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위해 민주평통이 나서야 한다

송두록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5/03/21 [11:43]

나라 위해 민주평통이 나서야 한다

송두록 논설위원 | 입력 : 2025/03/21 [11:43]

국내외 정치가 매우 어수선하다. 내우외환의 위기가 중첩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작금의 우리나라에서는 전대미문하게도 현직 대통령이 불법으로 구속되었다가 극적으로 풀려났다.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 및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반대하는 국민들과, 대통령이 내란을 저질렀다고 탄핵을 찬성하는 정치세력들이 대치하고 있다.

  

   

나라 바깥에서는 미국 우선주의와 관세 무기를 앞세운 미국 대통령 트럼프발() 광풍이 세계 무역-외교 안보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면서 우리나라의 안보 경제가 시험대 위에 올라갔다. 더 이상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트럼프가 자신이 좋아하는 손자병법에서 배운 대로, 주도권을 쥐되 되도록 전쟁을 벌이지 말고 가급적 전쟁은 짧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국제무대에서 적극 실현하고 있다.

 

중동전쟁과 러·우전쟁의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더니 우리 한반도의 안보 지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북한 정권을 국제무대로 올리기 위한 위험한 외교적 제스처를 하고 있다. 김정은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떼어내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는 있다.

 

초당적 구성...국민대통합 플랫폼 역할

 

북한 정권은 젊은 청년 3,000여 명의 사상자를 내면서까지 러·우전쟁에서 드론 등을 활용한 현대전을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는 그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면서 김정은에게 만남을 설득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수많은 내우외환을 겪으면서도 반만년이나 되는 역사를 이어왔듯이 이번에도 한반도 내외의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탄핵 심판의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통치자가 결정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대내외적 민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 통합을 도모해야할 것이다대통령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아주 소프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통치시스템인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를 적극 운영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권 교체에 따라 이런 저런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어쨌건 민주평통은 구성원들이 초당적으로 모여 있다. 게다기 구성원들의 대다수가 각 지역과 각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민의를 수렴하는 책무를 지닌 우리나라 국회가 최근의 분란을 일으키는 한 축이 국민적 신뢰를 잃고 있는 만큼, 초당적으로 구성된 민주평통이 나서 지도부 등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만 한다면 분열된 국민 의견들을 수렴해서 국민대통합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사실상 단절된 상황인데 반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역으로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내 민주평통 조직이 적극 나서준다면, 미 의회 및 싱크 탱크와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 외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본국 민주평통 지도부에서 미주 조직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정책적 노력에 대한 효과적인 연구를 통해 미주 조직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해외 조직 활용

 

민주평통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해외 조직이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나 유엔난민기구(UNHCR))가 있는 지역의 민주평통은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면서도 유엔 산하 기구들과 협력해 북한 주민 대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지속한다든지, 일본의 민주평통 조직이 그 나라의 한반도 문제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국가(독일, 스웨덴 등) 및 동남아 국가(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들을 통해 북한과의 간접적인 교류 창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민주평통의 중요한 활동 기제가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꼭 필요한 민주적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고, 토론하고,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평통 지도부에서는 자체적인 소통을 활성화해서 스스로의 대북 정책 이중성 또는 방향성의 혼선을 조율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예컨대, 일부 지자체의 무리한 대북 사업이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질서 있게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례가 있을 때 이를 민주평통 내에서 심층 토의하면서 구성원들 간 정책적으로 일관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통합된 의식을 토대로 각 지역이나 각 영역의 국민 여론을 통합시켜 나갈 때 이를 바탕으로 추후 북한과의 평화적 통일 기반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민주평통 정책연구위원들이 이러한 전방위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위기는 호기이다. 우리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차제에 민주평통이 헌법 기구로서의 존재 가치를 드높여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민주평통은 스스로의 내부적 소통을 더욱 활성화하고, 소통, 체험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각계각층의 분열된 의식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해외로부터 불어 닥치는 경제 안보적 광풍을 해소해 나갈 때 민주평통이 한반도 평화 구축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남북 관계의 현실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평통이 단순한 자문기구의 범위를 넘어서 대한민국 헌법이 부여한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통일 논의를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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