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 경의선 지뢰제거 갈등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2/11/02 [12:59]

韓· 美, 경의선 지뢰제거 갈등

통일신문 | 입력 : 2002/11/02 [12:59]
유엔사(미군)측이 최근 북한군의 경의선 지뢰제거 공사 진척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측 공사 속도를 늦춰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측이 오히려 우리보다 공사속도가 빠르다”고 반박해 한·미 간에 미묘한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국방부와 유엔사에 따르면 유엔사는 최근 “북측 지역에선 지뢰제거 폭파음도 잘 들리지 않는 등 과연 지뢰제거 공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북측과 똑같이 진도를 맞춰가며 공사를 진행해줄 것을 국방부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리온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미군 실무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정보부서에 U-2 정찰기와 첩보위성 등을 동원, 북측의 지뢰제거작업을 면밀히 추적토록 지시했으나 진척도 확인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미군측 문제제기에 “북한은 유사시 신속히 남쪽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DMZ 북측 지역엔 지뢰를 별로 매설하지 않았으며 비무장지대 폭도 600여m(우리 측은 1800m)에 불과, 공사물량이 우리 측에 비해 크게 적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위해 경의선 지뢰제거를 제대로 할 수밖에 없다”며 유엔사측을 설득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또 국방부 당국자는 “북측은 2~3주 전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 현재는 80여%의 공사진도를 보여 70%의 진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 측보다 오히려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 미군측이 수긍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행 정전협정 규정상 경의선 및 동해선 비무장지대 공사를 위해선 DMZ를 관할하고 있는 유엔사의 동의가 필요하며, 현재 국방부는 유엔사로부터 관리권 위임을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다.

미군 측은 비공식적으로는 최근 불거진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경의선·동해선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인 조치가 아니냐는 의견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사의 한 한국군 장성은 “현재 한국군과 주한미군 관계는 지난 수년간 가장 좋지 않은 상태”라면서 “라포트 사령관이 미 국방부로부터 경의선 문제 등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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