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평] 남북교류협력 위한 북한지리지1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북한지리지 편찬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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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조선과 일제강점기 문인들의 기록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평북, 자강, 양강, 함북, 함남의 7개 지역(산림 및 해안 도시 포함)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의 장점으로 일반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으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과 구체적인 정보를 담아 교양서와 기본 정보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목차에서 먼저 나오는 도시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이다. 책에서는 위치와 지형, 기후, 행정구역과 인구, 교통(철도, 도로, 해운과 항공), 역사와 문화(고대, 압록강, 고려, 조선, 현대), 산업(농림어업, 수산업, 광업, 경공업, 중공업, 상업), 교육(학제, 교육기관들), 인물(손기정), 교류협력(스포츠, 남북철도 연결)을 설명했다.
북한의 지리를 중심으로 정태적인 현황, 분야별 정보를 담았다. 당연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동태적인 관계사 부분, 남북관계, 북중관계에 대한 기술은 적었다.
중강군도 지도상의 위치로 시작하여 비슷한 세부 목차로 분야별 현황을 소개했다. 삼지연은 지도로 백두산의 고장임을 알게 해주었고, 많은 분량을 할애해 지형 소개와 멋진 사진들이 다수 실려 있어 눈에 띄었다. 특별히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북 및 남북정상회담을 상세히 소개했고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서 천지에서 물을 담는 사진을 실었다.
청진시에 이어 김책시(성진시)에는 특별히 역사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 소개를 풍성하게 했다. 북관대첩비 반환을 위한 남북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신포시를 소개할 때는 북핵개발을 막기 위한 신포경수로 건설사업을 2006년 종료할 때까지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이 책을 평가한다면, 기존의 북한 관련 서적들이 주로 북한 공산정권의 성립과 정치, 군사, 대외관계의 특징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그간 관심 밖에 있었던 지방의 고유한 역사와 다양한 분야의 현재 모습을 조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주고 있다.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북한 각 지역의 속살을 조심스럽게 들춰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각 지방의 유래와 문화를 비롯해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현황을 소개하려는 노력은 돋보였다.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지방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광복 이후의 현대사 서술이 미미하다는 점은 시대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신의주의 반공학생의거, 함흥의 반공의거 등 지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누락된 점, 6.25전쟁을 전후한 북한과 중국 공산당의 연대와 상호지원의 역사관계, 월남자 등 인구의 대이동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북한 교육에 대한 소개 역시 피상적이다. 학교 시설 등 형식적인 측면만 언급될 뿐, 북한 교육 내용의 실상이나 우상화 교육의 현실에 대한 아픈 지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 분야 역시 북한이 자랑하는 '비날론'을 소개하며 경제성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만성적인 경제난과 물자 부족으로 완공된 지방공업공장이 가동되지 못하는 실상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책에 실린 사진 자료 또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북한 당국이 홍보 목적으로 제작한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아름다운 풍경이나 잘 정돈된 시설 위주로 제시되어 북한 사회의 실제 모습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책은 북한의 낯선 지방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실상(實像)을 가리는 점이 있다. 통일부가 매년 발간하는 ‘북한이해’와 함께 보길 권한다. 북한 당국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 위주로 볼 경우, 북한의 전모와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숲, 2025년 2월 25일 발간, 4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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