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바로알기 45. ‘강성대국론’의 실체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0/11/15 [17:10]

북한바로알기 45. ‘강성대국론’의 실체

통일신문 | 입력 : 2010/11/15 [17:10]

김정일 통치시대 상징하는 전략목표 중 하나

 

강석승 경기大 정치전문대학원 대우교수

 

 

98년 8. 22일자 노동신문 ‘정론’에서 사용

“수령결사옹위정신을 근본으로 해야” 주장

개혁·개방은 “제국주의의 사회주의체제

와해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 강경한 입장

 

 

북한의 주민들은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이라는 통치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각종 학습과 교화과정을 통하여 일상화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체사상은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한 90년대 중반부터는 붉은기사상, 강성대국론, 선군정치론등 하위 통치이념으로 조금씩 대체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우선 강성대국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강성대국’이란 용어는 1998년 2월 김정일의 자강도 현지지도 및 8.15를 전후하여 처음으로 등장한 것으로 당시 조선중앙방송(1998.4.8)은 “강선의 정신과 강계의 혁명정신으로 일어날 때 조국은 위대한 강성대국으로 만방에 위력을 떨칠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판문점에서 열렸던 동포단합대회(1998.8.5)에서도 “민족대단결로 분열주의세력이 구축한 분단의 장벽을 단호히 허물어 버리고 부강 번영하는 통일강성대국을 건설하자”고 역설하였다.

이어 같은 해 8월 31일 광명성 1호를 발사하는 가운데 이를 “강성대국으로 진입하는 신호탄”인 것처럼 각종 매체를 동원하여 선전선동을 하였다. 9월 5일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되면서 김정일 시대의 개막에 즈음하여 강성대국론으로 포장 하여 제시하였다.

즉 다소 이론(異論)이 없지는 않지만 이런 ‘강성대국론’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98년 8월 22일자 노동신문 ‘정론(政論)’에서 이며, 이후인 9월 9일 정권 수립 50주년 노동신문의 기념사설 “위대한 당의 영도 따라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해 나가자”에서 공식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북한당국의 강성대국론 주장은 이듬해인 1999년 당보, 군보, 청년보 공동명의의 신년 사설에서 구체화되었는데,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강성대국은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이런 여러 강국(强國) 중 김정일의 영도로 이미 정치강국과 사상강국, 군사강국은 이루었기 때문에 경제강국 건설만이 남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사상강국이란 “주체사상에 기초한 당의 혁명대오의 공고한 사상의지적 통일단결이 이룩된 나라”를 의미하며 군사강국이란 “강력한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다 갖춘 무적필승의 강군, 전 인민 무장화, 전국요새화가 빛나게 실현되어 그 어떤 원쑤도 범접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보루”를, 경제강국이란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쳐 경제를 활성화하고 자립경제의 위력을 높이 발양시키면, 우리 조국은 모든 면에서 강대한 나라로 빛을 뿌리게 된다”는 의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패를 다는 해로 만들자는 구호를 제창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담화나 발표문, 학습이나 노력현장 등에서 인민들을 다그치고 있다.

둘째,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수령결사옹위정신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 인민은 김정일을 눈동자처럼 지키기 위해 총폭탄정신, 자폭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셋째,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당, 군, 민이 일심단결하고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창하는 가운데 자력갱생의 원칙에 입각하여 “성강의 혁명정신, 대홍단기풍 등 자력으로 경제를 부흥시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개혁·개방에 대해서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하는 가운데 이는 “제국주의의 사회주의체제 와해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 단정하면서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개혁·개방할 것이 없다”, “우리에게 백년이 지나도, 천년이 지나도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넷째,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6.25전쟁 직후의 상황과 같은 위기상황으로 간주하면서 “폐허위에서 중공업 우선정책으로 김일성이 국가산업기반을 구축”하였듯이 중공업을 우선으로 하여 농업과 경공업도 동시 발전시킨다는 군수공업중심의 정책을 구사해 나갈 것임을 강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2의 천리마운동’을 전개하여 경제를 부흥시킬 것을 강조하는 가운데 6.25전쟁 직후에 시작된 천리마운동을 노력경쟁운동으로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국가를 건설했듯이 다시 한 번 국가재건을 통해 경제회복을 도모해 나가자고 주창하고 있다.

한편 북한당국은 2001년 신년 공동사설에서는 “신사고에 기초하여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모든 부문, 모든 분야에 종자론을 관철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곳에서의 ‘신사고’란 “강력한 국가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사고방식, 투쟁기풍 등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어 과거 다른 나라의 낡은 틀과 관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야 하는 방법론”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강성대국론은 김정일의 통치시대를 상징하는 북한의 전략목표 중 하나로서 대내적으로는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이념임을 표방하고, 대외적으로는 정권자체가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나, 그 궁극적 목표는 전한반도의 적화통일에 의한 공산주의사회의 건설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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