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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전문가가 공식·비공식 핵보유국의 사례 통해 핵전략과 핵 지휘통제의 실체를 짚고, 안보논쟁 속의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을 도출했다
핵을 둘러싼 질서가 흔들리는 시대, 한국의 선택은 무엇인가. 『핵안보 프로젝트3: 핵전략과 핵지휘통제체계』 제목의 이 책은 11명의 전문가가 공식·비공식 핵보유국의 사례를 통해 핵전략과 핵지휘통제의 실체를 짚고, 안보 논쟁 속의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을 도출한다.
이정규 전 대사는 미국 핵전략의 진화를 소개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향에 비춰봤을 때 “미국은 얼마든지 북한 비핵화 대신 ‘북핵 능력 수용 및 군축 협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북핵을 사실상 인정할 경우, 핵우산에 의존해 온 한국안보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응책으로 핵 자강력 확보를 강조하며, 그 출발점으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핵잠재력(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확보를 제시한다.
권세은 경희대 러시아어학과 교수는 소련과 러시아의 핵전력, 역대 핵전략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을 '탄두의 개수'가 아닌 '핵통제의 문제'라는 새로운 렌즈로 조망한다.
권 교수는 러시아 NC3의 발전사를 짚으며, 핵지휘통제체계가 단순한 군사 장치를 넘어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국가체제의 생존을 떠받치는 전략적 인프라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북한 핵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단순한 군사수단이 아니라 체제생존(김정은 세습독재체제)의 최종적 보루로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NC3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불안요소로는 지도부(김정은과 집권층 추종자) 중심의 경직된 의사결정, 취약한 상황인식과 조기경보 능력, 정권보위 논리에 따른 비합리적 판단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북러 군사협력 심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러시아의 NC3 노하우를 습득하여 폐쇄적으로 악용하는 경우 체계의 불투명성이 더 커지고 자칫 오판 가능성과 위기 수위를 더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손한별 국방대 교수는 중국이 자국의 핵무기를 전쟁 억제와 체제 안전보장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최근 핵탄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다. 중국의 핵탄두가 현재 약 600개이나, 미 국방부는 2030년에 약 1,000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부적으로 NC3의 처리용량과 결심 속도의 증가 문제도 생길 것으로 보며, 역내 전략적 안정성도 흔들릴 것으로 보았다.
우리나라에 주는 함의는 “중국의 핵전력, 태세에서의 선택지 확대가 한반도 위기관리의 배경조건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태세변화를 감시, 분석할 수 있는 전략정보 능력을 확보”하라고 말한다. 또 중국-북한의 연계 가능성, 중국이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개입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미리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영국이 미국과의 긴밀한 동맹 속에서도 독자적 핵 억제력을 구축·유지해 온 과정을 짚는다. 1950년대 핵실험과 실전 배치를 거쳐, 1958년 영미 방위협력협정(MDA)과 미국 원자력법 개정을 기반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SBN) 중심의 억지력과 핵지휘통제체계를 확립했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략핵과 전술핵을 병행 개발하고, 전술핵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종 통제하며 전략핵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구조를 제시한다. 아울러 △초당적인 핵무장 합의로 정권 교체된 뒤에도 지속될 것 △SSBN·탄두·NC3 등 고난도 역량에 대한 동맹국과의 합법적 협력 △핵지휘통제 설계와 미국에 대한 외교·동맹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점으로 꼽는다.
조비연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미래 핵전략과 지휘통제체계 구상에 대해 북한의 전술핵과 재래식 통합운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비록 “핵무장을 한다 해도 한미동맹의 신뢰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준비과정이며 한국의 독자적 핵전략 구상은 미국의 확장억제와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 발전함이 바람직함”을 주장했다.
블루앤노트 2026년 3월 23일 발간. 30,000원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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