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제도적 관점서 분석...북한 포괄적으로 조망

[신간 서평] 현대 북한의 이해/아드리안 부조 엮음, 박영호 옮김

윤현중 기자 | 기사입력 2025/04/01 [16:02]

역사·제도적 관점서 분석...북한 포괄적으로 조망

[신간 서평] 현대 북한의 이해/아드리안 부조 엮음, 박영호 옮김

윤현중 기자 | 입력 : 2025/04/01 [16:02]

공동 집필한 책으로, 글쓴이에는 한국, 미국, 호주, 영국의 많은 외국인, 한국인 교수 혹은 전문가, 연구원이 참여했다. 책을 엮은 아드리안 부조는 서론에서 북한 이해하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다섯 분야로 나눴다.

 


첫째, 정치면에서 북한은 김일성의 리더십 하에서 확실한 형태를 갖추었고 그의 그림자가 지금도 남아 있다. 둘째, 경제면에서는 통제경제에서 자유시장경제로 체제 전환한 동유럽 공산국가들보다는 중국공산당처럼 정치체제에 뚜렷한 영향 없이 상당한 기간 시장화가 진행되고 있다.

 

셋째, 대외관계 면에서는 처음 김일성과 소련 스탈린은 외교 목표가 일치했다. 스탈린은 순응하는 동맹을 원했고 김일성은 대한민국을 제거하기 위해 강력한 소련의 지원을 원했으므로 각자의 수요에 따라 동맹을 맺었다. 그러나 곧 북·소 관계는 변화되었다.

 

김일성은 중국공산당의 국공내전에서의 승리와 한국전쟁 중 소련의 신중한 지원과 대비되는 중국공산당의 강력한 지원, 스탈린의 사망과 흐루쇼프의 수정주의 출현, 최후 승리를 계속 다짐했던 김일성이 몹시 분개한 중소의 한국전쟁 교착상태 결과에 대한 묵인을 지켜봤다.

 

이후 김일성은 외교정책의 기반을 두 동맹국으로부터 독립된 최대한의 행동자유를 달성하는데 두었다. 이러한 입장은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핵무기 프로그램을 핵심에 두고 있다.

 

넷째, 사회면에서 정권 창출 후 수십년간 김일성 일가의 지배 강화 외에 북한정치의 본질적인 형태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사회는 비록 정치기구의 힘과 그것이 시민사회를 압도적으로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변화가 이뤄졌다. 한편, 끔찍한 인권 상황으로 인해 북한주민이 살던 곳을 떠나는 변화가 있고 일부는 탈북의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다섯째, 문화면에서 북한정권은 권위주의체제인 만큼 레짐의 정치에 봉사해왔다. 북한에서 문화의 창조성과 토론의 공간을 허용한 시대는 매우 짧았다. 창조성, 다양성, 변화는 1960년대 김일성주의 이데올로기가 거대한 단일체제의 형태를 취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아드리안 부조는 김일성주의의 승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1945년 이후의 분단으로부터 나왔다면서 본질적으로 실용주의에 대한 교조주의의 승리, 현실에 대한 상상력의 승리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북한의 이데올로기는 지도자의 세습에서 시작하여 김정일이 노동계급이 아닌 군대를 혁명의 최고 수호자로 지정하는 데 이르기까지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많은 요소를 뒤집었다. 그러한 일탈은 편의주의적인 방편이었고 지배계급의 생존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졌다. 공공이익, 더 넓은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한체제의 미래와 관련하여 아드리안 부조는 북한체제의 무서운 기세는 일관된 후계 레짐의 등장 징후 없이 그 체제가 계속될 것임을 보장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알려진 반정부 인사가 없고 정치적 집회장소나 구호가 없으며 떠오르는 개혁 아이디어도 없다. 핵무기로 무장한 국가 주도의 기능 장애가 만연할 뿐이다. 그 기능 장애는 우상화된 지도자 비전의 지속성, 모든 대안의 완전한 제거, 자기만의 생존을 위해 인민을 압박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지배계급의 단단한 결속력에 의해 내구성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른 말로 북한 지도부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도덕적 양심의 가책이 거의 없는 한, 또 체제가 지배하는 경제적 고립 속에서 계속 살 수 있는 한, 그리고 외부 요인이 침범하지 않는 한 북한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역자 박영호(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북한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북한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한연구가 증가했음에도 북한 강좌의 내용과 수준은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보았다. 대학의 북한 강의도 제도와 현상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책이 북한학 개론으로 수준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책은 북한을 5개 분야로 나누어 역사적, 제도적 관점에서 세부 영역을 비교적이고 객관적으로 심층 분석함으로써, 북한을 포괄적으로 조망, 이해하게 도와주는 내용을 담았다.

 

교양과목으로서 북한 강좌의 질적 수준을 높여주는 교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동시에 일반인에게는 북한 실체를 이해하는 지식의 교양서가 되고, 학자, 전문가에게는 북한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참고하는 데 도움 될 것이라며 필독서로 권했다.

명인문화사 펴냄 정가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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