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상한 대북 접근법 경계해야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기사입력 2026/09/07 [11:26]

트럼프의 이상한 대북 접근법 경계해야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입력 : 2026/09/07 [11:26]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김정은에 대한 구애(求愛)가 이상하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지나치게 과시한다. 김정은이 구체적으로 원하지 않았는데도 한미연합연습을 축소하고 북한의 핵탄두 보유수를 57개로 콕 집어 언급하며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문성묵 논설위원

그러나 북한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김여정의 입을 통해 나온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연습의 축소를 평가절하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은 변한 것이 없다는 등 한껏 트럼프의 조바심을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김정은과 2회의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포함하여 세 차례 만남이 있었다. 트럼프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로 끝나면서 그 기대는 뒤로 미뤄야 했다. 그동안 북한의 핵 역량은 한층 높아졌고 협상 환경 또한 달라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김정은과의 친분을 언급하면서 김정은과의 만남을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마음속에는 러우전쟁 종결, 이란 핵 문제 해결, 나아가 북한과 베네주엘라, 쿠바 등 반미독재국가들의 체제 전환 등을 염두에 두고 지구촌에 평화를 가져온 지도자로 남기 원할 것이다. 그래서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그의 이런 대북 접근법이 적절한 것일까? 기대보다는 우려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나친 구애는 상대를 오만하게 할 뿐

 

트럼프의 구애에 김정은은 고도로 계산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지만, 대화의 문턱은 한껏 높였다. 김정은은 지난해 당대회를 통해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재강조 하면서 트럼프를 향해 “비핵화의 망상을 버린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자기를 만나길 원한다면 미국이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 비핵화 정책을 포기하라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를 방문한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나길 원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반응은 냉담했다. 2018년 당시 김정은은 사면초가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유엔안보리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북제재를 가하는 결의안에 잇따라 동의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김정은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마치 비핵화할 것처럼 기만하면서 남북관계 경로로 트럼프에 접근했다. 그래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3차례 열린 데다,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와 만남이 성사되었고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성명도 합의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한미연합연습의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듬해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더욱 열을 올렸다. 이후 김정은은 미국과 적대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통해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나갔다. 러우전쟁은 김정은에게 푸틴과 가까워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안보리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트럼프와 만남이 시급하거나 절실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기에 트럼프의 지나친 구애는 오히려 김정은의 몸값을 높여줄 뿐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한미동맹을 체하라는 얘기다. 그동안 북한은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연습을 대북적대시정책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과도한 양보...얻을 걸로 생각하면 오산

 

그동안 북한의 협상행태를 감안해 보면 한 가지를 양보하면 더 많은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가 한미연합연습은 돈이 많이 드는데다 한국이 중동전쟁에서 자신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축소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만남을 원하면서 상대를 적대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등 김정은의 논리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도 했다.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반응은 긍정적인가? 아니다. 아예 대북적대시정책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우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중단이나 축소 정도를 얻으면 이를 대단한 성과로 포장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원하는 한미연합연습의 중단 또는 축소, 주한미군의 감축 등 나아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눈감아주는 조치를 할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소멸하는 것인가? 트럼프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 평화의 대통령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오히려 “그런 회담은 왜 했느냐?”는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원칙에 입각, 당당하게 접근이 정공법

 

북한을 대화의 자리로 이끌어 내려고 지나친 구애를 하거나 조급해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자신들이 아쉬우면 언제든 협상의 자리에 나왔다. 1951년 정전협상으로부터 2018년 대화에 이르기까지 자기들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화에 적극 나섰다.

 

따라서 대화를 위해 상대에게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가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하게 그들이 아쉽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좋은 접근법이다. 가장 나쁜 것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성과에 연연하여 초조해 보이면 상대는 이를 호기로 판단하여 최대한 악용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대북정책 목표는 무엇인가? 핵무용화(核無用化) 전략이다. 첫째는 그들이 핵 역량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코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구비해야 한다. 한미연합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상대로 하여금 대화의 자리에 이끌어 내는 접근법이다.

 

 둘째는 그들이 핵을 갖고 있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 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면 반드시 손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유엔안보리가 결의한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은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나 그저 보여주기 식 회담을 한다고 해서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단풍이 산 전체를 색칠하는 장수산의 가을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