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저물어가는 이달(12월) 중순 일본정부가 지정한 ‘북한인권주간 12월 10일~16일’에 있는 “북조선 인권계몽 국제행사 2024in니가타 재일북송인권 65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서쪽 국제물류 항구도시 니가타에 다녀왔다.
지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모두 186회에 걸쳐 93,339명의 재일동포들이 이곳 니가타항서 ‘인민의 지상낙원’ 북조선 청진항으로 가는 귀국(북송)선에 올랐다. 약 10만 명의 승선자 중 절반이 일본서 태어났고 전체의 98%가 고향이 한국이다.
북한에서 최악의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시기’(1990년대 중후반)에 생긴 대량 탈북자대열에 귀국자(재일동포)들도 합세했다. 2024년 12월 현재 약 500명의 북송재일동포와 후손 출신의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 한국과 일본에서 살고 있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2시 30분. 니가타항 중앙부두에서 있은 추모식에서는 북조선 내의 죽은 재일동포 영혼들을 애도하는 헌화를 했다. 50주년 때부터 일본거주 탈북민들의 NGO단체인 ‘모두모이자’가 주관해오는 북한인권 국제행사이다.
니가타항 주변에 길이1.5km의 버드나무길이 있다. 1차 귀국선에 오른 사람들이 낭만의 꿈을 갖고 심은 것이다. 재일동포들 강제북송에 앞장섰던 조총련 니가타현본부와 일본적십자사 니가타지부, 그리고 버드나무길을 돌아보며 찹찹한 마음이었다.
12월 15일 아침 한국과 영국, 미국에서 온 행사 참석자들은 니가타역(철도) 앞에서 “10만의 재일동포들을 지상지옥 북한으로 보낸 조총련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지나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며 마이크를 잡고 즉석에서 연설도 하였다.
이날 세이료시립대학에서 ‘2024in니가타 북한인권 계몽국제포럼’이 열렸다. 나는 여기서 “북한의 김일성과 일본조총련의 한덕수가 65년 전(25년간) 재일동포들을 북으로 보낸 것은 시대착오적인 범죄행위로 꼭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16일 열차를 타고 무라카미시로 이동, 마중 나온 관계자의 안내로 시청을 방문하여 시장님을 면담했다. 타카하시 쿠니오시(남) 시장은 “재일북송인권 문제는 국가 대 국가문제가 아닌 인류공동의 보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은 국회에서 오래전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여 매년 북한인권주간 행사를 하고 있다. 북한당국의 반인도적인 범죄행위를 국제사회에 공유하며 관련대책을 세운다.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북한당국의 인권탄압 행위를 기록해둔다.
북한인권특별대사를 한 치의 공백도 없이 꾸준히 임명하는 미국이고 자국민 납치문제를 담당하는 대신(장관)까지 두고 있는 일본이다. 이는 8년째 정치권의 무관심 탓에 출범 못하는 ‘북한인권재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한국에게 마냥 부러운 일이다.
언제면 한국의 여·야 300명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김정은 당신! 무모한 핵개발 중단하라!” “2천만 북한동포의 어려움을 우리 대한민국이 돕자!”고 당당하게 외칠까. 보수 진보 어떤 정권이든 상관없이 오직 북한주민만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그나저나 평양의 3대 독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속으로 이렇지 않을까? “나를 비판하는 공동의 목소리조차 낼 줄 모르는 한국의 국회의원 300명 동지들! 정말 고맙다. 당신들이 있기에 평양의 수령정권은 100년, 1000년 계속될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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