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하는 마음 나누기’ 학생들 호응 높아…좋은 결과 이끌어

탈북학생,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위한 협력·소통중심의 3D프로그램 개발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4/11/10 [15:37]

‘가족과 함께 하는 마음 나누기’ 학생들 호응 높아…좋은 결과 이끌어

탈북학생,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위한 협력·소통중심의 3D프로그램 개발

통일신문 | 입력 : 2014/11/10 [15:37]

<탈북학생교육정책학교 서울교육청지정 서울 목동초등학교>
 
탈북민들의 입국이 증가하면서 그 수가 2만8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단위의 입국에 따라 학령기 탈북아동의 규모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교육 및 사회적응, 학교적응에 대해 새로운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낯선 땅에서 새롭게 정착생활을 해야 하는 탈북민들의 남한사회 적응은 성인이나 청소년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초, 중, 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남북의 상이한 교육제도와 교육내용, 학습능력의 저하, 언어문제, 거기에 정체성문제까지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탈북민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도권지역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의 자녀가 가장 많이 다니고 있는 곳도 역시 수도권 지역의 학교들이다.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많은 민간단체들이 이러한 현실에 부합되게 대안학교나 쉼터 등 이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대안으로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기도 하다.
말로만 먼저 온 통일의 미래가 아닌 실제로 그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기 위해 과연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탈북학생 6명이 공부…올3월 지정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정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러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통일시범학교나 탈북학생 연구학교 같은 학교를 지정하여 보다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마련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 목동초등학교 역시 그런 목적으로 올해 교육부가 요청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정한 탈북학생교육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되었다. 교육특구인 목동지역에 위치한 목동초등학교는 전반적으로 학력수준이 높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있다.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들의 사교육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학교 중의 하나다.
전교생 1,270명중 0.4%에 해당하는 6명의 탈북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목동초의 경우 올해 3월에 탈북학생 정책연구학교로 처음 지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탈북학생만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학교에서는 비록 소수이지만 탈북학생들의 개별맞춤식으로 학교적응력, 더 나아가 사회적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관련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일반화를 위한 정책연구 진행을 교장 이기선, 교감 이경희, 교육연구부장 이부현 그리고 각 학년부장선생님들이 담임교사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목동초등학교는 올해 3월 탈북학생 연구학교로 지정된 이후 지난 기간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교육 접근 방법을 통한 통합교육, 통일공감교육으로 확대하여 북한이해 및 탈북학생 이해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 연구를 위해 ‘협력과 소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3D프로그램의 개발, 탈북학생들의 심리안정 및 학력향상 그리고 친구들과의 협력, 소통을 도우며 그들의 생활적응과정 중에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학교는 연구과제의 첫 항목인 ‘협력, 소통 중심 3D 프로그램 제반 요건 조성’에서는 탈북학생이해를 위한 교육환경조성, 교육공동체대상 탈북학생 이해교육 실시,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탈북학생 이해 및 통일 공감 수업적용에 중점을 두었다.
이 과제수행을 위해 학교는 중앙교육연수원과 통일교육원, 티처빌원격연수원 등과 꾸준히 연계를 맺고 교사연수 진행을 진행하는 한편 탈북민과의 만남, 탈북학생이해강연을 조직했다. 또한 서울통일관, 용산전쟁기념관 등 현장연수를 통해서는 북한이해와 문화체험, 국가안보의식 강화를 위한 교육도 진행했다.
지난 3월17일에 진행한 탈북학생 이해교육과 10월28일의 탈북학생특성 및 통일 공감의 필요성 연수를 위한‘우리는 이웃’도 그러한 연구과정의 일환이다.
 
탈북강사 초청 ‘통일 공감 토크쇼’ 진행
 
두 번째 연구과제항목인 ‘협력, 소통 중심 3D 프로그램 구안 및 적용’에서는 탈북학생 심리, 정서함양 프로그램운영과 탈북학생 학력, 특기 학생능력향상 프로그램의 운영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목적으로 했다.
이 과정에서는 탈북민단체인 (사)성통만사의 연계 하에 탈북민전문상담교수인 서울사이버대학교 김윤나 교수를 초청해 탈북학생들에 대한 심층 심리 상담을 진행하며 그림과 낱말분석 등 다각적인 상담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요소가 부모와 많이 연관되어 있음을 판단하게 되었다. 또한 학교에 대한 인식부족 및 가족 상담에 대한 탈북학생부모의 인식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도 파악하게 되었다.
   
탈북학생 참여도가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 중에는 탈북·일반학생
1~2명 팀을 구성해 진행하는
‘나를 찾는 도자기 프로그램’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10월24일에는 교감 이하 탈북학생 담임교사와 30여명의 교사들이 참여한 탈북강사 초청 ‘통일 공감 토크쇼’를 진행했다. 토크쇼에서는 교사들이 직접 궁금한 사항을 질의서로 작성하여 미리 강사에게 전달함으로써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탈북학생 및 학부모 접근 방식과 제기되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두 번째 연구과제의 실행 중 탈북학생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 중에는 탈북학생과 일반학생 1~2명으로 팀을 구성하여 진행한 심리치료과정인 ‘나를 찾는 도자기 프로그램’이나 탈북학생들과 통일사랑 동아리 및 참여희망학생들이 나눔의 마음을 실천하는 희망의 운동화 프로그램이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탈북학생 5가족과 함께 9월에 진행한 ‘가족과 함께 하는 마음나누기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의 호응도가 높아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바쁜 일상으로 그동안 자녀와 함께 하지 못했던 학부모들이 한편으로는 자책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가족의 사랑을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즐거워했다.
목동초가 가장 중시한 것은 이 연구과제의 대상을 탈북학생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탈북학생을 중심으로 하되 통합운영이 가능한 프로그램에는 다문화 및 전교학생을 참여시킨 것이다.
전교생들이 탈북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감상하고 어울려 ‘통일사랑 신문’ 만들기도 등 탈북민 강사 및 통일교육원 소속 강사들도 학교로 초청해 북한과 탈북학생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교육공동체의 긍정적 인식 우선돼야
 
한편으로는 연구과제 특성에 맞게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통일공감교육 강의와 교사들에 대한 통일공감컨설팅도 실행했다. 정부와 지역사회가 공감함으로서 새로운 활동도 기대되고 탈북학생들에 대한 공감도 역시 높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담임교사들의 역할이었다. 학교는 탈북학생들의 학력 향상 및 더 나아가 그들만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특기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탈북학생과 담임교사와 주2회 이상 교과 위주의 학습을 교과진도에 맞게 방과 후 지도로 이루어 질수 있도록 지도한 것이 그 한 예이다.
연구과제 세 번째 항목인 ‘교육공동체 및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협력 및 소통 중심3D 프로그램 확대 및 적용’에서는 탈북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육공동체의 긍정적인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지난7월12일에 탈북학생이 포함된 학급위주의 신청가족 총 72명으로 본교의 ‘아버지 회’와 함께 하는 군부대체험을 진행하면서 5시단 GOP와 열쇠전망대를 방문하여 안보교육을 받고 북한 땅을 육안으로 직접 보기도 했다.
9월24일에 다시 다문화가족 및 일반가족 123가족 400여명이 본교 ‘아버지 회’와 함께 아시안게임 야구경기를 관람하면서 다문화가족의 학생이 직접 자기 나라 국기를 들고 응원하도록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로 화합하는 계기를 직접 볼 수 있도록 체험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한편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행복멘토링 교사의 탈북학생 가정방문 또는 학교에서의 주1~2회 지도역시 도움이 되었다.
얼마 전부터 학교는 탈북민 단체인 ‘성통만사’의 도움을 받아 학습코치를 배정받아 탈북학생들에 대한 주 1,2회의 지도도 약속받았다. 노력한 만큼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시(市)와 학교와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교육청과 민간단체의 협조와 노력으로 목동초등학교는 탈북학생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연구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탈북학생들이 학업에서 놀라운 향상력을 보이고 있다. 이미 2명의 학생은 본교 자체 독서행사인 독서마라톤대회에서 8,000쪽 이상 독서를 진행하여 완주 상을 수여했다.
본교의 일반 학생들도 자체로 진행한 벼룩시장 활동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을 통해 ‘북한어린이 돕기’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북한음식 만들기 행사를 통해서는 북한의 친구들과 같이 만들고 맛있게 먹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통일사랑 신문’을 만들면서 분단은 민족의 발전과 세계평화를 가로막는 장벽이라는 어른스러운 소감도 적어 넣었다.
탈북학생들은 바로 학교가 진행하는 이 연구 과제를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가 꿈꾸는 통일을 생각하고 꿈꾸며 통일시대에 맞는 자기의 사명과 비전도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만 있는 건 아니다.
일부 탈북학생 학부모들의 비협조적인 문제나 연계프로그램에 대한 탈북학생 본인이나 가족의 불성실성 등도 앞으로 학교가 풀어야 할 연구과제 중의 하나다.
 
전교 학생들 공감…좋은 성과 이끌어내
 
하지만 탈북학생들에 대한 기초적인 문제조차도 파악하지 못했던 지난 시기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가 있었다. 이는 10월24일에 진행된 1차년도 정책보고회에 참여한 서울시교육청과 강서지역교육청 관계자들 그리고 신강초, 신목초, 월촌초, 영도초, 정목초 교장선생님들과 목동초 교사들과 연구진, 학부모들이 함께 공감한 내용이다.
이기선 교장과 이경희, 이옥주 교감, 이부현 교육부장, 그리고 탈북학생 담임교사를 비롯한 목동초등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노력하고 학부모들과 전교 학생들이 공감하여 오늘과 같은 좋은 성과를 이끌어냈다.
목동초가 이룩한 성과 못지않게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정책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서 일선 교육현장에서 발로 뛰는 교사들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큰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중요한 사안이다.
최근 북한에 유입되는 대한민국의 한류열풍에 힘입어 가족단위의 탈북이나 청소년들의 입국이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이면 분단 70년, 통일교육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탈북민들을 잘 도와주는 것 역시 통일을 위하여 우리가 감당해 야 할 기본과제 중 하나이다.
학교는 앞으로 1차년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차년도 연구의 밑거름이 될 혁신적 제안을 제시하고, 전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을 동참할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탈북민 지원 전문기관과의 협력 및 협조를 강화하여 학교 내에 적어도 한명의 북한출신 교사를 배정받아 학급교사와 탈북학생과 그들의 부모들 사이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담당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사안도 검토 중이다.
 
 
탈북민 지원 전문기관과 협력 및
협조·강화하여 학교 내에 적어도
한명의 북한출신 교사를 배정받아
학급교사와 탈북학생과 부모 사이
가교역할 충실히 담당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사안도 검토 중
 
탈북학생교육 정책연구학교로 지정된 올해 2014년 3월부터 2년 간 운영 될 본교 교사들로 꾸려진 ‘통일사랑 동아리’도 탈북학생만을 위한 별도의 교재를 만들고 검토하는 등 연구과제수행의 중심에서 많은 일을 해냈다.
여기에 망라된 교사들은 수시로 분과별 협의회, 전체 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자료를 분석했다. 이 같이 지금까지의 활동을 총화하며 탈북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지 연구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연구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탈북학부모의 소감문에서 탈북학생 적응력을 위한 본교의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한다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로 지난시기의 어려움과 고충을 웃으며 돌아볼 수 있다는 목동초의 교사들. 그들이 통일교육 연구교사 동아리와 더불어 진행 할 연구과제는 통일을 앞당기는데 큰 몫을 감당 할 수 있다는 한마디가 성공 그 자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통일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며 저절로 오지도 않는다. 오직 준비된 통일만이 성공 할 수 있다. 먼저 온 미래를 통해 통일을 준비하는 목동초등학교의 무한한 변신을 기대해본다. 정진화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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