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바로알기 65. 김일성의 사망원인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1/07/11 [18:49]

북한바로알기 65. 김일성의 사망원인

통일신문 | 입력 : 2011/07/11 [18:49]

사망 100일 후 시신을 부검하여 발표

 

강석승│경기大 정치전문대학원 대우교수

 

 

지난 8일로 김일성이 사망한 지 만 17년이 지났다. 이렇듯 많은 세월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김일성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는 좀처럼 그 베일이 드러나지 않은 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당시 82세였던 김일성은 8일 사망하기 직전까지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는가 하면, 재미교포 손원태 목사 접견, 함주군 일대 협동농장 현지지도, 당 정치국원 회의 및 경제부문일군회의 주재 등 매우 왕성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 원인을 두고 국내외에서는 온갖 의혹과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보편적 진리처럼 그가 사망한 지 17년이 되도록 “과로나 김정일과의 언쟁으로 인한 심장마비, 심장전문의나 경호원의 수행을 의도적으로 막아 그가 발작을 일으켜 죽도록 방치하였다는 김정일에 의한 모해(謀害), 전우인 ‘조명선’ 등의 부고에 의한 충격설, 심지어 특공대를 파견한 암살” 등 설만 난무할 뿐 그 무엇 하나 제대로 원인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런 의혹은 북한당국의 공식발표에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김정일이 평소 입버릇처럼 되뇌어 왔던 “수령님의 호위 사업에는 천만번 중 단 한 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호언과는 달리 현장에 단 한명의 심장전문의는 물론이고 독일산 최첨단 의료장비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심장쇼크 발생 이후 출동한 헬기 추락이나 의료차량의 전복설, 김일성 사망 후 무려 34시간이 지나 그 사실을 공식발표했다는 점, 사망 장소 미공개 및 전군(全軍)에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사망 100일 후 김일성의 시신을 부검하여 발표한 점 등으로부터 연유한 것이다.

더욱이 “우리 인민과 인류를 깊은 슬픔에 잠기게 하고 주체혁명위업에 커다란 손실을 끼친, 김일성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범죄자들”에 대한 그 어떤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김일성의 ‘자연사’에 대한 의혹을 더욱 짙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김일성의 사망원인에 대한 의혹은 북한당국의 철저하고도 교묘한 통제체제의 발동으로 최고위직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혀 회자되지 않는 듯이 보이나,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처럼 앞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현재의 직책에 더하여 또 다른 ‘감투’를 부여받는 가운데 제3대 세습권력자로서 토대와 기반을 구축해 간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천하에 둘도 없는 불효를 저지른 김정일에게는 하나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여 권력세습의 속도를 완화하거나 철회를 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로서는 김일성으로부터 자신의 실정(失政)이 드러나는 두려움과 이로 인한 권력의 박탈을 우려하여 저지른 “결코 용서받지 못할, 저질러서는 안 될 존속살해죄”가 자신의 아들에 의해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인민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하고 굶어죽게 만든 죄”가 김일성에게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그 과거의 악몽이, 지금 “150일 전투나 100일 전투, 화폐교환조치나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포격사건” 등을 업적으로 삼고 있는 김정은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성급한 권력이양’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말년에 자신을 믿지 못하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에게 부여했던 권한을 환수하려고 했던” 아버지의 망령을 뒤늦게 김정은에게서 발견했을 지도 모른다.

더욱이 과거 김일성의 심복이었던 오진우나 최광, 김광진 등 이른바 ‘항일혁명 1세대들’의 잇따른 사망을 연상케 할 만큼 김정일의 오랜 친구들(?)이었던 김용순, 조명록, 리재강, 리용철, 박남기, 류경 등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명을 달리하고 있지 아니한가?

만약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한다면, 자신을 비롯하여 또 다른 심복들이 이른바 ‘8월종파사건’이나 ‘심화조사건’ 등과 같은 명분을 통해 ‘희생양’으로 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그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정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 김정일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목하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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