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바로알기24. 북한의 대외외교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0/04/16 [18:44]

북한바로알기24. 북한의 대외외교

통일신문 | 입력 : 2010/04/16 [18:44]

‘독불장군’과 같은 고립무원…앞날은 백척간두에

 

강석승│行博,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대우교수

 

헌법의 규정은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날이 갈수록 빛을 잃고 있으니…

 

 

최근 김정일위원장의 방중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평소 고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특별열차를 선호하고 있다는 김정일의 진짜 이유가 어떠하든, 이런 설 때문에 지금 압록강을 사이에 둔 중국의 단둥지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방중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느라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이렇듯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이 지구상에서 믿을 곳은 오직 혈맹인 중국밖에 없기 때문에? 아니면 이 역시 한낱 설에 불과하지만 그의 막내아인 김정은에게 권력을 세습시키기 위한 요식절차 때문에? 그것도 아니면 최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대풍그룹’이나 ‘평건그룹’, 혹은 ‘국가개발은행’의 활성화를 위한 긴밀한 협의를 위해서?

아직까지 그 정답을 도출하기는 이른 감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우선 북한의 대외관계, 다시 말하면 외교원칙과 기종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1990년대에 들어 전 세계에서 탈냉전의 기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북한이 그토록 믿고 따르던 ‘사회주의 조국’인 구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사회주의국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당독재체제를 청산하고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요소를 받아들이게 되자 당황한 북한의 외교노선은 암초에 부닥치게 된다. 물론 그 초창기 국가의 위신과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당국은 이들 사회주의 동지국가들에 대해 배신자나 변절자와 같은 원색적 용어로 비난하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 하는 식으로 격앙되었던 감정을 한층 이완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여파는 가뜩이나 약화된 북한의 외교입지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고, 그들이 입버릇처럼 되뇌어 왔던 ‘자주, 평화, 친선’이라는 외교원칙 내지 기조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와 남미지역에 잇는 저개발국가인 제3세계 내지 비동맹권국가에만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역설하는 이러한 자주, 평화, 친선 이라는 외교기조는 자주성을 옹호하는 세계 인민들과의 단결을 통한 침략과 내정간섭에 대한 반대 및 자주권과 민족적 계급적 해방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런 밑바탕 위에 북한은 그들의 헌법에서 “우리나라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완전한 평등과 자주성, 호상존중과 내정불간섭, 호혜의 원칙에서 국가적 또는 정치, 경제, 문화적 관계를 맺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은 헌법의 규정은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날이 갈수록 빛을 잃고 있으니, ‘독불장군’과 같은 고립 무원한 북한외교의 앞날은 마치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특히 동족인 우리나라는 북한이 그토록 믿고 따랐던 구소련이나 중국 등과 이미 국교를 수립하여 하루에도 수백명이 오고가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북한은 우리의 우방국인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대표부’ 조차도 개설하지 못한 만큼 비정상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우물 속에 있는 것’은 북한의 가련한 인민만이 아니라 아직껏 자립적 민족경제건설노선을 부르짖으면서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면서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해로 만들 것’이라 주창하고 있는 북한당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환골탈태(換骨奪胎)하여 입이나 구호로만 자주, 평화, 친선을 주창할 것이 아니라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과의 국교를 맺는 것이 진정한 강성대국의 문패를 다는 지름길이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북한당국의 현명한 판단과 처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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