 낱낱이 파헤쳐지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념 논쟁은 불필요하다. 아무리 핵무장과 봉쇄에 열을 올려봐야 결국 통일의 둑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한반도 통일 역사의 주역은 다음 세대들이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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