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첨단 레이더 러시아서 구입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2/10/28 [10:24]

북한, 첨단 레이더 러시아서 구입

통일신문 | 입력 : 2002/10/28 [10:24]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의 공조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작년 말 러시아로부터 극비리에 최신 레이더(radar)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북·러 간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작년 8월 4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모스크바선언」에 따라 러시아제 최신 대공(對空) 레이더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모스크바선언」은 쌍방이 정치·경제·군사·과학기술·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쌍무적인 협력증진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이들 레이더 장비를 「사과나무1」로 불리는 북한 최대의 황해북도 사리원 레이더기지에 설치했다고 이들 소식통은 말했다. 「사과나무」는 북한 인민군 내부에서 레이더기지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은어(隱語)이다. 이 레이더기지는 1980년대 중반 소련군이 설치·운영했으나 소련 붕괴로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이 운영하고 있으며, 남한 전역과 일본 오키나와 주일(駐日) 미군기지까지를 감시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김정일·푸틴 회담에 앞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양국 간 군사협력실무회담을 위해 2001년 4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부터 북한에 어떠한 군사지원도 하지 말 것을 요청해온 미국을 의식, 이 같은 군사지원을 대외비(對外秘)로 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선 러시아로부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은 모스크바선언에 따라 러시아로부터 SA-300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이나 미그-29 전투기, T-90 등 무기의 부품도 공급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신의주특구 행정장관인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총재를 10월 4일 전격 연행하는 등 대북 강경정책을 펴게 된 데는 북한과 러시아 관계가 이처럼 군사적으로 긴밀해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레이더 시스템 등 첨단 장비와 무기를 구입하는 데 막대한 경화(硬貨)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은 이 같은 무기 대금을 금강산관광 등으로 남한에서 받은 외화로 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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