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남북관계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기사입력 2025/01/15 [16:28]

2025년 남북관계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입력 : 2025/01/15 [16:28]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서 우리에게는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해이다. 하지만 남북관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북한의 대남 적대시 정책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제기한 대남 적대론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2024년 말 당 전원회의에서는 아예 대남관련 언급조차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연초부터 북한은 신형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하며 협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성묵 논설위원

대남 적대시 노선에 대해선 인내 필요

 

아울러 탄핵정국 등 우리 내부 정치 불안을 틈타 남남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거기에다 러시아와 불법 군사밀착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침략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의 대규모 살상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우리는 남북관계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3가지 차원에서 제언해 본다.

 

김정은은 2023년 말 당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나 동질의 관계가 아니라 교전국 관계라면서 대한민국을 제1의 적, 주적으로 규정하고, 모든 남북관계를 차단하고 나섰다. 조평통 등 남북관계를 다루었던 모든 조직들을 해체했다. 아울러 선대가 이룩한 통일 관련 각종 합의를 백지화하고 통일이라는 용어마저 아예 지우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대한민국을 초토화하고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를 헌법에 명시할 것도 지시했다. 겉으로는 마치 통일을 지우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무력적화통일전략은 노골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은 군사분계선 일대에 장애물 설치, 지뢰매설에 이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및 철도를 폭파하고 장벽을 건설했다. 남북관계 차단을 위한 물리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김정은의 이런 조치는 남풍을 차단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적개심을 고취시키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남 적대시 정책에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의 남북관계 차단 및 통일 지우기는 반민족적, 반통일적 조치이며 반드시 실패할 것임을 지적해야 한다. 그리고 차분하게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북한의 호응을 반복 촉구하는 등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재확인해야 한다.

 

북한은 2024년 한해 내내 대남 도발을 지속해 왔다. 1월 초부터 각종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여 서북도서 주민들을 위협했다. 이뿐 아니라 수시로 GPS 도발을 통해 우리 어선과 항공기에 피해를 주었다.

 

대남 군사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

 

급기야 5월 하순부터는 오물과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내며 우리 국민들을 자극하고 피곤하게 만들었다. 이에 우리 군과 정부는 9.19 군사합의 전면이행 중단조치와 함께 북한을 향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확고한 입장에 따라 대응한 것이다. 북한의 군사위협과 각종 도발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 동시에 남북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북한의 도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6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열려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도발로도 통하지 않으며,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러시아와의 불법 밀착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면서 국제공조를 통해 차단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핵미사일 역량 강화 명분으로 악용하는 데 대해서도 강력한 억제 및 응징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워싱턴 선언에 입각한 한미 간 일체형 확장억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 캠프데이비드에서 합의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 유엔사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조치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남북관계는 대화와 교류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정착시켜 자유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1970년대 초 남북 당국 간 대화를 개시한 이래 정상회담을 비롯해 수많은 대화와 합의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라 할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북한 정권이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없다면 이제 북한 주민 변화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긴 안목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러북동맹을 맺어 정권 안정 도모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면 아쉬우면 늘 대화에 나왔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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